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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해외 IR 분석]탄탄한 동맹 기반 둔 신한지주, 신규 주주 확보도 자신감④미주·유럽 정통 투자자 지분 확대 움직임…글로벌 침체 국면 '섹터별·ESG 펀드 잡아라'

김현정 기자공개 2022-06-20 07:37:15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로 묶였던 빗장이 풀리면서 금융지주사들이 해외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2년 만에 다시 열린 오프라인 네트워킹 기회에 IR업계가 들뜬 분위기다. 국내 금융지주사 외국인 지분율이 70%대까지 오른 가운데 KB·신한·하나·우리금융 모두 글로벌 세일즈에 집중하고 있다. 더벨은 해외 IR 재개와 맞물려 금융지주사별 어필 포인트와 해외 IR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6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의 주주 구성을 보면 오랜 동맹 관계의 주주들이 든든하게 지지하는 가운데 신규 투자자들의 잇따른 유입이 눈길을 끈다. 최근 미주·유럽 등지의 굵직한 자산운용사들의 신한지주 지분 확대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다만 글로벌 상황에 맞춰 타깃 투자자 발굴도 변화해야 한다는 게 신한지주의 냉철한 판단이다. 최근까지는 많은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국내 금융주들이 포함된 ‘이머징마켓(EM) 펀드’에 투자하면서 신한지주가 투자 대상에 오르는 일들이 많았다. 세계 경기침체 공포가 드리우는 현재 시점에선 이러한 지역별 펀드보다 글로벌 금융주 등에 투자하는 섹터별 펀드에 더 손길이 갈 것이란 분석이다.

◇주주 지탱 속 신규 주주 확대 물결...미주·유럽 정통 투자기관들 유입 '눈길'

신한지주의 주주 구성을 보면 기존 정통 주주들의 뒷받침 가운데 신규 주주들이 지속적으로 유입하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특히 최근엔 미주 및 유럽 등 정통 지역에서 신한지주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노르웨이 중앙은행 노지스뱅크(NORGES BANK)는 지분율이 2019년 말 1.84%에서 2021년 말 2.02%까지 올라왔다. 조금씩 신한지주에 대한 지분을 확대 중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제나 인베스트 매니지먼트(Pzena Investment Management)와 RBC(Royal Bank of Canada·로얄 뱅크 오브 캐나다)도 신한지주 지분을 늘리고 있는 곳 중 하나다. RBC의 원소속은 캐나다인데 오피스들이 전세계 나라에 흩어져 있다. 두 곳 모두 이머징마켓(EM) 펀드 수익률을 높이 사는 과정에서 안정적이고도 수익률이 좋은 신한지주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라자드에셋매니지먼트(Lazard Asset Management), 웰링턴자산운용(Wellington Management) 등 굵직한 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신한지주 주주로 들어와 있다.

신한지주의 주주 내역을 살피면 오랜 기간 동맹 관계로 일정 이상의 지분율을 지탱하고 있는 주주들이 많이 눈에 띈다.

국내 모든 금융지주사들의 지분을 들고 있는 블랙록은 신한지주 지분도 5.63% 정도 확보하며 국민연금공단 다음으로 지분율이 높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블랙록은 10조달러가 넘는 자금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세계 각국에 거점을 보유 중이다. 여러 국가들에 산재돼있는 블랙록 거점들이 2018년 이후 줄곧 신한지주 지분을 들고 있다.

신한금융과 20여년 동안 전략적 관계를 유지해온 프랑스계 BNP파리바(BNP Paribas)와 2020년 9월 1조 2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주요 주주에 등극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 등도 동맹 관계에 있다.

BNP파리바와 신한지주의 인연은 2001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던 신한은행은 각 자회사의 사업 역량 제고를 위해 BNP파리바와 전략적 제휴(MOU)를 체결하고 BNP파리바와 지분 관계로 묶였다. 2006년에는 BNP파리바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이던 신한지주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최대주주(9.4%)에 올랐던 적도 있다.

