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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시계 투자 수요 봇물…대체자산 거래 플랫폼 도약" [thebell interview]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 "조각투자 범위 자동차·선박으로 확대"

이돈섭 기자공개 2022-01-13 08:11:25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2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주식, 채권과 같은 전통 자산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등으로 확장되더니 최근에는 스니커즈와 명품시계, 미술작품 등까지 아우르는 분위기다. 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주체는 이른바 2030 MZ세대. 이들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특정 자산 소유권을 분할 매입하는 이른바 조각투자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피스(PIECE)는 바이셀스탠다드가 운영하는 조각투자 플랫폼이다. 미술작품과 명품시계, 자동차 등 다양한 자산을 선매입한 뒤 민법상 소유권을 불특정 다수에게 나눠 판매하고 추후에 자산을 매각해 그 차액을 소유권 보유자들에게 분배한다. 피스가 내놓은 상품은 6개월 수익률 32%를 기록했다. 지난 6일 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사진)를 만나 사업 현황과 향후 계획을 자세히 들어봤다.

피스가 출범한 것은 2019년 3월이다. 신범준 대표를 중심으로 처음엔 시니어 일자리 플랫폼 구축 사업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사업 전략을 조각투자 플랫폼 개발로 재수립했다. 평소 희소성 있는 상품 수집에 관심이 많았던 신 대표 의중이 적극적으로 반영됐다. 일간지 기자 출신의 신 대표는 국회와 스타트업 등에서 활약해왔다.

피스는 미술작품 뿐만 아니라 명품시계 등 다양한 상품들을 다루고 있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사업 모델은 간단하다. 회사 자산으로 물건을 매입한 뒤 관리 비용과 보수 등을 얹어 가격을 책정한다. 그리고 소유권 구매 희망자들에게 해당 물건을 분할 판매한다. 이후 피스가 물건을 웃돈을 받고 되팔아 수익을 남기면 소유권자들에게 배분하는 식이다.

사업구조가 이렇다 보니 물건을 싸게 가져와 비싸게 파는 노하우가 회사 핵심역량이 될 수밖에 없다. 롤렉스 시계는 압구정동과 청담동 일대에서 신 대표가 공수해오고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은 작가와 갤러리에 접촉해 작품을 구매해왔다. 신 대표가 그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발품을 팔아 개척한 구매력을 현재 피스가 작품 소싱에 활용하는 모양새다.

새벽부터 오픈런해 한정품을 실제로 봤는데 마음에 들지 않았던 신 대표는 밤새 기다린 수고 탓에 제품을 매입을 하고, 향후 다시 되팔았던 경험을 들려줬다.

명품시계의 경우 유사상품 레퍼런스가 이미 시장에 공개돼 있고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등 경매시장 출품가격도 참고할 수 있어 가격을 책정하기가 용이하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도 천만원대 고가 시계들이 하루에 백여 개씩 거래되는 과정에서 매매가 현황을 알 수 있는데다 해외 사이트에선 가격추이도 추적할 수 있어 투명하다는 주장이다.

신 대표는 "명품시계와 미술작품 등 수요는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다"라며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수요는 꾸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스가 희귀성 있는 대체자산들을 매각하고 투자하는 채널이 되는 것이 현재 1차적 목표이고, 지금의 사업모델을 시스템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자산 매각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리스크는 존재한다. 이 경우를 대비해 피스는 회사가 해당 물건 소유권을 되사들이는 바이백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소유권 매입자는 회사 자체가 망하지 않는 이상 원리금은 반드시 지킬 수 있는 셈이다. 피스는 지난해 4월 조각투자 서비스를 론칭한 뒤 현재까지 비교적 순탄하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피스 회원 수는 8040명. 주로 2030 이른바 MZ세대가 투자자 비중의 6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최소 10만원 이상 투자하는데 평균 투자금액은 300만원이다. 투자 물건이 올라오면 대개 한 시간이 채 안 돼서 마감될 정도로 인기인데, 일부 커뮤니티에선 이 현상을 오픈런(Run)에 빗대 '피스런'이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그렇다면 실제 투자 수익률은 어느 정도일까. 롤렉스 최신 모델과 기존 모델 11점을 묶어낸 '피스 롤렉스 집합1호'의 경우 지난해 4월 오픈 30분만에 참여자 29명을 모집했다. 이들이 투자한 금액은 총 1억1800만원. 피스는 6개월 뒤 해당 물건들을 매각해 누적 수익률 32%를 기록했다. 집합2호와 3호 역시 각각 27%와 24%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미술품을 담은 피스 아트컬렉션1과 서울플렉스컬렉션, 피스 아트컬렉션2 등이 적게는 24%, 많게는 37%의 확정 수익률을 제시하는 상황. 투자 기간은 대부분 1년 정도다. 피스는 게임 아이템과 NFT 등 디지털 자산, 선박과 토지, 부동산 등으로 상품 범위를 확대하면서 특정 영역에 집중하는 유사 플랫폼들과 차별화 행보를 밟겠다는 계획이다.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현재 선매입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터라 서비스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외부자금 유치 수요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피스는 26곳에서 러브콜을 받아 KB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총 52억원을 유치했다. 1년 동안 100억원 규모 자산을 굴릴 수 있다. 하지만 선매입 방식만을 고집할 순 없어 공모 자금 유치도 고민 중이다.

다만 이 경우 피스가 사실상 금융회사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도 라이선스 취득이 불가피하다. 피스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경영진에 제도권 금융사 근무 이력과 법조계 경력을 가진 인사들이 포진해 있는 만큼, 올해 상반기 내 선정 작업을 마치고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별도 계좌를 만들어 고객 자금을 보관하고 있지만, 당국 소통 과정에서 수탁 방식이라든지 자산 유동화 등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수 있다. 투자금 유치를 계기로 외부 인사가 이사진에 합류해 경영 투명성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다. 신 대표는 "분할투자에서 확장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데, 곧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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