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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색깔있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thebell note]

서하나 기자공개 2022-07-25 08:14:19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2일 08: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플레이션 시대 생존법이 화두다.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은 더 이상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과거와 같은 소비 패턴을 유지해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 의식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생존법은 다양하다. 선물 받은 기프티콘을 내다 팔거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아이디를 시간 단위로 빌려 쓰는 방법이 등장했다. 택시 대신 걷기나 중고 거래를 이용하는 전통적인 방식도 있다.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을 응용하면 외식 횟수를 절반으로 줄여도 만족도는 절반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기상천외한 논리도 눈길을 끈다. MZ세대 사이에선 이런 방법을 통해 비용을 얼마나 절감했는지 자랑하는 일마저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사모펀드(PEF) 업계도 생존을 위한 고민을 시작했다. 아무래도 자금 조달이 가장 큰 이슈다. 기관투자자(LP)들은 보수적인 투자 기조로 돌아서고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 출자 규모를 줄이거나 중대형 하우스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뚜렷하다. 앓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모든 하우스가 혹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LP 콘테스트에서 연승을 거듭하고 있는 하우스도 있다. 일찌감치 우수 운용사 타이틀을 따내 출자를 확약 받은 하우스도 눈에 띈다.

한 LP 관계자는 최근 운용사 출자 결과와 관련해 "색깔이 뚜렷하잖아요, 그 하우스는. 앞으론 색깔이 뚜렷한 하우스만 살아남을 겁니다"라는 대답을 들려줬다.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Only Lovers Left Alive)'는 영화 제목처럼 오직 색깔있는 이들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온 것일까.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산업은행·수출입은행·농협중앙회 등 굵직한 LP로부터 연이어 출자를 확약받았다. 국내·외 성장 여력이 있는 기업을 발굴하고 빠르게 투자하는 전략으로 뚜렷한 색깔을 입증했다.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업체나 물류, 콘텐츠, 건강기능식품, 중고거래 플랫폼 등 다양한 산업에서 성장 여력이 있는 기업들을 발굴했다.

유니슨캐피탈은 일찌감치 국내 LP들의 맏형격인 국민연금으로부터 '우수운용사' 타이틀을 따냈다. 투자금을 소진하기까지 하나의 펀드만을 운용하는 원펀드(One Fund)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호 블라인드펀드는 소비재·건강기능식품·서비스 분야 1위 기업을 타깃으로 삼아 여성용 구두 쇼핑몰, 치과 의료용 장비, F&B 브랜드 등 다양한 기업에 투자했다.

설립 이후 첫 블라인드펀드 결성에 나서는 한 운용사 대표는 지금 상황을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이제껏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수준'이라고 비유했다. 최근 한 LP 팀장은 소비 수준이 높은 MZ세대를 공략하는 강소기업, 현금창출 능력이 뛰어난 기업을 선호한다는 뚜렷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어려운 상황이 오히려 가야할 길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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