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하우시스는 지금]'수익성 개선'에 방점 찍은 자동차소재사업②친환경차 대상 소재 개발 박차...매각 등 지난해 적자폭 줄이기 성공
이호준 기자공개 2022-06-23 07:35:02
[편집자주]
건축자재 업계 1위 LX하우시스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 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도 LX하우시스의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했고, 재무적 상황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LG그룹에서 독립한 LX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야하는 LX하우시스의 현주소는 과연 어디쯤일까. 더벨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LX하우시스의 현재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1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건축자재 업계의 오래된 과제는 '사업 다각화'다. 부동산 경기에 따라 실적이 들쭉날쭉 해지는 건축자재 품목 대신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포트폴리오에 넣고 있을 때 보다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건축자재 업계 1위 LX하우시스도 이 같은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시장 지배력이 큰 만큼 실적에 영향을 주는 외부 환경이 바뀔 경우 영향도 그만큼 더 크게 받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LX하우시스는 자동차소재부품 사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원재료 가격 부담...사업부 매각 가능성은 여전
대표 사업이 건축자재인 LG하우시스는 2000년대부터 회사의 미래를 위해 또 다른 사업 부문을 준비했다. 바로 자동차소재 사업(산업용필름 포함)이다. 건축자재 회사와 자동차소재의 만남은 다소 생소한 조합이었다. LG하우시스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전체 매출 비중의 30%가량을 자동차소재로 채워 왔다.
자동차소재 사업부는 PVC(폴리염화비닐)를 이용한 인조가죽이나 언더커버, 자동차 카시트, 범퍼 등을 생산했다. 하지만 전방 산업이 주춤한 영향을 받아 경량화 소재 시장이 예상보다 더디게 커졌다. 또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차와 기아의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2018년부터 적자의 늪에 빠지기 시작했다.
LG하우시스 시절로 시계를 돌려 보면 자동차소재 사업은 2018년 88억원, 2019년 218억원, 2020년 45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아무리 건축자재에서 매년 700억~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린다고 하더라도 그냥 넘어가기에는 쉽지 않은 숫자다.
통상 실적이 부진하거나 재무 구조가 부실한 사업부는 정리 절차를 밟는 게 보통이다. LG하우시스도 LX그룹으로 소속이 바뀌기 한 달 전 현대비앤지스틸과 사업부 매각 협상을 진행했다. 매각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업계는 가격에 대한 눈높이 차이를 결렬 이유로 내다봤다. 현재 투자은행 업계에서 추정하고 있는 자동차소재 사업부의 가격은 2000억~3000억원 수준이다.
자동차소재의 원재료인 유가·PVC 가격이 올라 올해도 대외적인 상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사업부를 건네 받은 LX하우시스 역시 매각 가능성을 열어 두고는 있다. 다만 '좋은 인수자'가 나타났을 때만 사업을 매각할 것이며 추가로 결정된 사항은 아직까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친환경 자동차 소재 개발...수익성 개선 주력
LX하우시스는 독자 기술로 경량화·친환경 소재를 개발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소재의 경우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완성차 시장을 재편하면서 친환경 원단과 전기차에 적용 가능한 경량화 소재 등이 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LX하우시스가 LTM(경량복합패널)·CFT(연속섬유강화열가소성복합소재)·배터리 구조 부품 등 소재 트렌드와 발맞춘 제품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다. 연비를 높이고 탄소 절감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경량화 소재로 사업을 재편하기 위한 의지다. 또 해당 제품들은 원재료 값 변화의 영향을 덜 받는 독자 기술로 개발이 진행된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LX하우시스는 이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들에 집중하며 적자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여전히 적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지난해 LX하우시스 자동차소재 사업부는 전년보다 355억원 줄어든 영업손실 98억원을 기록했다.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적자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기도 했다. LX하우시스는 최근 슬로바키아 자동차 부품 자회사 c2i의 지분 전량(90%)을 한국카본에 매각했다. 자세한 매각 조건과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눈여겨볼 점은 c2i가 과거 LG하우시스의 자금 약 700억원이 투입될 만큼 기대를 모은 자회사였다는 점이다.
최근 적자폭이 감소하긴 했으나 매년 수십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한 자회사에 대한 LX하우시스의 결정은 '매각'이었다. 지난 2017년 c2i가 LG하우시스에 인수된 이후 흑자를 기록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만큼, 이번 매각으로 전사 차원의 영업이익 개선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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