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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바이오텍의 신뢰를 떨어뜨렸나

홍숙 기자공개 2022-05-18 08:20:41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7일 07: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약개발 바이오벤처가 코스닥 상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선 한국거래소가 신약개발 등 바이오기업 상장 문턱을 지나치게 높였다는 불만섞인 의견이 나온다. 또 다른 한편에선 결국 바이오기업들이 신뢰도를 무너뜨렸다는 자조섞인 반성도 나온다.

과연 누가 바이오텍의 신뢰를 떨어뜨렸나. 어느 신약개발 임원이 말한 국내 신약개발 바이오벤처가 상장을 준비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옮겨본다. 이 이야기 속에 국내 바이오텍의 신뢰를 떨어뜨린 주체는 누구일지 생각해 본다.

우선 비상장 바이오텍은 벤처캐피탈(VC) 요구와 한국거래소 상장 요건에 맞춰 차곡차곡 연구개발(R&D) 연구를 수행한다. 해당 파이프라인이 진정으로 약이 될 것인지는 중요치 않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임상 1상에 진입해 상장 직전까지 임상 2상을 수행해야 한다. 임상 진입이 여의치 않으면 기술이전 전략을 짜야 한다. 계약금은 낮추더라도 계약규모를 부풀려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보도자료를 배포한다.

보도자료 제목은 '계약규모'에 방점을 맞춘다. 빅파마와 이런 거래를 성사시키기란 쉽지 않다. 사업개발 자문사를 통해 기술력이 유사한 해외 바이오텍을 물색한다. 어차피 기술이전 계약이 파기되도 빅파마와 맺지 않은 계약에 관심을 보이는 이는 많지 않다.

결국 해당 회사는 무리없이 코스닥에 상장한다. VC는 높은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하며 바이오벤처와 아름다운 이별을 고한다. 그리고 개인투자자들은 VC가 아름다운 이별을 고한 상장사에 투자한다.

긴 호흡을 필요로하는 신약개발 산업의 속성과 일확천금을 노리고 들어온 개인투자자들은 이내 불협화음을 일으킨다. 개인투자자들은 IR 담당자에게 전화해 기업의 PR 전략까지 조언하기에 이른다. 단기 주가부양을 위해 무엇이라도 하라는 개인투자자의 말에 대표를 비롯한 IR 담당자의 고민을 깊어져만 간다. 하회하는 공모가를 바라보자면 이들의 요청을 마냥 무시기하기도 쉽지 않다.

어느 바이오벤처 대표는 이런 업계 생태계를 말하며 씁쓸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상업화를 염두에 두지 않은 임상 진행과 불필요한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바이오벤처. 이를 투자 조건으로 내세우며 투자를 집행한 VC. 기술이전과 임상 2상 진입만으로 기술성을 평가해 온 한국거래소. 투기심리로 무장해 제약바이오를 투자하는 일부 개인투자자.

바이오벤처 대표와 대화 이후 다양한 생각이 스쳐갔다. 다양한 생각의 끝엔 다시 질문이 남았다. 과연 누가 바이오벤처의 신뢰를 떨어뜨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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