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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을 움직이는 사람들]조영철 현대제뉴인 사장, 건설기계 시너지 입증 과제③권오갑 회장 경영관리 보좌…재무·지배구조개편 등 구원투수 역할

강용규 기자공개 2022-06-23 07:39:53

[편집자주]

현대중공업그룹은 격변기를 지나고 있다. 바이오와 선박기자재 등 신사업이 추진되는 한편 건설기계부문 통합과 에너지부문의 친환경사업 확대 등 기존 사업군의 변화도 진행 중이다. 정기선 사장 시대를 끌고 갈 새 인물들뿐만 아니라 권오갑 회장 시대를 함께 했던 기존 인물들도 아직 역할이 남아 있다. 더벨은 현대중공업그룹의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0일 16:1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영철 현대제뉴인 겸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 ‘권오갑 회장 시대’를 대표하는 재무와 경영지원 분야 전문가다. 그룹에 변곡점이 있을 때마다 권 회장을 도와 경영관리를 도맡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건설기계사업의 중간지주사체제 구축을 통해 기존 현대건설기계와 새로 인수한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경영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조 사장이 이 작업을 맡아 통합 시너지를 실적으로 입증하는 과제를 안았다.

◇ 조영철 사장, 재무·지배구조개편 등 구원투수 역할

조영철 사장은 1961년생으로 고려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재무나 지배구조 개편작업 등 관리가 필요한 계열사의 구원투수로 등판할 때마다 함께 움직이면서 재무 분야 전문성을 더하는 역할을 했다.

2010년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하자 인수 뒤 통합작업(PMI)을 위해 권 회장이 현대오일뱅크의 대표이사를 맡았을 때 조 사장도 현대오일뱅크 재무부문장으로 이동해 경영 개선작업을 수행했다.

권 회장은 이후 2014년 현대중공업이 2조원대 적자로 경영쇄신을 요구받았을 때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와 그룹기획실장을 맡았다. 당시 그룹기획실 산하에 경영분석 태스크포스팀(TFT)이 꾸려졌는데 태스크포스팀 팀장을 맡았던 인물이 조 사장이다. 조 사장의 지휘 아래 2016년 태스크포스팀에서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이 마련됐다. 조 사장은 이후 현대중공업 CFO로 조선업 불황기의 곳간지기 역할을 수행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 조선업계 최대 라이벌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에 나섰다. 인수에 앞서 현대중공업을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 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하는 작업이 진행됐는데 당시 한국조선해양 초대 대표이사를 권 회장이 맡았다. 조 사장도 한국조선해양 경영지원실장 겸 CFO로 그룹 조선업의 중간지주사체체 전환 작업을 도왔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반대로 최종 무산됐지만 조선업 중간지주사체제 개편의 실익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조 사장은 사업회사 현대중공업의 사내이사를 겸직하면서 상장 로드맵을 설계했다. 현대중공업은 2021년 9월 상장을 통해 친환경 미래선박 개발 및 스마트조선소 전환 투자를 위한 1조8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이처럼 조 사장이 그룹의 굵직한 경영 현안이 있을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수행하면서 권 회장의 신뢰도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2021년 8월 그룹의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시작된 건설기계부문의 사업구조 개편작업을 조 사장에 맡겼다.

조 사장은 2021년 8월 그룹 건설기계 중간지주사 현대제뉴인의 대표이사에 올랐다. 같은 해 10월부터는 인수 뒤 통합작업이 필요한 자회사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 건설기계 통합 시너지 계속될 수 있을까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기계사업 구조 개편은 중간지주사 현대제뉴인을 중심으로 기존 현대건설기계와 새 식구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사업 재편, 사업 노하우 및 영업 네트워크 등의 통합, 중복 투자 줄이기 등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조 사장은 지난해 8월 현대제뉴인의 출범 이후 첫 통합 IR콘퍼런스에서 △현대제뉴인의 현대건설기계 산업차량(지게차)사업 양수 △현대건설기계의 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한 중국·브라질 등 해외 건설기계법인 인수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무상감자·유상증자 등 3개 사업재편안을 내놨다. 이를 2021년 안에 속전속결로 마무리했다.

사업 노하우의 통합도 착착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제뉴인은 앞서 1월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가 강원도 철원에서 진행한 건설장비의 혹한지 테스트를 예시로 들었다.

애초 혹한지 테스트는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2014년 국내 최초로 진행한 것이다. 올해 테스트는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8년 동안 쌓아 온 노하우를 현대건설기계와 공유하면서 진행됐다고 현대제뉴인 측은 설명했다.

남은 것은 이런 사업재편 및 통합의 효과를 실적으로 입증하는 것이다. 조 사장은 2025년 건설기계 3사 합산 매출 10조원, 글로벌 시장점유율 5%를 달성해 현대제뉴인을 건설기계업계 톱5 회사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마련해 뒀다. 일단 통합 첫 해는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의 합산 매출은 2020년 6조4000억원에서 2021년 7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건설기계업계에서는 이런 실적 성장세의 지속 가능성을 놓고 미지수라는 시선이 나온다. 영국 건설기계시장 조사기관 오프하이웨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건설기계 판매대수는 119만2000대로 2020년보다 1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해마다 -5%, -6%, -3%씩 역성장을 보일 것으로도 예상됐다.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건설기계시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억눌렸던 개발투자심리가 일시적으로 살아나며 호조를 보였던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현대제뉴인을 중심으로 한 영업망 공유를 통해 중남미 등 신흥시장을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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