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판매사 지형도 분석]쿼드운용, 하나금투·삼성 투트랙…NH증권은 주춤판매사별 맞춤 상품 제공 전략 주효
이돈섭 기자공개 2022-06-14 08:05:15
[편집자주]
저금리 추세 속 판매사의 알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던 헤지펀드가 연이은 사고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책임이 무거워지자 주요 판매사들이 리스크 점검을 내세우며 헤지펀드 판매를 꺼리고 있다. 점검이 장기화되자 운용사들은 판매사들의 그물망 심사에 대응하면서도 생존을 위해 다양한 판매 채널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사고 이후 헤지펀드 운용사별 주요 판매채널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쿼드운용의 지난해 말 펀드 총 설정잔액은 5718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5085억원에서 12.4% 가량 증가했다. 이는 쿼드운용이 2009년 출범한 이후 가장 높은 규모다. 쿼드운용 펀드 설정잔액은 2014년 말 1123억원을 기록한 이후 거의 매년 성장을 기록하다 2020년 5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쿼드운용 펀드를 판매한 10개 판매사 중 판매 설정잔액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금융투자로 확인됐다. 하나금투의 지난해 말 쿼드운용 펀드 판매액은 1772억원으로 전체의 31%를 차지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1628억원(24%)과 비교해 44.7% 증가한 수치로 설정 잔액 증가폭도 10개 판매사 중 가장 컸다.
쿼드운용은 하나금투 클럽원에 핵심 블라인드 펀드 등을 집중 공급해오다가 지난해 롯데WM센터 등으로 판매채널을 확대하면서 초고액자산가 자금을 유치해왔다. 하나금투 고액자산가 대상 맞춤형 펀드를 공급하고, 해당 펀드 수익률이 작년 한 해 고공행진 하면서 운용사 평가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실제 '쿼드 콜라보 프로젝트원'과 '쿼드 콜라보 프로젝트N' 등 쿼드운용 펀드들은 작년 한 해 프라임브로커서비스를 이용한 헤지펀드 중 한해 수익률 상위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콜라보 프로젝트원'의 경우 네오이뮨텍 IPO에 힘입어 127% 수익률을 기록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삼성증권도 하나금투 수준으로 판매잔액을 확대했다. 지난해 삼성증권 잔액은 1746억원으로 1년 전 1228억원에서 42.2% 증가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전 24%에서 30%로 6%포인트 증가했다. 규모와 비중 면에서 하나금투와 삼성증권이 쿼드운용 판매채널을 지탱하는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쿼드운용이 2014년 헤지펀드 업계에 진출한 이후 2017년까지 4년간 판매잔액 1위를 기록해왔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NH증권이 삼성증권 자리를 꿰찼다. 쿼드운용 헬스케어 시리즈 펀드가 NH증권 리테일 채널에서 팔려나가면서 쿼드운용 판매사 내 비중이 크게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황호성 대표가 NH증권 전신인 우리투자증권 재직 당시 제약 바이오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활약하는 등 하우스와 NH증권 연결고리가 상당 부분 역할을 하기도 했다. 쿼드운용이 증권사별 고객 특성을 고려해 특정 판매사에 한정적으로 상품을 공급, 투자자 관심을 끈 것이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쿼드운용의 NH증권 판매잔액은 1217억원. 1년 전과 비교해 25.2% 감소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에서 21%로 11%포인트 줄어들었다. 모든 판매사를 통틀어 가장 큰 감소 폭이다. NH증권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판매 비중을 늘려오다 5년만에 처음으로 주춤하는 모습이었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등도 쿼드운용 펀드 판매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증권의 설정잔액은 348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0.8% 감소했다. 비중 역시 7%에서 6%로 줄어들었다. 신금투는 333억원으로 1.4% 줄어들었고 미래에셋운용은 45억원으로 19.2% 쪼그라들었다.
반면 SK증권은 202억원을 기록하면서 17.2% 증가했다. 삼성생명보험과 메리츠증권은 각각 24억원과 2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 가운데 유진투자증권이 새로운 판매사로 진입, 6억원 가까이 확대했다. 유진증권 VIP 채널 챔피언스라운지가 비상장 투자에 주력해 온 결과다.
쿼드운용은 2009년 11월 설립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운용 펀드 수는 94개. 작년 한해 순이익은 56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9.7% 증가했다. 다만 최근 미국 바이오 테크 지수가 지난해 고점 대비 36% 가까이 하락하는 등 바이오 종목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투자 성과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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