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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0년, 삼성디스플레이의 도전]JY 꿈 담긴 QD, 최주선에 던져진 특명①10년 전 무산된 대형 OLED 시장 진출, 퀀텀닷 승부수 통할까

김혜란 기자공개 2022-01-19 13:53:10

[편집자주]

과거 삼성전자에서 분할한 삼성디스플레이가 출범 10주년을 맞는다. 그간 중국기업의 저가 공세를 고부가 OLED로 응수하며 시장지위를 꾸준히 높여왔다. 그러나 출범 당시 내세운 '제2의 삼성전자'를 운운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중소형 OLED 분야는 세계 최강이지만 대형 OLED 시장에선 이제 막 발걸음을 뗐을 뿐이다. 대형 패널 사업은 그룹 차원에서도 넘어서야 할 숙원의 영역이기도 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10년을 짚고 미래 과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7일 15: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은 삼성디스플레이에 여러모로 의미 있는 해다. 삼성전자에서 물적분할해 출범한 지 10주년을 맞기도 했고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분야에선 세계 1위지만 지금까지 대형 OLED는 생산하지 않았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사실 10년 전에도 TV용 OLED 패널을 선보인 적이 있지만 수율(양품 비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접었다. 대신 대형 부문에서 액정표시장치(LCD)에만 집중해왔다. 하지만 세트(완성품) 업체들이 OLED TV로 넘어가는 흐름 속에서 삼성도 멈춰있을 순 없었다. 2018년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QD·양자점)-OLED를 개발해 대형 OLED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는 "대형 패널 사업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특명'이기도 했다. QD-OLED는 지난해 11월 드디어 양산에 돌입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대형디스플레이 사업부장을 겸직하며 QD-OLED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중소형뿐만 아니라 대형까지 차세대 OLED로 나아가는 전환기에 놓인 셈이다. 출범 2년 차를 맞는 최주선호의 성패는 QD 사업의 순항 여부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주선호에 주어진 JY의 특명 "대형, 신기술 개발로 미래 선도하자"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2010년대 중후반부터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중국산 저가 공세, LCD 패널 단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9년 8월 이 부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를 찾아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대형 부문 투자 확대를 시사하는 상징적인 발언이었다.

그로부터 두 달 후 삼성디스플레이는 2025년까지 QD 디스플레이에 약 13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듬해 삼성전자 반도체 미주총괄(부사장)이었던 최 사장이 삼성디스플레이 대형 사업부장(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왔다.

그해 말 사장단 인사에서 최 사장은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동안 QD 사업을 이끌어왔던 최 사장이 끝까지 사업화를 책임지도록 대형 사업부장을 겸직하게 했다. 김성철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로써 대형·중소형 투톱 체제가 만들어졌다.

이처럼 삼성디스플레이의 두 축은 대형과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다. 중소형사업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9인치 이하 OLED 패널을 생산한다. 대형은 TV와 모니터용 LCD와 QD-OLED 패널을 생산하는데 중소형 부문 매출 비중이 80%에 달한다. 한쪽에 치중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게 과제인 셈이다.

◇LG와는 달랐던 길, OLED에서 정면승부…CAPEX 확대·수율 개선 관건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양대 산맥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2010년대에 들어서자 LCD는 생산 공정이 대부분 표준화됐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 등 후발 업체의 추격을 따돌리려면 차세대 기술 상용화로 대응해야 했다.

OLED는 별도의 백라이트 없이 자체적으로 발광하기 때문에 LCD에 비해 화질이 뛰어나고 선명하다. 그러나 대형 TV용으로 만들기에는 수율과 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제조사들이 선뜻 OLED TV를 만들지 못했다. 삼성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와 협력해 2013년부터 일찌감치 TV용 OLED 패널을 양산하며 10년 넘게 OLED에 매달려왔다. LG가 OLED TV 대중화에 힘을 쏟을 때도 삼성은 LCD 기술을 기반으로 QD 필름을 채택한 QLED TV(삼성전자 브랜드명) 양산에만 집중했다.

삼성의 TV 전략 변화가 가시화된 건 2018년 충남 아산 탕정 공장의 L8라인 일부를 QD-OLED로 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다. 프리미엄TV 시장의 주도권이 OLED로 넘어가는데 삼성이 언제까지 대형 패널 사업에서 뾰족한 차세대 기술 없이 LCD에 의존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후발주자인 만큼 LG의 화이트OLED(W-OLED) TV전략을 무력화할 강력한 무기가 필요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5~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2' 프라이빗 부스에서 첫선을 보인 QD디스플레이.

삼성은 퀀텀닷(빛을 받으면 입자 크기에 따라 다른 색을 내는 반도체 결정) 기술을 승부수로 던졌다. QD-OLED는 청색 OLED 위에 퀀텀닷 컬러필터를 얹어 백색 OLED 소자를 발광원으로 하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 방식보다 색 재현력이 더 뛰어나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중국 쑤저우 LCD 생산법인을 매각하고 세계 최초의 QD 생산라인인 Q1도 구축했다. 현재 Q1라인의 생산능력(CAPA)은 8.5세대(2200×2500㎜) 원장 기준 월 3만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55·65인치 TV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소니, 델 등에 납품해 QD가 장착된 TV·모니터가 올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브라운관(CRT)에서 플라즈마표시장치(PDP), LCD, OLED로 발전해 왔다. 과거 PDP와 LCD가 맞붙었지만 LCD로 수렴된 뒤 OLED로 진화했다. W-OLED와 QD-OLED 중 어떤 방식이 OLED 시장을 주도할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분명한 건 삼성이 QD-OLED를 성공시키지 못하다면 대형 패널 사업 미래가 불투명해진다는 점이다.

다만 현재 수율로는 QD-OLED 생산량이 60만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이 최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QD-OLED TV를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 "아직 원하는 수량이 안 나왔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세트 업체들이 W-OLED를 계속 쓰겠다는 움직임이 있고 QD-OLED는 양산은 시작했지만 수율이 낮다"며 "LG디스플레이가 연간 1000만대를 생산하고 있는데, 삼성이 현재 60만대 수준으로 시장에 임팩트를 주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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