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파이낸스

인터넷은행 대세된 6개월 적금…40년 규제가 족쇄 카뱅 '26주적금'·토뱅 '키워봐요 적금'…MZ세대용 초단기 적금은 출시 불가

한희연 기자공개 2022-07-06 08:17:33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4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토스뱅크가 '키워봐요 적금'을 출시했다. 가입시 동물의 알이 지급돼 매주 자동이체시마다 알에서 부화한 동물을 키우는 콘셉트다. 이 상품의 만기는 6개월이다. 앞서 2018년 카카오뱅크도 '26주 적금'을 출시해 여러 파트너사와 제휴하며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보통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 상품의 경우 일반적인 만기는 1년이다. 이자율도 연 단위로 환산돼 비교대상이 되곤 한다.

인터넷은행들이 주력하는 적금은 6개월 만기 상품이다. 사실 이보다 더 짧은 적금 개발도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은행 규제가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의 금리까지 지정해주던 시절 만들어진 규제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지난달 14일 '키워봐요 적금'을 출시했다. 토스뱅크의 첫 정기적금 상품이다.

'키워봐요 적금'은 가입시 동물의 알을 지급한다. 다음 날 알이 부화되면서 동물을 확인할 수 있는데 유령, 거북이, 문어, 망아지 네 종으로 랜덤 지급된다. 6개월 동안 매주 자동이체 시 열 단계에 거쳐 자라며 최종 만기 시 ‘전설의 동물’로 진화한다. 이후 적금 만기 해지 시 연 3% 금리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가상의 동물을 키우는 '재미'의 요소를 결합, 젊은 층의 호응을 유도하기 위한 상품인 셈이다. 토스뱅크는 출범과 동시에 최대 1억원까지 연 2% 금리 혜택을 주는 수시입출금 통장을 내놨다. 여기에 더해 목돈 모으기 상품으로 '키워봐요 적금'을 출시하며 타깃 고객층의 흥미를 이끌어내려 노력하는 모습이다. '키워봐요 적금'의 만기는 6개월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8년 '26주 적금'을 내놨고 이는 히트 상품으로 이미 자리매김했다. 26주 적금은 1000원~1만원 안에서 하나를 첫 주 납입액으로 선택, 매주 그 금액만큼 증액해 저축하는 소액 단기 적금 상품이다. 가입할 때 라이언·어피치·춘식이 등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선택하게 된다. 매주 돈을 납입할 때마다 캐릭터가 하나씩 늘어나 역시 MZ세대의 흥미 유발을 도모했다.

카카오뱅크는 26주적금을 기반으로 유통, 콘텐츠 플랫폼 등 다양한 제휴사와 파트너적금을 출시해오고 있다. 일정 적금 회차 납입을 성공할 경우 파트너사의 쿠폰·캐시백 등의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저축을 하면서 동시에 소비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가장 최근에는 '오늘의집'과 제휴한 '26주 적금 with 오늘의집'을 내놨다. 오늘의집 모바일 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 혜택을 담은 상품이다. 앞서 2020년 이마트를 시작으로 마켓컬리, 해피포인트, 카카오페이지 등과 파트너 적금을 출시해 인기몰이를 했다.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 등이 기존 시중은행들과 달리 만기 6개월 적금에 주력하는 이유는 적금시장에서 기존 시중은행들이 주력하지 않았던 블루오션을 찾기 위함이다. 주로 MZ세대 등 젊은 층을 타깃하고 있는데 이들의 생활패턴이나 사고방식 등을 감안, 단기간에 목돈을 모을 수 있는 상품이 고객군 확보 등에서 유리하다고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전 세대에게 '목돈 마련'은 주택이나 차 구매라든지 중장기 미래의 특정시점에 목돈이 갑자기 필요할 경우를 대비한 측면이 컸다. 따라서 적금만기는 주로 1년 이상이었으며 3년, 5년 등 장기 적금도 많았다.

하지만 MZ세대들의 경우 여행이나 전자기계 구매 등 단기간 목표 달성을 위한 자금 축적 니즈가 상당하다. 예를 들어 학기중 아르바이트 등으로 돈을 모아 이를 방학중 여행자금으로 쓰는 등 1년미만의 자금축적 수요가 많다. 이들의 니즈를 맞춘 만기 상품을 내놓고 가상의 동물 키우기나 캐릭터 증가 등의 '재미'요소를 더할 경우 구미를 끌어 당겨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키워봐요 적금'은 출시 3일만에 10만좌를 돌파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26주 적금' 중 지난해 말 출시한 'with 카카오페이지'는 출시 당일 14시간만에 10만명이 가입했으며 2주간 총 60만좌가 개설됐다.

인터넷은행들은 젊은 층의 니즈가 6개월보다 더 짧은 만기의 적금상품에도 존재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3개월 단위, 5개월 단위 등 자금 니즈에 따라 초단기 적금을 원하는 소비자 층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까지 출시되는 단기 적금상품 만기의 최소기준은 6개월까지였다. 26주 적금도 사실 1년이 52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인 26주를 설정, 상품을 내놓은 셈이다.

국내 규정 상 출시할 수 있는 최소만기 적금은 6개월로 명문화돼 있다. 한국은행 '금융기관 여수신이율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제3조 수신의 기타조건'에서 만기나 가입대상 등 금융기관 수신의 기타조건을 정해두고 있다.

이중 정기적금의 경우 만기 6개월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명시돼 있다. 이 법규는 1984년에 제정돼 2003년 마지막으로 개정됐다. 이 규정이 제정될 당시는 개별 은행의 대출금리 수준을 한국은행이 정해주던 시대였다.

시간이 흘러 디지털금융 등이 발달하고 소비자의 니즈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수신의 만기 규정은 아직 몇십전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따라서 최근 상황에 맞게 규정의 세부적인 부분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일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기관 여수신이율 등에 관한 규정'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한희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