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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진출하는 삼성SDI, 광폭 행보 나설까 미국 배터리 셀·모듈 생산 공장 합작...추가 공장 관심

이호준 기자공개 2022-05-26 14:18:37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5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미국 인디애나주로 향한다.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연간 23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 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미국 시장 공략에 소극적이었던 삼성SDI가 처음으로 미국 진출 깃발을 꽂으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삼성SDI가 미국 인디애나주로 향하는 이유는 스텔란티스와의 근접성 때문으로 보인다. 인디애나주에는 스텔란티스의 자동차 부품공장 세 곳이 있다. 스텔란티스는 약 2억2900만달러를 들여 이곳을 전동화 부품 공급의 거점으로 키울 계획이다. 자사 브랜드인 지프·크라이슬러 등 차기 전기 차량에 생산 부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SDI의 배터리 생산 공장 역시 이 거점 지역에 들어설 예정이다. 삼성SDI는 하이브리드차(PHEV)부터 순수 전기차(EV)까지 스텔란티스 산하 14개 브랜드의 차세대 전기차를 수주처로 확보한 상태다. 인디애나주와 근접한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일리노이주·오하이오주는 스텔란티스의 주요 완성차 공장이 밀집해 있어 속도감 있는 배터리 공급도 가능하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인디애나주를 택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결국 근접성 때문"이라며 "배터리 공급 업체는 완성차 생산 업체의 위치를 생각할 수밖에 없고, 가까울수록 더 깊은 협력 관계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합작 공장 설립으로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는 국내 울산을 비롯해 헝가리 괴드, 중국 서안까지 총 네 곳으로 확대됐다. 그만큼 배터리 생산능력(캐파·CAPA)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삼성SDI의 캐파가 안정권에 들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2022년 기준 삼성SDI의 캐파는 54GWh 수준이다. 이번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공장 건설 규모를 감안하면 삼성SDI의 2025년 캐파는 113.8GWh로 추산된다. 발표된 내용대로 향후 33GWh까지 캐파가 증가할 경우 기대 수준은 153.8GWh 규모다.


경쟁사 사정을 들여다보면 느낌이 달라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투자를 통해 2025년 캐파를 최대 520GWh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이미 GM과 세운 합작 법인 '얼티엄 셀즈'를 통해 미국에 총 3개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스텔란티스와도 합작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고, 미시간주에 위치한 자체 공장 증설과 애리조나주 원통형 배터리 공장 건설도 계획돼 있다.

후발주자인 SK온 역시 공격적인 증설로 삼성SDI보다 더 많은 캐파를 보유 중이다. 올해 캐파가 77GWh 수준인 SK온은 2025년까지 220GWh 이상으로 캐파를 확대한다는 목표다. 현재 SK온은 테네시, 켄터키, 주지아 주에 진출한 상태다. 지금까지 계획된 공장 설립 외에 추가 증설 가능성도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의 북미 진출은 이제 시작 단계임으로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면서도 "삼성SDI의 캐파를 감안하면 성장성 측면에서 여전히 불리한 면이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수익성'이다. 아무리 많은 캐파를 보유한 배터리 업체라도 대규모 투자가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사업 전망에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 다행인 건 삼성SDI가 시장의 수요를 고려한 증설로 아직까지는 견조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SDI의 사업 영역은 크게 배터리 분야인 에너지솔루션 사업과 반도체 분야인 전자재료 사업으로 나뉜다. 삼성SDI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4조494억원, 영업이익 3223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에너지솔루션 사업에서 3조3190억원의 매출과 16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반면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4조3423억원, 영업이익 2589억원을 기록했다. SK온의 경우 이번 분기 1조2623억원의 매출, 27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K배터리 3사' 중 생산능력이 가장 낮은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비교적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캐파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삼성SDI의 행보가 기대를 받는 이유다. 특히 삼성SDI는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 구축에서도 앞서 가고 있다. 삼성SDI는 내년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전고체는 리튬이온전지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인 전지다. 불이 붙지 않아 안전하고, 음극을 흑연 대신 리튬 금속을 적용해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다.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시장의 판도는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업계는 이번 인디애나주 합작 공장을 기점으로 삼성SDI가 배터리 영토 확장에 본격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월 진행된 '제52기 삼성SDI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스텔란티스와 합작 공장 설립을 준비하면서 현지 캐파를 확대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라면서 "향후 자체적인 공장설립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24일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첫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 공장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다. 그동안 삼성SDI는 미국 미시간주에 배터리팩 조립 공장만 있었다. 25억달러(약 3조1625억원)가 투입되는 이번 합작 배터리 공장은 연산 23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세워진다. 2025년 1분기 가동을 시작하고, 추후 33GWh 규모까지 생산 역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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