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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신거버넌스 점검]최인범 우리사주조합장 "'주주가치 제고' 최우선 가치"⑦우리사주, 민영화 과정에서 1% 추가 취득해 9.8%…노조 리스크 최소화 역할도

김현정 기자공개 2022-01-28 08:11:40

[편집자주]

우리금융지주가 완전민영화를 이뤘다.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금융엔 의미있는 지분율을 가진 과점주주가 생겼다. 이들은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참여하며 독특한 거버넌스를 만들어냈다. 지난해말 예보의 잔여 지분이 모두 매각되며 우리금융은 6인의 주주추천 사외이사 체제가 다시 완성됐다. 과점주주 체제가 도입됐던 1기가 끝나고 완전민영화 이후 2기 거버넌스가 새로 시작됐다. 변화의 기로에 선 '특별한' 우리금융의 거버넌스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1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 최대주주는 '우리사주조합'이다. 지분율 9.8%로 우리금융 지배구조의 굵직한 한 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4.92%, KB금융지주 1.85%, 1.02% 등 타 금융지주사 우리사주조합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규모다.

충분히 무언가를 도모해볼 수도 있는 세력이지만 회사의 오롯한 우군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일련의 행보들에는 ‘주주가치 제고’라는 대원칙이 관통한다.

최인범 우리금융 우리사주조합장(사진)은 20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한다"며 "직원들이 모두 우리금융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의 주가상승이 가장 큰 관심사”라고 말했다.

우리사주조합은 지난해 말 우리금융 완전민영화 작업에서 1%의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서 지분율이 8.8%에서 9.8%로 상승했다. 사실상 조합이 평소 정기적으로 사는 물량도 있기 때문에 굳이 이번 입찰전에 뛰어들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우리사주조합이 팔을 걷어붙인 건 지분 매각전의 흥행을 위해서였다.

최 조합장은 “그동안 주가가 타행 대비 힘을 받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예보 지분 보유에 대한 디스카운트였다”며 “예보 지분율이 떨어져야 우리금융 주가가 재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사주조합 역시 우리금융 민영화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우리사주조합이 인수한 주식들은 장기로 묶여 있는 일이 많기 때문에 회사 주가를 떠받치는 힘이 된다. 단기 차익을 노리고 사고파는 투자자들과 아예 결이 다르다.

최 조합장은 “작년 4월 때처럼 예보에서 블록세일을 하면 매수자에게 보호예수가 없기 때문에 그런 물량이 시장에 나올 시 주가 하락 요인이 된다”며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의무예탁기간이 1년 있고 사실상 퇴직할 때 파는 일이 많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 좋은 장기 보유처”라고 말했다.

우리사주조합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노동조합의 경영 참여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한다. 현재 우리사주조합을 노조 측에서 관리하는 금융지주사는 우리지주가 유일하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사측이 우리사주조합장을 맡고 있다. KB금융지주의 경우 노동조합 간부가 담당하다가 선거에서 진 이후 사측도 노조측도 아닌 일반직원이 우리사주조합을 이끌고 있다. 사측에서 우리사주조합을 맡으면 경영권 방어로 악용하는 일이 있고, 노조 측에서 담당하면 영향력 행사에 활용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우리금융 우리사주조합은 현재 경영에 참여할 의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 역시 주가 영향을 고려해서다. 노조 리스크가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한다.

최 조합장은 “우리사주조합 측에서 사외이사 추천권을 요구하면 회사 안팎으로 시끄러워질 수가 있다”며 “아무래도 투자자 입장에서 불안해질 수 있는 요인이고 분란을 일으켜서 주가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일을 지양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금의 우리금융의 경영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을 보냈다. 우리사주조합이 당장 경영에 뛰어들어 바꿔야 할 만한 문제점들이 엿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사간 오랜 신뢰 관계가 구축된 영향이다.

그는 “회사가 합리적인 방향에서 직원들과 대화가 잘 되는 편으로 노사 협력관계가 공고히 구축돼 있고 회사 경영이나 실적, 직원들 복지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며 “다만 공시를 할 때 경영권 참여 목적으로 표시를 하는 이유는 나중에 혹시 모를 필요성을 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사주조합은 오랜 시간 우리금융의 든든한 우군으로 자리해왔다. 2010년 민영화에 진척을 이루기 위해 우리사주조합을 결성해 우량고객과 함께 ‘우리사랑 컨소시엄’을 구성, 지분 매입을 추진했다. 당시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시가에 상당 수준의 프리미엄을 지급할 것을 요구해 매입 실행은 무산됐고 이후 2013년 6월 금융지주 해체 결정과 함께 사라졌다.

이후 우리사주조합은 2014년 말 지분 3.9%를 낙찰받으며 새롭게 다시 설립됐다. 당시에도 소수지분 입찰을 통해 민영화에 보탬이 됐다. 2020년 초 회장 연임 이슈가 있었을 때에도 주주총회서 찬성표를 던지며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는 데 힘을 보탰다.

최 조합장은 “우리금융은 역사 상 CEO가 자주 교체된 측면이 있었고 회사 경영진이 단기성과에 집착하지 않게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일 것”이라며 “추후 과점주주의 의사결정이 불합리하다면 이에 제동을 거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측면에서도 우리사주조합은 회사의 우호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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