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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삼성SDI 사장, 흔들리지 않는 '질적 성장' 의지 유럽출장 후 첫 공식 메시지…전고체·원형배터리 사업 강조도 눈길

김혜란 기자공개 2022-07-06 08:18:20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4일 11: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커지는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수익성 우위 질적 성장'을 재차 강조했다. 경쟁사들이 확장경영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삼성SDI는 기술 경쟁력을 바탕에 둔 '질적 성장'을 내세우며 마이웨이를 걸어왔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박12일 유럽 출장 이후 노선이 수정되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었다. 하지만 최 사장이 유럽 출장을 다녀온 후 기존과 비슷한 공식 메시지를 내놓았다.

특히 최 사장이 현재 진행 중인 스텔란티스와의 미국 합작공장(리튬이온배터리 생산) 외에도 대용량 원형배터리와 전고체를 '수익성 우위 질적성장'을 이끌 동력으로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 신사업 대용량 원형 배터리와 차세대 기술 전고체 배터리 부문에서도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내세워 경쟁사를 압도하겠단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성 우위 질적 성장경영 방침 이어간다

4일 삼성SDI에 따르면 최 사장은 최근 '52주년 창립기념일'을 맞아 기념사를 통해 "(대용량 원형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조기 양산을 통해 차세대 제품 시장을 선점해 수익성 우위 질적 성장을 이뤄나가자"고 임직원들에게 밝혔다. 최 사장이 지난해 말 취임 직후 내놓았던 기존 경영 방침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다만 삼성SDI는 최 사장이 올 초 강조했던 '초격차 기술경쟁력', '최고의 품질',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이 더욱 중요해졌고 보다 속도감있게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삼성SDI는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한 와중에도 경쟁사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과 달리 확장 전략을 지양하고 기술적 차별화와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진행해 왔다.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늘리고 내부 손익목표에 맞는 수주만 맡아 수익성 허들을 지키는 식이었다.

일각에선 최근 유럽 출장을 기점으로 삼성SDI가 기존의 보수적 투자 기조를 전환해 공격적 투자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최근 이 부회장의 유럽 출장에 최 사장이 함께하고 이 부회장이 삼성SDI의 헝가리 공장과 고객사 BMW를 방문한 점을 근거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힘을 실어줄 거란 전망이었다.

그러나 출장 이후 나온 삼성SDI 최고경영자(CEO) 첫 공식 메시지를 보면 기존 경영 기조 전환을 시사하는 발언은 없었다. 오히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글로벌 공급망 변화 등 대외 변수를 언급하고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춰야만 위기에 대처해 나갈 수 있단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세계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기로 한 원통형 배터리 단독공장 투자 계획을 재검토키로하는 등 기존 공격적 투자에 나섰던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도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영 불확실성이 큰 시기엔 보수적 재무전략을 유지한다는 게 삼성의 전자계열사 전반에 흐르는 경영 기조다. 기조 전환을 이루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얘기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지난 1일 기흥사업장에서 열린 '52주년 창립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발표하는 모습.

◇차세대 원통형·전고체 배터리 강조한 배경은

특히 현재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뿐만 아니라 미래에나 상용화될 것으로 점쳐지는 전고체와 신사업 부문인 대용량 원형배터리 조기 양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눈에 띈다. 삼성SDI 특유의 '초격차 기술전략'을 재차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중대형(대용량) 원통형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기로 하고 충남 천안공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 중이다. 통상적으로 대용량은 지름 46밀리미터(mm) 이상을 말한다. 삼성SDI는 기존에도 리비안이나 볼보 등에 기존 '2170 원통형 배터리'(지름 21mm·높이 70mm) 를 공급해왔으나 테슬라나 BMW 등이 요구하는 지름 46mm, 높이 80mm 전후의 중대형(대용량) 배터리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주력은 각형배터리였으나 완성차 업체들의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배터리 모양 다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이 역시 공격적인 확장 전략의 일환이라기보다 신사업에서 기술적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내세워 추가 성장의 기회를 찾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전고체의 경우 삼성SDI가 국내 3사 중 개발 속도가 가장 앞서 있으며 현재 파일럿 라인까지 구축한 상태다. 전고체는 현재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에 적용되는 액체 형태 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온도 변화나 외부 충격에 따른 화재·폭발 위험성이 있는 액체 전해질의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제품이다. 먼 미래의 일이긴 하나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의 판을 흔들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NH투자증권은 삼성SDI의 올해 생산능력(캐파)이 85기가와트시(Gwh, 원형 30Gwh+중대형각형 55Gwh)에서 2024년 141Gwh(원형 51Gwh+중대형각형 90Gwh)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캐파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2025년까지 각각 520Gwh, 220GWh(2030년까지 500GWh) 규모의 캐파를 갖춘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다만 역시 수익성에선 확실한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삼성SDI 6.5%, CATL 6%, LG에너지솔루션 4.2%로 삼성SDI가 가장 우월할 전망"이라며 "고수익은 젠(Gen)5 배터리 비중 확대, 원형 전지의 앞선 기술력 기반 고출력 제품의 시장 지배력, 생산거점별 라인 최적화 및 높은 가동률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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