최근 1~2년 사이 합작사 정리에 이사진 이탈을 놓고 BNP파리바의 엑시트를 예상하는 시선도 있었으나 BNP파리바는 신한지주에 대한 지분율을 꾸준히 3.5% 이상으로 맞추며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자문하는 펀드의 SPC인 센테니얼인베스트먼트유한회사(CENTENNIAL INVESTMENT LIMITED)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가 자문하는 펀드의 SPC인 슈프림 L.P.(SUPREME, L.P.)가 신한지주의 지분을 각각 3.96%, 3.62% 보유 중이다. 두 곳 모두 주주에 진입한 이후 줄곧 신한지주와 IB 딜 협업 등에서 쌍방향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


◇2년 전 유증 여파 일단락...경기침체 우려 속 '섹터별·ESG 펀드 잡아라'

신한지주는 2년가량 전 어피니티와 베어링PE 주주 영입으로 한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야 했다. 2018년 신한지주은 외국인 지분율 70%의 영광스러운 시절도 있었으나 2020년 초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와 그 해 9월 대규모 유증 단행으로 외국인 지분율은 54%까지 뚝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62.5%까지 오른 외국인 투자자 비중을 보면 2년 간 신한지주의 소통의 노력으로 성난 투심이 어느 정도 풀렸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투자자들이 이탈했던 이유는 주주 배정 방식 유상증자로 인한 ‘지분율 희석’이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한참 진행 중인 위기 상황으로 힘든 시기였기에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더욱 높을 수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우호적 관계를 지녔던 투자자들이 신한지주의 주식을 매도하고 떠나기도 했다.

이에 신한지주는 투명한 배경 설명과 추후 조치들, 주가 부양에 대한 경영진의 강한 의지를 피력하며 주주들의 마음 돌리기에 나섰다. 반기배당에 이은 선제적 분기배당 정책, 자기주식 소각 등 갖가지 주주환원 정책과 기업가치 제고를 이루면서 점차 외인 투자를 개선시켜나갔다. 최근 들어선 당시 지분을 뺐던 일부 투자자들도 다시 신한지주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지주는 과거 큰 이슈에서 벗어나며 점차 정상화에 이른 데 더해 금리인상기라는 호재를 맞았지만 경기침체 우려라는 악재를 마주하게 됐다. 최근 인플레 장기화에 전세계적으로 경기침체 공포가 드리우며 글로벌 증시가 모두 무너지는 분위기다.

이에 신한지주는 새로운 공략 투자처로 ‘섹터별(금융주) 투자 펀드’들로 재빨리 눈을 돌렸다. 기존에는 상당 부분 지역별(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 펀드에 포함돼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사실상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글로벌 이머징 마켓, 즉 자본시장 부문에서 새로 급성장하는 시장에 속하는 만큼 기관투자자들이 EM 펀드에 투자할 때 투자 대상으로 들어가곤 했다.

하지만 세계 경기침체 리스크에 더더욱 EM 펀드에는 손이 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신한지주는 이에 글로벌 금융주 투자 펀드를 찾는 투자자들을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다. 섹터 펀드들 중에는 글로벌 파이낸셜 등의 이름이 붙는 금융주 펀드들이 존재한다.

또 ESG 펀드 역시 신한지주가 노려볼 법한 영역이다. 신한지주는 금융권 최초로 ESG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ESG 경영에 앞장서 온 곳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2005년 당시 신한은행이 금융업계 최초로 ESG 보고서를 발간한 이후 금융권의 ESG 경영을 선도 중이다. 2015년엔 금융지주사 최초로 그룹 ESG 경영 전반에 대한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ESG 전략위원회’를 설립했다. 조용병 회장 역시 아시아 전역서 아시아 금융사 ESG 경영인의 대표주자로 평가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 상황 자체가 어두워 EM 펀드들이 지금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섹터 펀드나 ESG 펀드들을 가져가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며 “특히 유럽 쪽은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신한지주는 해당 원칙을 중시하는 투자자들 사이 매력도가 높은 투자처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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