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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페타시스, 글로벌 서버용 PCB 시장 재편에 성장 '탄력' [테크기업 밸류 분석]미중무역분쟁 반사수혜로 미국 글로벌 기업 신규 고객사 대거 확보

김혜란 기자공개 2022-06-29 13:03:37

[편집자주]

테크(Tech) 기업은 원재료 가격과 판매단가에 따라 이익 변동 폭이 큰 경우가 많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 테크기업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만큼 밸류에이션도 글로벌 추이에 따라 움직인다. 주가를 밀어 올리는 원동력은 실적이지만, 글로벌 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서 기업의 기존 사업과 신사업 전략 등이 방향성을 잘 맞춰가고 있는지를 투자자들은 평가한다. 더벨은 각 테크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밸류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밸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요인과 변수는 무엇인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8일 08: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중무역분쟁과 4차산업혁명 등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는 많은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로 인해 급격한 시장 재편이 일어나고 있는 산업이 많은데 그중 하나로 인쇄회로기판(PCB) 분야를 빼놓을 수 없다.

PCB 시장은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들의 '탈중국' 흐름 가속화, 일본 기업의 쇠퇴라는 변화의 흐름을 지나고 있다. 시대 흐름이 바뀔 땐 도태되는 곳이 나오는 반면 성장의 기회를 잡는 기업도 분명히 생긴다. 국내 이수그룹의 IT 계열사 이수페타시스가 서버·통신용 PCB 시장 판도 변화 속 '반사수혜'를 톡톡히 누리며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익률 0.4% →10%' 두드러진 수익성 개선세

이수페타시스의 주력 제품은 서버·통신용 메인보드인 고다층 PCB(MLB:Multi Layer Board)다. PCB는 적층으로 고성능을 구현하는데, 18층 이상이면 고다층이라고 한다. 서버나 통신장비에는 고성능 부품인 MLB가 들어간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코리아써키트, 인터플렉스 등 국내에 PCB 사업을 영위하는 곳은 많으나 이들 기업은 주로 반도체 기판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 기판이 아닌 메인보드를 생산하는 기업 중 규모의 경제를 이룬 곳은 국내에서 이수페타시스가 유일하다. 주력 고객사로 일본 노키아와 미국 통신장비업체 시스코(Cisco), IT기업 구글 등이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수페타시스가 작년부터 급격한 변화의 사이클을 타고 있단 점이다. 지난해 연결회계기준 재무제표를 보면 매출은 다소 줄었으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2020년 0.4%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0%(영업이익 469억원)로 뛰어올랐다.
이수페타시스가 생산하는 통신용PCB(위), 서버용PCB(아래) (이수페타시스 홈페이지)

이는 구조조정 효과로 분석된다. 적자 자회사인 이수엑사보드를 정리하고 영업손실을 내던 후난법인이 작년부터 흑자전환하며 사업이 안정궤도에 들어선 영향이다.

자회사 이수엑사보드는 고밀도 회로기판(HDI) 등 모바일용 PCB를 주력으로 생산했는데, 중국의 저가공세에 밀려 막성적자에 시달렸다. 또 2013년 인수한 중국 중저층 PCB 기업 TTL(현 이수페타시스 후난법인)도 상당 기간 고전했다.

자회사의 부진은 전체 사업의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다. 이수페타시스의 지난 5년간 실적 추이를 놓고 보면 2017년(-80억원), 2019년(-230억원)엔 적자를 냈고 2020년엔 5000억원대 매출을 냈음에도 이익이 20억원에 그쳤다. 자회사 이수엑사보드를 해산하면서 지난해 매출이 줄었으나 올해 1분기부터는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1분기 매출은 1405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냈던 2018년(5603억원)의 25%를 달성했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2분기에도 호조를 이어가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580억원, 26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연간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240억원, 1005억원으로 사상 최고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수페타시스 관계자는 "1분기 신규 고객을 유치했고 기존 고객의 수주도 많이 늘었다"며 "이미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많이 늘었는데 앞으로도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가도 실적과 함께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난 3년간 이수페타시스의 주가 흐름은 주춤했으나 작년부터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과 일본 '주춤', 국내 기업엔 성장 가속화 기회

무엇보다 의미 있는 건 모회사의 본업 자체가 의미 있는 성장을 이루고 있단 점이다. 이수페타시스가 공급하는 MLB는 5세대이동통신(5G) 확산, 데이터센터 보급 확대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는 올해 들어 메인보드 수요처인 미국 IT, 반도체 기업을 새 고객사로 유치한 것으로 파악된다.

수주가 이수페타시스에 몰리는 것은 미국 기업의 '탈중국' 현상이 가속화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조달받기가 껄끄러워진 미국 기업들이 국내 부품사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고다층 MLC 생산기술을 갖춘 기업은 제한적이며 주요 플레이어는 중국과 대만, 한국, 일본에 있다. 이 중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 역시 메인 플레이어로서 동력을 잃은 상태다. 고다층 MLB 사업을 영위하던 일본 히타치(Hitachi)와 교세라(Kyocera)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만큼 선택과 집중을 위해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 경쟁사의 철수 역시 이수페타시스에는 호재가 되고 있다.

국내 상황도 이수페타시스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대덕전자와 중국 선난써키트(Shennan Circuits)도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 자원을 중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미국 등 전방고객사들의 부품소싱에 있어 탈중국 니즈가 여전해 이수페타시스에 우호적인 영업 환경은 향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PCB 업체 중에선 이수페타시스 외에 대덕전자도 MLB를 생산하고 있으나 주력은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서버 회사들이 중국에서 PCB를 많이 조달해왔는데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을 배제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며 "그러면서 대만과 국내 이수페타시스에 수주가 몰렸고 이에 따라 실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페타시스 지난 3년간 주가 흐름(네이버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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