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홀딩스, 계열사와 상표권 사용계약 맺는다 이사회 결의로 첫걸음 떼...올해 '무상' 계약 가능성
조은아 기자공개 2022-06-17 07:41:21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5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홀딩스가 계열사들과 상표권 사용계약을 앞두고 있다. 현재 내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 계약기간과 조건 등 상세한 내용은 논의를 거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상표권 사용료를 받지 않는 '무상' 계약을 유력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들어 배당금 수익만 1000억원 이상 확보한 만큼 상표권 사용료 수취가 시급하지는 않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LX홀딩스는 자체 사업을 하지 않는 순수 지주회사다. 순수 지주회사는 보통 배당금, 상표권 사용료, 임대료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LX홀딩스는 지난해는 아무런 수익이 없었고 올해는 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받았다. 다만 보유하고 있는 건물은 없어 임대료 수익은 거둘 수 없다. 오히려 ㈜LG에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X홀딩스는 5월 말 이사회를 열고 LX 상표권 사용계약 승인 안건을 결의했다. 상표권 수익을 걷기 위한 첫 걸음을 뗀 셈이다.
LX홀딩스는 LX인터내셔널(24.69%), LX하우시스(30.07%), LX세미콘(33.08%), LX MMA(50%)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손자회사로는 LX판토스도 거느리고 있다. 올초 LX인터내셔널을 통해 한국유리공업도 인수했지만 아직 사명에 LX가 들어가지 않아 상표권과는 무관하다.
LX그룹 계열사들은 지난해 5월 그룹이 출범한 직후 바로 LX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그러나 상표권 사용계약을 맺지는 않았다. 사용료를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를 놓고 계열사들의 합의를 얻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LX홀딩스는 지난해 그룹 출범과 동시에 TV와 지면 광고를 내보내는 등 그룹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힘써왔다.
올해 안에 계열분리가 마무리되고 LX 인지도도 어느 정도 높아진 만큼 이제 상표권 사용료를 받아도 될 시기가 왔다는 판단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LX그룹은 앞서 5월 계열분리 신청서를 접수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받고 있는데 올해 안에 승인이 날 것으로 알려졌다.
LX홀딩스 관계자는 "지난해 출범했을 땐 별다른 사용계약을 맺지 않은 채 그냥 무상으로 제공해왔다면 올해부터는 지주회사로서 상표권 관리 등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계약을 맺는 것으로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LX홀딩스가 상표권 무상 계약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이유는 배당으로 이미 어느 정도 현금을 확보해 당분간은 여유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까지는 손에 쥐는 현금이 없어 살림살이가 다소 빠듯했다. LX홀딩스의 지난해 수익구조를 살펴보면 영업수익(1858억1200만원) 100%가 지분법 이익으로 이뤄져 있다. 지분법 이익은 회계상 평가 수익으로 실제 LX홀딩스 품에 들어오는 돈은 아니다.
그러나 올해는 계열사들로부터 상당한 수준의 배당금을 받았다. 특히 LX그룹 계열사들은 올들어 일제히 배당을 크게 늘렸다. LX MMA는 주당 2만원에서 4만2500원으로 2배, LX세미콘은 1350원에서 5400원으로 4배, LX인터내셔널은 400원에서 2300원으로 6배씩 각각 늘렸다. LX하우시스만 배당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했다.
LX홀딩스가 네 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 수익만 1020억원에 이른다. 자산규모와 비교했을 상당한 수준이다. 자산규모 168조원으로 LX그룹(10조원)의 16배인 LG그룹이 지난해 받은 배당금 수익이 5183억원이었다.
일반적으로 상표권 사용료는 매출에서 광고선전비를 뺀 금액의 0.2%(비상장사는 0.1%~0.2%)로 책정된다. 0.3%~0.5%를 받는 곳도 있지만 LG그룹에서 독립한 만큼 LG그룹을 그대로 따를 가능성이 높다. 계약기간은 보통 3년이다. 예상 매출을 추산해 지불하는 방식이다.
상표권 사용료는 매출을 기준으로 책정되는 만큼 순이익 기준의 배당보다 한층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올해 매출을 살펴보면 LX인터내셔널이 17조~20조원, LX하우시스가 3조원대 안팎에 이른다. LX판토스의 경우 지난해 물류 호황 덕에 매출이 7조8177억원에 이르렀는데 올해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X홀딩스 관계자는 "계열사와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이사회 승인이 먼저 이뤄졌고 상세한 내용은 현재 검토 중"이라며 "사용료 자체는 일단 무상으로 하는 방안이 유력하고, 추후 충분한 내부 검토를 거쳐 유상으로 전환할 시기를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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