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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앞둔' 에이엔피, 콜옵션 통해 지배력 보완할까 300억 달하는 미전환 전환사채 쌓여, 콜옵션으로 대주주 지분 35%까지 확대 가능

김소라 기자공개 2022-04-27 08:22:32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5일 13: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 '에이엔피'가 올해 대주주 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유상증자를 통해 전운관 회장의 아들 전학수 '와이에스피' 대표가 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에이엔피는 최근 신사업 진출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각각의 CB에 대해 많게는 60%의 콜옵션(매도청구권) 조건을 설정하며 지분 추가 확보 여지를 남겨둔 만큼, 기반 다지기 수단으로 활용할지 주목된다.

에이엔피는 이달 승계 작업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전학수 와이에스피 대표는 오는 29일 에이엔피 유상증자에 100억원을 납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전 대표의 100% 지배회사인 와이에스피가 3자배정 대상자로 참여해 671만1410주를 확보하기로 했다. 대금 납입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와이에스피 지분은 28.54%로 늘어난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발행한 CB의 콜옵션도 지배력 강화에 활용할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에이엔피는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총 4차례 CB를 발행해 248억원을 조달했다. 여기에 최근 60억원 규모의 22회차 CB 발행까지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 발행을 완료한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기발행 주식수의 49.6%에 해당하는 물량이 쏟아진다. 28일 납입 예정인 22회차 CB까지 합치면, 향후 발행 가능한 주식수는 전체의 58.7%에 달한다. 당장 올해 10월부터 전환 청구가 시작될 전망이다.

전환 청구에 따른 주식가치 희석은 부담이다. 하지만 에이엔피는 19회차를 제외한 나머지 CB에 콜옵션 조건을 걸어 안전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10월 발행한 50억원 규모의 17회차, 18회차 CB에는 모두 60% 콜옵션을 붙였다. 이를 행사하면 전체 주식수의 12%에 해당하는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이달 발행한 120억원 규모 20회차 CB에도 30% 콜옵션을 설정했다.

22회차 CB에 설정한 30% 콜옵션까지 더하면 확보 가능한 총 주식주는 482만9493주다. 전 회장을 포함해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328만9417주보다 큰 규모다. 17회차, 18회차 CB는 오는 10월 1일부터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각각 60%의 콜옵션을 설정한 만큼, 적극적으로 행사해 지배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올해 발행한 20회차, 22회차 CB 콜옵션은 계산이 복잡하다. CB 발행 규정 개정으로 최대주주 및 특관인이 콜옵션 행사를 통해 취득할 수 있는 주식 비율이 발행 당시 지분율을 초과할 수 없도록 제한됐기 때문이다. 두 CB 콜옵션은 각각 30%로 설정했는데 여기서 전 회장과 특관인이 행사할 수 있는 규모는 지분율 14.6%로 제한된다.

에이엔피는 남은 15.4%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잡히지 않았다. 다만 에이엔피가 직접 확보하고 있다가 전 대표의 우호세력에 넘겨 지배력 강화에 활용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전 대표는 이를 통해 지배력을 온전히 갖추고 승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2019년 12월 부친으로부터 대표이사직을 넘겨받았지만 한 달도 안돼 사임했기 때문이다. 당시 전 대표의 지분은 0.31%에 불과해 지배력이 불안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경영권은 다시 전 회장에게 돌아갔고, 전 대표는 이듬해 와이에스피를 통해 에이엔피 지분 7.24%를 확보하며 사전 승계 작업에 착수했다.

에이엔피 관계자는 "콜옵션을 통해 대주주가 확보할 수 있는 CB 물량을 초과하는 잔여 CB에 대해선 회사가 권리를 행사해 넘겨받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며 "유증의 경우 올해 납입 일정이 한 차례 변경됐지만 승계 계획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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