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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민간기관 올해 첫 외화채 발행 '막전막후' 북빌딩 직전까지 긴장감 감돌아, 금리인상 압박·CPI 급등 속 '쾌거'

김현정 기자공개 2022-01-17 08:05:26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4일 08: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올 들어 민간기관 첫 번째 외화채 발행에 성공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우려 속에서도 발행액의 2배가 넘는 주문을 끌어모았다.

북빌딩(수요예측)에 근접해선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주 예상보다 더 매파(긴축)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단기간 채권 금리가 치솟았다. 발행일 당일엔 미국의 기록적인 물가급등이 발표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주요 조달처로 대만 시장을 공략해 풍부한 외화 유동성을 흡수했다. 올해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평이다.

우리은행은 13일 5억 달러 규모의 달러채 발행을 확정했다. 트랜치(tranche)는 5년 단일물로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진행한 북빌딩에서 13억달러 가량의 주문을 확보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이 달러채 발행을 준비한 건 2~3개월 전의 일이다. 작년에도 연초 발행으로 흥행에 성공한 우리은행은 올해 역시 1월 발행을 목표로 작년 말부터 기재부 신고를 준비하면서 일정을 타진해왔다.

당시만 해도 시장에선 금리보다는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속도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뤘다. 연준이 테이퍼링 규모를 매달 15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상향하고 테이퍼링을 2022년 3월에 마치는 가이던스를 제시했지만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일 것이라는 점이 강조되면서 즉각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되진 못했다.

하지만 지난 5일(현지시간) FOMC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인플레이션의 악화와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이 금리 인상을 앞당길 것이라는 내용이 공개됨에 따라 최근 금리 인상 시점은 이르면 3월, 금리 인상 횟수는 4번에서 5번까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북빌딩 개시 직전 3일가량 미국 채권 금리가 급등했다.

금리 변동성이 심화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투심이 위축될 수 있다. 주관사에서는 우리은행이 제시한 IPG를 높일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특히 수요예측일 간밤에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7% 급등이 발표되면서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관사로부터 희망하는 금리 수준은 달성이 어렵다는 강한 반발이 있었지만 면밀한 내부검토와 분석을 기초로 아직 외화유동성이 풍부하다는 판단에 따라 승부수를 던졌다"며 “작년만 해도 금리를 이렇게 빨리 올릴 줄은 몰랐는데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빨리 들어가 타이밍을 잘 잡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주문량이 쏟아졌다. 특히 대만계 쪽에서 단단한 투심을 보여줬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84%의 물량을 배정받아 다수의 물량을 가져갔다. 뒤를 이어 유럽·중동과 미국에 각각 11%, 5%씩 할당됐다. 해외 주요국 중앙은행, 연기금 같은 국부펀드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5억달러를 계획한 만큼 증액은 검토되지 않았다. 높은 주문량에 힘입어 이니셜 프라이싱 가이던스(Initial Pricing Guidance(IPG)·최초 제시 금리) 90bp로부터 30bp의 금리를 낮출 수 있었다.

이번 채권은 사회적 책임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ESG채권으로 발행했다. 조달자금은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과 한국판 뉴딜 정책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 개발, 일자리 창출 등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사업에 사용된다.

우리은행은 원화 지속가능채권을 2019년(2000억원)과 2020년(7500억원) 발행했으며, 외화 지속가능채권은 2019년(4억5000만달러, 포모사 채권), 2020년(4억호주달러, 캥거루 코로나19 회복지원 지속가능채권), 2021년(5억5000만달러) 등 세 차례 발행한 바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23년 만에 완전민영화를 달성한 뒤 자율경영에 대한 기대로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나면서 이해관계자 중심의 경영이 펼쳐지고 금융그룹 경쟁력이 제고될 것이란 시선이다. 최근 외국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주가 상승과 더불어 이번 채권 발행에서 역시 해외투자자들의 탄탄한 투심이 확인되면서 글로벌 입지를 높이고 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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