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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이어 대한항공까지…산은, 한진그룹 영향력 커진다 1800억 규모 CB 주식 전환 결정, 지분 3.32% 취득

유수진 기자공개 2022-06-15 07:23:12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4일 08: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대한항공의 영구 전환사채(CB)에 대해 전환권 행사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이어 주요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지분도 보유하게 됐다. 주주로서 한진그룹에 대한 영향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앞서 산은은 2020년 말 한진칼의 주요 주주로 깜짝 등장해 캐스팅 보터 역할을 맡아왔다. KCGI가 경영권 흔들기를 끝내고 엑시트하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 이번에 대한항공 주식을 취득하지만 지분율이 높진 않은 편이다. 경영권 이슈 등과 무관해 실질적인 변화가 뒤따르진 않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한항공은 13일 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제92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에 대해 전환권을 행사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한달 전 대한항공이 중도상환 의사를 밝힌 채권이다. 두 은행의 전환 청구로 대한항공의 중도상환권은 소멸됐다.


해당 CB는 대한항공이 2020년 6월 발행한 것으로 총 3000억원 규모다. 산은이 1800억원, 수은이 1200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당시는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로 정책지원금 성격이자 유동성 공급 차원이었다. 대한항공은 조달 자금으로 차입금을 상환(2100억원)하고 유류비 등 운영자금(900억원)을 충당했다.

주당 전환가액은 1만4706원으로 주식수는 2039만9836주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14일 신주를 발행해 상장할 예정이다. 산은은 1223만9902주, 수은은 815만9934주를 받게 된다. 발행주식 총수(보통주 기준)가 현재 3억4782만825주에서 3억6822만661주로 늘어나 산은 몫은 3.32%, 수은은 2.22%일 것으로 추산된다.

산은과 수은이 현재 대한항공의 주주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만약 주주라 하더라도 공시 의무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5% 미만이다. 최대주주인 한진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월 말 기준 28.6%에서 27.02%으로 일부 희석된다.

대한항공은 스텝업 조항에 따라 중도상환을 결정했다. 최초금리는 2.28%였지만 발행일 기준 2년 뒤부터 연 2.5%와 조정금리가 추가로 붙기 때문이다. 3년 째 되는 날부턴 매년 0.5%와 조정금리가 가산된다. 이자부담이 빠르게 늘어나는 셈이다. 금리 조정 전 상환해 이자비용을 낮추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3월 말 기준 대한항공의 보유현금은 4조원이 넘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영업이익을 내 현금 사정이 나쁘지 않은데다 발행 2년이 지나 조만간 금리가 대폭 올라가 중도상환을 결정한 것"이라며 "전환 후에도 산은 등의 지분율이 높지 않아 경영권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중도상환 카드를 꺼내면 채권단도 전환권 행사로 맞대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가가 크게 올라 전환 후 매각으로 차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명분도 있다. CB 인수 당시 '경영정상화시 이익공유'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은성수 당시 금융위원장은 "기업들이 정상궤도로 돌아올 경우 국민들과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겠다"며 "지원 자금의 일정 부분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해 기업의 정상화 이익을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국책은행으로서 먼저 전환권 행사 얘기를 꺼내기는 부담스러워 시간을 넉넉히 가졌다. 전환권 행사는 발행일로부터 1년 후인 작년 6월부터 가능했지만 대한항공이 중도상환 카드를 꺼낼 때까지 기다렸다.

이로써 산은은 한진칼에 이어 대한항공의 주주로도 역할을 하게 됐다. 공시에서 확인 가능한 5% 이상 주주는 한진칼 외 국민연금, 우리사주조합이 전부다.


한진칼에선 조원태 회장 및 특수관계인과 호반건설, 반도건설, 델타항공에 이어 5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단순 주주가 아닌 조 회장과 투자합의서를 체결하고 함께 항공산업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사이다. 사외이사 지명권과 중요 경영사항에 대한 사전협의권, 동의권 등을 갖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대한항공 CB를 인수했을 당시부터 차익을 고려했다"며 "이번에 종합적으로 판단해 전환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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