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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문턱높인 신한은행 태세전환에 중소 운용사 ‘비상’ 과부하·조직편제 변화 등 사모펀드에 '보수적 잣대'

김시목 기자공개 2022-01-14 08:11:04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3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대 규모 수탁고(신탁사업 기준)를 보유한 신한은행이 사모펀드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면서 연초 상품 출시를 준비해오던 중소형 운용사에 비상이 걸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로 문을 걸어잠근 타 신탁사를 대체하며 외연을 130조원대로 급팽창시켰다. 하지만 불어난 업무량과 리스크 이슈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연말 막판 조직 편제 등의 변화까지 겹치자 문턱을 대폭 높인 것으로 파악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사모운용사들이 계획했던 사모펀드 출시에 난항을 겪고 있다. 수탁사 문턱이 계속 높아지고 있긴 했지만 비교적 협업이 가능했던 신한은행에서 내부 눈높이를 올리면서다. 대체 수탁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운용사들이 신한은행을 수탁사로 점찍는 이유는 큰 변수없이 상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2020년말 100조원대 안팎에서 지난해 말 130조원대로 30조원 이상 불렸다. 증가량은 단연 으뜸이었고 그 사이 최대 규모 반열에 올랐다.

특히 신탁사 구하기가 별따기 수준으로 치솟는 와중에도 신한은행은 비교적 문호를 열어뒀다. 일정 규모 이상 펀드 자산, 특정 자산 제한 등 나름의 허들이 있긴 했지만 온건한 비즈니스 파트너였다. 중소형 운용사 입장에서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였다.

지난해 운용사가 펀드 설정을 위해 투자자산을 정해놓은 뒤에도 무산되는 경우가 늘어난 반면 신한은행은 수탁을 받아준다는 소문이 금세 업계에 퍼지며 풍선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수탁 기준 역시 타사 대비 양호한 편이라 밀물처럼 수요가 확대됐다.

자연스럽게 불어난 수탁규모 탓에 관할 부서인 투자자산수탁부의 과부하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내부적으로도 상반기 대비 하반기 자체 허들을 높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전문사모 진입을 막는 정도는 아니었다.

당시 수탁 직원을 충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몰리면서 자체적으로 속도 조절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펀드 사고가 발생하면 수탁회사들도 책임을 지는 등 개정된 자본시장법 영향도 확대됐다. 결국 신한은행에서도 타사 수준으로 눈높이를 올린 기점이다.

연초 분위기는 타사와 비교했을 때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폭발적으로 불어난 물량에 대한 관리 차원의 성격인 동시에 일종의 숨고르기 국면으로 해석된다. 내부적으로도 연말 인력 재배치 등에 대한 배경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신한은행은 연말연시 투자자산수탁부가 편제된 신탁그룹과 상품공급 컨트롤타워격인 IPS그룹을 통합했다. 투자상품그룹으로 출범해 상품경쟁력강화 Tribe, IPS전략부가 신설됐다. 그룹장인 홍석영 상무는 투자자문부, WM 부서장 경험을 갖춘 상품 전문가다.

당분간 지금과 같은 신중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임 그룹장과 함께 결제라인이 변화한 만큼 지난해와 같이 무리한 외형 확장 기조를 이어갈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공모펀드를 중심으로 사모펀드도 OCIO 등의 안정적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 투자처와 투자자를 일정 부분 확보해 수탁사 문을 두드렸지만 달라진 기류를 새삼 실감했다”며 “신한은행이 그나마 양호한 편이었는데 여러 내부 이유로 타사 수준으로 맞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해는 하면서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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