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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쿼티스퍼스트 포커싱]변동성 큰 한국 시장, 틈새 노린 '델타 헤징' 전략②환매조건부 매수 주식 운용, 이지철 대표 "대주주·기업 유동성 공급"

신상윤 기자공개 2022-06-24 08:02:54

[편집자주]

한국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크다.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한편으론 다양한 참여자들이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글로벌 사모 대출 전문기업 '에쿼티스퍼스트'가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시장을 주목한 까닭이다. 더벨은 한국 자본시장에 발을 넓히고 있는 에쿼티스퍼스트홀딩스코리아를 통해 이들의 전략을 집중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1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사모 대출 전문기업 '에쿼티스퍼스트'가 한국 시장 진출 2년 만에 거래액이 3700억원을 넘어섰다. 기존 금융기관들이 충족시켜주지 못했던 기업 오너들의 현금 유동화 기회를 열어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쿼티스퍼스트는 리스크 분산 등을 위해 '델타 헤징(Delta Hedging)' 전략으로 투자한 주식을 운용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한국 시장에 에쿼티스퍼스트가 진출한 이유란 해석이다.

에쿼티스퍼스트는 2002년 미국의 창업가이자 투자자 '알렉산더 크리스티 주니어(Alexander Christy, Jr.)' 회장이 설립한 글로벌 사모 대출 전문기업이다.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본사를 비롯해 영국 런던, 스페인 마드리드 등 유럽과 한국 및 중국 같은 아시아, 중동 등에 지사를 두고 있다. 올해 5월 말 기준 에쿼티스퍼스트가 대출한 규모는 40억달러(원화 5조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 시장엔 2019년 10월 유한회사 '에쿼티스퍼스트홀딩스코리아(이하 에쿼티스퍼스트)'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법무법인 김앤장 출신의 이지철 대표가 한국지사를 맡고 있으며, 최근까지 3700억원이 넘는 대출 거래가 일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 건수로는 100건에 육박하며, 국내외 상장주식 30개가 포트폴리오로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철 에쿼티스퍼스트 대표는 "지난 20년간 전 세계에서 40억달러가 넘는 거래를 진행하며 '롱 온리 헤지 펀드' 형식의 운용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재무적투자자(FI)"라며 "확고한 오너십을 구축한 기업이나 홀딩스컴퍼니 등의 주식을 환매조건부로 매수해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 주식을 기초로 대주주 혹은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덧붙였다.

환매조건부 담보 대출이란 일반적인 주식담보대출과 유사하다. 다만 주식 소유권이 에쿼티스퍼스트로 넘어간다는 점이 다르다. 계약 당사자는 담보 주식에 대해 인도청구권을 통한 '소유에 준하는 보유'를 하게 된다. 국내에선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을 비롯해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등 유수의 오너일가들이 에쿼티스퍼스트와 거래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주식의 소유권을 넘기는 불리한 조건임에도 에쿼티스퍼스트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에쿼티스퍼스트는 시장성 있는 주식 외 다른 조건을 요구하지 않는 점과 낮은 이자율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이자율은 1.7~3.5% 수준으로 증권사 등 국내 금융기관의 주식담보대출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80% 수준의 담보 유지 의무 비율도 장점이다. 금융기관에선 통상 140% 수준을 요구한다. 즉, 주가가 대출 금액의 80% 이하로 떨어져야 에쿼티스퍼스트는 마진콜(Margin Call) 사유가 발생하는 것이다.

마진콜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 등이 즉각 실행에 옮기는 것과 달리 에쿼티스퍼스트는 5영업일 가량의 유예기간 동안 주식 환수 등의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주식 회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

다만 이런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에쿼티스퍼스트는 델타 헤징 전략으로 투자 주식을 운용한다. 에쿼티스퍼스트는 전문 트레이딩팀을 통해 매수한 포트폴리오 주식을 각종 데이터베이스와 차트 분석 등을 통해 운용하고 있다. 하루 거래량은 전체 주식 거래량의 10% 미만으로 전해진다.

에쿼티스퍼스트의 델타 헤징 전략은 변동성에 의존한다. 이는 에쿼티스퍼스트가 일본이 아닌 한국이나 중국, 홍콩 등 변동성이 큰 아시아 국가들에 진출한 배경과도 궤를 같이한다. 대출 기간 내 운용되는 델타 헤징 전략은 에쿼티스퍼스트 내 트레이딩 전략을 통해 리스크 노출을 줄일 수 있도록 산발적으로 진행된다.

이와 관련 에쿼티스퍼스트는 '차입'한 주식으로 거래하는 '공매도'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일축했다. 특히 일정 기간 뒤 동일한 수량의 주식을 당사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만큼 주가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의 '델타 헤징' 전략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변칙 공매도라는 주장과 달리 에쿼티스퍼스트는 주식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순기능도 있다"며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해를 막기 위해 다른 금융사들과 마찬가지로 델타 헤징 전략을 펴는 것일 뿐 에쿼티스퍼스트도 주가가 올라야 하는 대주주 등과 이해관계가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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