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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기관' LH, 부채비율 관리 '딜레마' 차입금·사업비 등 감축과 새 정부 주택공급 확대 정책 '상충'

성상우 기자공개 2022-07-05 08:03:01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4일 16: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예상됐던 대로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된 가운데 그 발화점이 된 '재무구조' 개선을 이루기는 만만찮을 전망이다. 수익성 측면에선 최근 수년간 꾸준한 개선을 이뤄왔음에도 200%를 넘는 부채비율이 발목을 잡았는데 문제는 이익을 남겨주는 수익 사업만 집중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새 정부가 천명한 임대주택 공급량이 상당한 수준이다. 공공사업의 비중을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LH가 재무위험기관을 벗어기 위한 최대 과제다.

기획재정부가 산하 위험기관을 지정하며 LH를 택한 건 1년여전 불거진 투기 사태 등 '정성평가'에 따른 문제로만 볼 수 없다. LH 경우 재무구조상 약점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 부채다.

과거부터 거슬러 올라와 보면 중장기적으론 부채 규모가 우하향 흐름에 오랫동안 있었다. 다만 최근 1~2년만 놓고 보면 반짝 개선됐던 흐름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게 눈에 띈다.

이런 가운데 금리 인상 시기가 시작됐다. 금리 인상 등 대외 요인이 악화될 경우 LH는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재무 구조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최대 리스크 요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수치가 200%를 넘는다. LH는 지난 2016년 342% 수준이던 부채비율을 지난해 221%까지 낮췄다. 5년간 매년 20~30%포인트씩 낮춰왔지만 200% 아래로 떨어뜨리진 못했다. 정부가 재무위험기관 선정의 핵심 기준으로 내세웠던 '부채비율 200%'의 벽을 넘지 못한 셈이다.

사실 LH의 사업 구조 및 재무 지표 전반을 보면 수익성 측면에선 큰 문제가 없다. 매출과 이익 수준만 보면 전체 공기업 중 최상위권이다. 지난해에는 27조원대 매출과 5조원대 영업이익으로 공사 통합 이후 최대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지난 5년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처음 20% 선을 넘었고 순이익률도 15%를 넘어섰다.

LH 사옥

문제는 부채의 구성비다. 전체 부채 중 금융부채 규모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공사 통합 이후 120조원까지 늘어났던 금융부채는 2010년대 중반들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93조원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2년전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금액으로는 지난해 4년만에 다시 100조원을 넘어섰고 전체 대비 비중 역시 한때 73%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75%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기금융 부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사는 이유다. 장기차입금과 달리 1년 내에 이자 부담을 크게 가중시킬 수 있는 요소다. 대규모 혈세가 추가 투입돼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2020년 16조원까지 떨어졌던 단기금융 부채는 지난해 다시 20조원을 넘어섰다. 금융부채 중 단기금융부채 비중 역시 19%를 넘으면서 2년만에 다시 20%선을 위협하고 있다.

이자부담도 같이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이자부담부채는 75조2215억원으로 연간 1902억원의 이자비용이 발생했다. 매월 158억원의 이자를 낸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2025년 LH의 부채규모를 193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 경우 월 이자 부담은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비용 구조도 재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LH의 총 지출액 추이를 보면 2020년부터 본격 반등세로 돌아섰다. 2019년까지 30조원대였던 지출이 이듬해 40조원을 넘더니 지난해말 기준으론 49조9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예산안 기준으론 56조원의 지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세부 지출 내역을 보면 경상운영비와 사업비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정부 기조에 따라 주택 공급 사업이 확대되면서 사업비 및 운영비도 자동적으로 늘어났다. 예산안 기준으론 지난해 각각 23조원, 4000억원 규모였던 사업비와 경상운영비는 올해 33조원, 3300억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LH로선 억울한 측면이 있다. LH의 부채 규모 및 비율 상승은 대규모 임대주택 공급과 토지 보상 작업에 따라 불가피하게 높아지는 수치다. 해당 사업이 필연적으로 손실과 부채를 수반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임대주택의 호당 발생부채는 평균 1억5000여만원이다. 연도별 부채증감을 보면 임대주택 운영손실액은 금융부채 다음으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임대주택사업을 확대에 따라 부채도 함께 늘어났다.

대규모 토지 보상금을 지급하고 수년 후 회수하는 '선투자·후회수' 구조도 금융부채를 늘리는 요인이 됐다. 정부의 신도시 정책에 따라 보상급 지급이 늘었는데 자금회수까지 기간이 길게는 10년 이상 소요되다보니 금융부채를 떠안을 수 밖에 없었다. 매년 사업과 투자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차입금과 매입채무를 늘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경상운영비와 사업비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사업 환경을 보면 새 정부의 적극적인 주택 공급 확대 의지로 공공사업 규모를 줄이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재무위험기관 딱지를 떼려면 사업비와 부채비율은 이전보다 획기적으로 줄여야한다. 재무지표 개선과 공공사업 확대라는 양립이 어려운 평가지표를 놓고 LH의 고심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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