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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현대차그룹의 불문율 'CFO는 사내이사'③15개 주요 계열사 CFO, 모두 이사회 참여···지배구조 개편시 역할 증대

양도웅 기자공개 2022-06-27 07:34:30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더벨이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1일 11: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눈에 띄는 인사 특징 중 하나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로 '꼭' 선임한다는 점이다. 계열사 크기, 임원 직급 등과 무관하게 CFO라면 조직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불문율 아닌 불문율로 해석된다.

자산 78조원(별도기준)으로 규모가 가장 큰 계열사인 현대차의 서강현 부사장도, 현대차 자산의 9분의 1 수준인 이노션의 신승호 상무도 사내이사다. 금융 계열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현대차증권의 김상철 상무도 사내이사다. 비상장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도신규 전무, 현대트랜시스의 이상흔 전무, 현대케피코의 박찬정 전무도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전임 CFO들도 모두 사내이사였다.

CFO가 사내이사라는 건 이사회에서 재무 관련 사항에 대해 직접 전달하는 위치를 넘어 의사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사회를 상대로 재무 관련 사항을 '단순 보고'하는 사내이사 아닌 CFO와는 위상 측면에서 비교하기 어렵다.

한국CFO협회 측은 "CFO가 정식 등기이사로 이사회 구성원이 되면 그 회사는 투명성과 경영 효율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출처=각 사 2022년 1분기 보고서)

현대차그룹에서 CFO가 차지하는 위상이 처음부터 높았던 건 아니다. 현대차를 예로 들면 10년 전 직급 기준으로 사내이사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김충호 사장, 윤갑한 사장 등 총 4명이었다. 김 사장은 영업 및 마케팅, 윤 사장은 생산 부문 전문가였다.

사내이사 가운데 마땅한 재무 분야 전문가가 없었음에도 당시 재경본부장인 이원희 부사장은 미등기임원이었다. 이는 CFO 역할을 생산과 영업 부문을 관리가 아닌 '지원하는 역할' 정도로 국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6년 이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이사회에 참여하기 시작했지만 이는 CEO로서의 참여였다.

이러한 구도는 2020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바뀌었다. 정 명예회장과 이 사장이 이사직을 내려놓은 자리에 CEO인 장재훈 사장과 CFO인 김상현 전무(현 부사장)가 앉으면서, 현대차 이사회에 CFO가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2021년 김 전무 후임인 서강현 부사장도 사내이사로 선임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반면 기아와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다른 계열사에선 이보다 일찍 CFO들이 이사회에 참여해 왔다. 현대차에서 CFO의 이사회 참여가 꼭 늦었다고만 볼 수 없다는 해석도 있다. 앞서 언급했듯 재무 부문에서 꾸준히 승진해 CFO에까지 오른 이 사장이 2016년부터 이사회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출처=현대차 사업보고서)

현대차그룹의 당면 과제 중 하나는 지배구조 개편이다.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정의선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현대엔지니어링과 같은 비상장 계열사들의 '높은 밸류'에 기초한 상장, 계열사들 간의 지분 관계 조정 등의 과정을 밟아야 한다. 이 과정들은 기본적으로 투자자 소통을 요구하기 때문에 CFO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 로봇보스턴다이내믹스 투자 사례처럼 어느 때보다 계열사들이 함께 지분투자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계열사 CFO들 간의 소통이 예년보다 중요해지고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사회에 참여한다는 건 말 그대로 최고 의사결정기구에 참여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권한과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며 "직급이 낮더라도 역할과 위치가 중요하면 사내이사로 선임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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