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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IPO 비장의 무기 'HPC'…변동성 낮춘다 석유화학 신사업, 올 5000억 이익 추가…정유업 급등락 리스크 상쇄

이경주 기자공개 2022-01-14 09:17:24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3일 08: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3년 만에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하면서 갖춘 비장의 무기가 있다. 바로 진화된 석유화학사업이다.

국내 정유사들의 최대 약점은 ‘변동성’이었다. 국제 유가 급등락에 따라 황금알을 낳던 사업이 대규모 적자를 내는 수렁으로 바뀌기도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 같은 약점을 석유화학 신사업으로 최소화했다.

3조원을 투입한 HPC(Heavy-feed Petrochemical Complex) 사업이 올 초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연간 5000억대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낮아질 경우 마진이 개선될 수 있는 사업이다. 본업(정유) 리스크를 상쇄한다.

◇HPC 2월 초 닻올려…원유정제 부산물 납사 활용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핵심 IPO 마케팅 포인트 중 하나로 석유화학 신사업인 HPC를 내세울 예정이다. HPC는 2019년 2월부터 현대오일뱅크 자회사인 현대케미칼이 준비한 사업이다. 투자액이 3조1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석유화학사업은 기본적으로 본업인 정유업과 연결돼 있다.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납사(Naphtha)를 기초소재로 만드는 사업이다. 분해설비를 통해선 올레핀계 제품인 에틸렌과 플로필렌을, 개질설비를 통해선 벤젠과 톨루엔, 자일렌 등 아로마틱스계(방향족) 제품을 만든다. 이 같은 기초소재들은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 등 합성수지나 합성고무, 합성섬유와 같은 화학제품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HPC가 신사업인 이유는 투입 원료 구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존엔 납사가 대부분이었지만 HPC는 납사를 최소로 쓴다. 납사보다 저렴한 다른 정유 부산물이 주원료다. 탈황중질유와 부생가스, LPG 등을 60% 이상 투입한다. 수익성을 진화시킨 사업이다.

HPC프로젝트로 현대오일뱅크는 연간 폴리에틸렌 85만 톤, 폴리프로필렌 50만 톤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이르면 올 2월 중에 HPC시설(대산공장)을 본격 가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IPO 공모 시점과 맞물려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2월 13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심사에 통상 45영업일(약 2달)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르면 2월 중순에 승인 통보를 받을 수 있다. 수요예측 등은 2월 말이나 3월 초에 진행할 수 있다.

<사진:현대중공업지주 IR자료>

◇정유업 롤러코스터 최소화…유가 떨어지면 HPC엔 ‘이득’

업계에선 HPC가 본격 가동될 경우 연간으로 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유화학사업 수익성이 진일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석유화학 주력 자회사인 현대케미칼은 2020년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1776억원이었다.

<자료:한국기업평가>

현대오일뱅크 전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본업 정유사업 최대 리스크인 ‘변동성’을 HPC가 상쇄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연간 영업이익이 해마다 크게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는데 정유업 때문이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017년 1조1378억원에 달했지만 2018년엔 6610억원, 2019년엔 5200억원으로 낮아지더니 2020년엔 5933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는 다시 흑자전환에 성공해 3분기까지 누적영업이익 8515억원이었다. 다시 호황을 맞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락에 정유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결과다. 정유업체 이익을 결정짓는 요인은 크게 유가와 정제마진 변화다. 유가는 재고손익에 영향을 미친다. 국내 정유업체는 해외에서 원유를 수입해 국내로 들여와 석유 제품으로 가공해 판매하기까지 약 한 달여 정도 걸린다.

즉 석유제품 판매시점에 원가 비중은 한 달 전 원유 가격으로 결정된다. 유가가 하락할 경우 일시적으로 원가 비중이 높아지는 구조다. 이 때문에 정유사들은 유가 하락 시 원유 재고 가치를 재평가해 하락분을 손실처리 한다. 업계에선 이를 부정적 래깅(Lagging) 효과라고 부른다.

2020년 대규모 적자를 낸 것도 유가급락에 따른 부정적 래깅 효과 탓이었다. 유가는 서부텍사스유(WTI) 기준 2019년 말 배럴당 50달러 수준에서 2020년 초 10달러대로까지 하락했다. 이에 현대오일뱅크 정유부문은 2019년엔 영업이익 3675억원을 기록했지만 2020년엔 영업손실 6241억원을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유 가격<사진:네이버금융>

HPC는 단순히 이익을 추가하는 신사업이 아니다. 유가가 급락할 때 정유업은 타격을 받지만 HPC는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유 정제 부산물인 탈황중질유와 부생가스, LPG 등도 통상 원유 가격과 연동이 된다. HPC 입장에선 원재료가 저렴해진다. 정유업의 변동성을 직접적으로 상쇄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정유산업은 국제 유가에 너무 민감하게 연동이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라며 “과거 상장을 추진하던 회사가 유가가 거꾸러지면서 중단을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오일뱅크는 HPC로 올해부터 이 같은 변동성을 최소화했다는 것이 매력”이라며 “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업이 잘되고 낮아지면 석유화학이 좋아지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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