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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투자 포캐스트]'실패한 확장' 서연탑메탈, 자산 팔아 빚 갚았다①'만성적자' 멕시코법인 청산, 2년간 다운사이징 주력…둔화된 이자보상배율도 회복세

황선중 기자공개 2022-07-07 07:59:56

[편집자주]

투자는 성장을 향한 씨앗이다. 씨앗을 뿌려야 과실을 거두는 것처럼 투자의 끈을 놓지 않는 기업만이 성장이라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반대로 내일을 위한 투자가 멈춘 기업은 점점 뒤처질 수밖에 없다. 기업의 투자전략이 중요한 이유다. 더벨은 대표적인 투자 지표인 투자활동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주요 상장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1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서연탑메탈'은 최근 투자 대신 엑시트(Exit·자금회수)에 주력하고 있다. 유형자산을 대거 처분하며 현금을 만들고, 현금은 차입금 상환에 쓰고 있다. 그전까지 차입금을 일으키면서까지 투자에 힘쓰던 모습과 대비된다. 신사업이던 자동차내장재 사업 실패가 투자전략에 변화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연탑메탈의 투자활동 포인트는 '유형자산 처분'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투자활동현금흐름은 플러스(+) 133억원이었는데, 대부분은 유형자산 처분에 따른 현금 유입액이었다. 서연탑메탈은 지난해 유형자산 취득에 3억원을 투자한 반면, 유형자산 처분으로 121억원을 회수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의 투자활동 과정에서 유입되고 유출된 현금의 양을 나타내는 지표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이 플러스 수치를 보인다는 것은 유·무형자산 처분에 따른 현금 유입액(+)이 투자에 따른 현금 유출액(-)보다 크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투자활동에는 자산을 매입하는 행위와 처분하는 행위가 모두 포함된다.


눈에 띄는 점은 서연탑메탈이 그동안은 유형자산 투자에 힘써왔다는 점이다. 2015년에는 유형자산 취득에만 무려 369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자본총계의 44.4%에 달하는 규모였다. 2014년 12월 멕시코 현지에 자동차내장재 생산법인을 설립했는데, 원활한 공장 가동을 위해 생산설비 규모를 대폭 확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투자 마중물은 차입금을 일으켜 마련했다. 2014년 말 총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차입금+장기차입금)은 180억원이었지만, 멕시코법인 설립 이후 본격적으로 유형자산 투자가 이뤄지면서 2015년 636억원으로 252.8% 증가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 865억원으로 더 불어났다. 같은해 자본총계(778억원)을 상회하는 규모였다.

문제는 멕시코법인의 실적 부진이다. 멕시코법인은 2016년 3월 현지 생산공장까지 준공했지만, 지난해까지 줄곧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 1월 당선된 도널드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화근이 됐다. 미국이 멕시코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크게 올리면서 서연탑메탈의 멕시코법인도 타격을 입었다는 설명이다.

차입금 부담도 커졌다. 서연탑메탈의 단기차입금 의존도(단기차입금/자산총계)는 멕시코법인 설립 전인 2013년 말 3.7%로 안정권이었다. 하지만 멕시코법인 설립 이후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2019년 말 25.9%까지 치솟았다. 전체 자산의 4분의 1 이상이 단기차입금이었다는 뜻이다.

현금창출력마저 둔화했다. 멕시코법인의 본격적인 제품생산이 이뤄진 2016년 오히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92억원으로 순유출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이자비용/영업이익)은 2018년 -0.47배까지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3배 이하면 위험권으로 분류한다.


결국 서연탑메탈은 2020년 6월 멕시코법인 생산 중단 결정을 내렸다. 설립 5년 7개월 만이었다. 생산중단 전인 2019년 연간 매출은 237억원, 당기순손실은 42억원이었다. 지난해 12월 보유 지분(99.9%)을 모두 처분했다. 멕시코법인에만 300억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지난해 자본잠식 상태였던 만큼 회수금액은 사실상 전무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멕시코법인 생산공장에 구비된 생산설비는 대부분 매각해 현금화했다. 최근 2년 투자활동현금흐름상 유형자산 처분에 따른 현금 유입이 눈에 띄게 늘어난 이유다. 2019년 유형자산 처분에 따른 현금 유입액은 5억원이었지만, 생산 중단 결정이 내려진 2020년에는 유형자산 처분으로 무려 142억원을 회수했다.

다행히 현재는 차입금 부담이 다소 완화한 상태다. 최근 2년 동안 멕시코법인 생산설비 매각으로 유입된 현금 대부분을 차입금 상환에 투입한 덕분이다. 총차입금 규모는 2019년 말 591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97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 의존도는 25.9%에서 12.6%로, 이자보상배율은 2.82배에서 15.07배로 각각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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