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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플, 대형부문 공격적 캐파 확장 어려운 이유 [첨단전략산업 리포트]OLED TV에 여전히 뜨뜻미지근한 삼성전자, 난처한 SDC

김혜란 기자공개 2022-05-16 15:04:00

[편집자주]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는 한국을 먹여 살리는 3대 국가대표 산업이다. 정부도 중요성을 인식해 '국가 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비메모리를 키워야 하는 반도체, 중국의 추격을 받는 디스플레이, 개화하는 시장에서 주도권 선점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배터리 업계, 모두 현실은 녹록지 않다. 더 빠르게 치고 나가지 못하면 세계 무대에서 밀릴 수 있다. 대기업을 필두로 첨단전략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소재·부품·장비업체들이 현재 어디에 서 있는지 진단하고, 미래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2일 16: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테크 기업들이 시장 주도권을 쥐려면 기술과 생산능력(CAPA, 캐파) 두 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로 대형 부문에서 첫 OLED 사업을 시작했으나 기술적 차별성을 내세우는 것만으론 성공하기 어렵다. 충분한 캐파를 확보해야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현재 확보한 QD-OLED 패널 최대 캐파는 연간 TV 180만대 생산 가능한 수준에 불과하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생산량 전망치가 올해 1000만대에 이르는 것과 비교해 상당히 적으나 삼성디스플레이는 캐파 증설 계획에 대해선 "확정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 QD OLED 기술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음에도 공격적으로 캐파 확장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전자 TV전략에 달렸다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의 화두는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로의 세대교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시장에 대비해 2013년부터 TV용 OLED 패널을 양산해왔으나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들어서야 대형 OLED 패널 양산에 돌입했다.

후발주자로 뛰어들긴 했으나 업계 예상보다 빨리 수율을 안정화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QD-OLED 패널 수율이 75%를 넘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수율이 안정화됐다고 해도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기엔 생산량 자체가 적다는 점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충남 아산 탕정공장에서 확보하고 있는 캐파는 연간 TV 180만대(수율 100% 가정)를 만들 수 있는 정도밖에 안 된다.

문제는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OLED TV 전략에 대해서 확실한 방향성을 못잡고 있다는 점이다. 수율이 잡혔다고 해도 섣불리 캐파 확장에 나서기 어려운 이유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TV 시장 1위이나 여전히 LCD 위주다. 주력 제품인 QLED TV(삼성전자 브랜드명)도 LCD 패널에 QD 필름을 채택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QLED가 LCD 기반이기는 하나 OLED TV보다 좋다고 마케팅해왔다"며 "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가 해외에서 호평받고 OLED TV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나 물량을 소화해줘야 할 삼성전자가 미온적이니,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선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삼성디스플레이가 소형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를 처음 양산할 때는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 대거 장착된 덕에 성장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굳이 단가가 싸지 않다면 계열사라고 협업할 생각이 없고 각자도생을 중요하게 여기는 게 삼성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선보인 QD디스플레이

◇믿는 구석은 중소형 OLED

삼성전자는 현재 LCD TV와 함께 차세대 마이크로 LED TV에 주력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QD OLED를 차세대 먹거리로 내세운 삼성디스플에이 입장에선 대형 부문의 확실한 사업 방향성을 결정하기 힘든, 난처한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 일단 증설하면 감가상각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부담이 커진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와는 달리 주요 수익원이 대형 부문이 아닌 중소형 OLED에서 발생하고 있는 데다 중소형 OLED 부문에서 확실한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소형 패널 부문이 탄탄하게 받쳐주는 한 대형 부문 투자가 늦어지더라도 전체 실적에 큰 타격은 없다는 게 삼성디스플레이 측 입장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TV는 교체주기가 모바일보다 훨씬 길어 수익성을 따지면 중소형 패널 부문이 훨씬 좋다"며 "또 소비자 입장에선 OLED TV를 LCD TV보다 더 비싼 가격을 주고 살 확실한 이점이 크지 않다. 앞으로 디스플레이 시장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어느 제품이 대세가 될지는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캐파 확장을 결정한다면, 초기 공장 건설 때 장비 신뢰성 테스트 등은 이미 끝낸 상태라 수개월 정도면 증설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삼성전자가 언제,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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