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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의 크레딧 위기 [thebell note]

강철 기자공개 2022-01-27 13:26:56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5일 07:5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그룹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6개월 사이 잇따라 터진 2건의 붕괴 사고가 그룹의 근간을 흔들 기세다.

위기감은 크레딧 시장으로 빠르게 전이됐다. HDC, 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EP 등 그룹 계열사 회사채가 유통 시장에 대거 매물로 쏟아졌다. 그러나 'HDC 매수 금지' 분위기가 확산된 탓에 거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용평가사도 관련 리포트를 내고 향후 대응 추이를 면밀하게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부정적' 전망을 시사한 것인 만큼 앞으로 회사채 시장에서의 직접 조달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이달 말 공모채 발행을 계획했던 HDC현대EP는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1999년 독자 경영 체제를 구축한 HDC그룹이 위기에 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계열 분리 초기 현대와의 브랜드 갈등을 시작으로 지난 23년간 숱한 사건·사고를 겪었다. 가깝게는 2020년 아시아나항공 인수 철회가 초래한 위기도 있었다. 당시 M&A를 접겠다고 발표하자 국내 증시와 크레딧 시장은 지금 못지 않게 술렁였다.

하지만 이번 위기는 M&A 철회와 비교해 성격과 무게감이 판이하게 다르다. 본업인 건설 현장에서 연이어 발생한 안전 사고는 그룹의 신뢰도를 바닥까지 떨어뜨렸다. 일각에선 추락한 평판이 오랜 기간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측까지 제기한다.

반(反)ESG 기업으로 낙인이 찍힐 수 있는 점은 크레딧과 자금 운용 관점에서 치명적인 리스크다. 안전 사고는 ESG경영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 증진에 전면으로 배치된다. ESG경영이 부실한 기업은 더는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 일례로 삼척블루파워는 석탄 화력발전을 한다는 이유로 공모채를 발행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크레딧 시장에서의 제약은 HDC의 자금 운용 전략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1월 2300억원을 포함해 1분기에만 약 1조원의 PF 유동화증권 만기가 돌아오는데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걱정이다. 7월에는 2000억원의 만기 회사채도 갚아야 한다.

HDC는 작년 말 기준 약 2조원의 비교적 풍부한 현금을 보유 중이다. 하지만 크레딧 리스크로 차환 발행 차질이 길어지면 아무리 2조원을 가지고 있더라도 자금 운용에 문제가 생긴다. 보유 시재와 영업창출현금만으로 만기를 충당하는 구조가 반복되면 단기간에 심각한 캐시플로우 경색이 발생할 수도 있다.

HDC가 당면한 크레딧 위기를 극복하며 원활한 차환을 위한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을까. 당장 2월 도래하는 PF 유동화증권 5600억원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른 지금 난국을 타개할 묘책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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