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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힘잃은' 이커머스? 11번가 밸류에이션 '고공행진'내년 시장 반등 기대감, 컨센서스 초월...깊어지는 SK그룹 고민

오찬미 기자공개 2022-06-16 07:11:31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8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번가가 이커머스 기업의 가격 조정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증권사로부터 높은 밸류에이션을 평가받았다. 최근 대외적인 경기 변동 리스크로 이커머스 기업이 시장에서 관심을 잃으며 매력도가 상당히 낮아졌지만 경쟁 프리젠테이션(PT)에서 전해진 11번가의 밸류에이션은 기대 이상이다. 다만 최근 기업공개(IPO) 딜 가뭄 속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과대평가를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주 주관사단 경쟁 PT에서 국내외 증권사 IB로부터 상당히 높은 밸류에이션을 제안받았다. 11번가는 과도하게 높은 밸류에이션을 제시한 증권사를 배제시키겠다는 의사를 일찌감치 밝혔다. 그러나 경쟁 PT에서 뜻밖의 높은 몸값을 제안받자 SK그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1번가는 지난달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SK증권 등 국내 증권사를 경쟁에 초대해 상장 전략을 청취했다. 외국계 IB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크레디트스위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 등이 PT에 참여했다.

PT 전후로 IB들의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전망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다만 PT에서 대부분의 IB가 시장의 컨센서스인 4조원을 훌쩍 넘어선 밸류를 적어냈다. 5~6조원 사이에서 가격을 제시한 곳이 다수였고 7조원대에 가격을 써낸 하우스도 있었다. 올해 예고됐던 빅딜이 대부분 지연되면서 경쟁이 다소 과열된 영향이 컸다.

한 시장 관계자는 "이커머스 기업이 물건을 사서 파는 구조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크지 않아 에쿼티 스토리로 연결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며 "물건을 사서 파는 구조라는 점에서는 쿠팡과 모델이 비슷하지만 규모나 인지도 측면에서 아직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IB들이 딜을 따내기 위해 가격을 높이 써냈지만 시장에서 이커머스 업종이 투자자의 관심을 많이 잃은 상태라 자신감이 덜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쿠팡 등 동종업계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은 상황에서 공격적인 밸류에이션으로 IPO에 도전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올해 컬리의 IPO가 순항할지에 대해서도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컬리의 상장 여부가 11번가의 딜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며 "컬리의 밸류에이션이 5조원대에 거론되는데 벌써 비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SK그룹 측에서도 밸류만 높인다고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은 11번가가 내년을 IPO 목표 시기로 설정하면서 에쿼티 스토리를 만드는 시간을 벌었다고 보고 있다. 관련해서 증권사가 이를 근거로 공격적인 밸류에이션을 제시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론칭하고 라이브커머스 등을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오픈마켓에서의 경쟁력이 예전보다 강해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신규 입점 판매자 수가 20% 증가했다.

이커머스 피어(비교그룹)의 수익이나 주가 흐름 등이 크게 꺾인 상황이지만 11번가의 IPO 일정이 내년 이후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금의 침체된 공모 분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반영되고 있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아마존과의 시너지가 올해부터는 가시화되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과 후년에는 실적 개선이 두드러져 이커머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과 MG새마을금고중앙회, H&Q코리아 등로부터 총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2조7000억원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았다. 투자자와 체결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내년까지 상장 절차를 마쳐야 한다. 2023년 계획대로 상장을 하게 되면 5년만에 몸값을 2배 이상으로 높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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