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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를 움직이는 사람들]'금융 본질' 강조하는 서호성 행장의 정공법①'케이뱅크웨이' 제시…'완전한 오픈형' 플랫폼으로의 길 '순항중'

김현정 기자공개 2022-08-01 08:06:24

[편집자주]

인터넷전문은행 발(發) 금융 빅뱅을 시작한 케이뱅크는 수차례 위기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예대 비즈니스 본궤도 안착, 외형성장,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등은 차별화된 노력으로 빚은 케이뱅크만의 성과였다. 올해는 증시 입성이라는 다음 목표를 앞두고 있다. 더벨은 ‘금융의 본질’이라는 핵심가치 위에 ‘혁신’과 ‘도전’을 쌓아온 케이뱅크의 주요 인물 면면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5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7월 개점휴업 상태였던 케이뱅크를 살리기 위해 BC카드가 모회사인 KT를 대신해 최대주주로 나섰다. 수년 간 걸림돌이었던 지배구조를 정리하고 동시에 수천억원의 자금을 수혈하는 등 케이뱅크의 퀀텀점프를 위한 액션플랜이 한꺼번에 가동된 중요한 시기였다. 그리고 마지막 퍼즐은 바로 서호성 행장(사진)이었다.

서 행장이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후 1년 반 만에 케이뱅크는 예비 상장사로 우뚝 섰다. 그간 케이뱅크 성장스토리를 관통하는 흐름은 ‘본질에의 충실’으로 요약된다. 예대마진으로 안정적 손익을 확보하는 것을 가장 우선시했고, 그 발판 아래 시장의 기대에 맞는 플랫폼 사업을 확장시켜 나갔다. 이는 타 인터넷은행과 차별된 ‘케이뱅크웨이’의 출발점이다.

기본이 흔들리지 않는 은행으로 성장시켰다는 점에서 서 행장은 케이뱅크가 상장 이후에도 변치 않는 기업가치를 이어나갈 것으로 확신한다.

◇현대카드M 마케팅·GE 제휴 이끈 주역...마케팅·전략 금융전문가 활약상 재조명

“서호성 후보자는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풍부한 경험을 갖췄고, 기업가치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마케팅 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다(이하 중략) 투자 유치 및 M&A 능력에 글로벌 감각까지 갖춰 케이뱅크의 다음 선장의 적임자라고 판단한다”

2021년 1월 15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서 행장을 케이뱅크 3대 은행장으로 선임하면서 내렸던 평이다. '비(非) KT' 출신 인사에 현대차 계열 금융사와 컨설팅사를 오가며 마케팅과 전략을 담당한 탄탄한 커리어는 당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서 행장은 케이뱅크 변화의 신호탄처럼 여겨졌다.

1966년생인 서 행장은 1992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98년 카네기멜론대학교 대학원 MBA 졸업 등 금융 엘리트 코스를 거치며 금융 관련 지식 전반을 쌓았다. MBA 졸업 이후 베인앤컴퍼니에 입사해 컨설턴트로 실무를 쌓았다. 이때 인연으로 2002년 37세 젊은 나이에 당시 막 출범한 현대카드의 전략기획실장(이사)으로 합류하며 본격적인 금융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서 행장이 현대카드에 합류한 시기는 카드대란이 본격화되며 카드사들의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되던 때였다. 신용카드업계가 극도의 침체에 빠졌던 당시 서 행장은 적극적인 마케팅, 대형 제휴 등으로 현대카드의 흑자전환을 이끌어냈다. 현대카드 하면 바로 떠오르는 ‘현대카드M’과 ‘더 블랙’ 광고 등은 그가 이사로 재직했을 당시 결과물들이다. 제너럴일렉트릭(GE)과의 합작사업 역시 컨설턴트 출신인 서 행장의 손을 거친 커다란 성과였다.

서 행장은 출범 초기 현대카드를 성공적으로 정비한 성과를 인정받아 이후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출범 때마다 초기 조직을 다지는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2008년 현대차그룹의 신흥증권 인수, 2008년 녹십자생명 인수 때마다 각각 HMC투자증권(현 현대차증권)과 현대라이프생명(현 푸본현대생명)으로 건너가 조직 안착에 기여했다.

이 같은 경험은 그가 케이뱅크 경영 정상화의 키를 잡은 지 일 년도 채 지나지 않아 흑자전환의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었던 자양분이 됐다.

2015년에는 한국타이어로 영입됐다. 당시 한국타이어가 공격적인 해외 진출을 계획한 가운데 서 행장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줄 적임자로 평가됐다. 2020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총괄 부사장에 올랐고 2021년 초부터 케이뱅크로 적을 옮겨 인연을 시작했다.

◇'살아있는 은행이어야 한다'...서호성 스타일 '조직쇄신', 수평적·효율적·강한 추진력

서 행장이 케이뱅크에 부임했을 당시 케이뱅크는 막 깨어난 상태였지만 오랜 영업 중단으로 ‘일할 준비’가 잘 돼있지 않았다. 살아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서 행장은 조직쇄신부터 나섰다.

취임 이후 모든 호칭을 ‘님’으로 통일해 수평적 문화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서 행장은 직원들로부터 ‘호성님’이라 불리고, 서 행장이 직원들을 부를 때도 마찬가지로 이름에 님을 붙여 대한다. 사방이 트인 사무실에 수시로 직원 자리로 찾아가 직접 애로사항을 듣는다. 분기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콤파스미팅(Compass meeting)’은 서 행장의 오픈형 경영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장이다. 콤파스미팅은 신입사원부터 CEO까지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자리다.

서 행장은 여러 아이디어를 내고 발 빠르게 결론을 내는 신속한 판단과 강한 추진력을 중시한다. 중요한 사안이 생기면 바로 직원부터 임원까지 한 자리에 불러 모아 회의를 개최, 그 자리에서 결론을 내고야 만다.

케이뱅크의 신상품 출시 속도를 보면 서 행장의 추진력을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전세대출, 11월 금리보장서비스, 12월 챌린지박스, 올 4월 사장님대출, 6월 기분통장 등 은행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상품을 출시했다.

최근 그 어느 은행보다 대출금리를 발 빠르게 조정한 곳도 케이뱅크였다. 취약계층 보호 및 은행의 공공성이 강조되는 최근 시장 분위기에 발맞춘 행보다. 케이뱅크는 6월 중순 신속한 의사결정에 따라 전세대출과 아파트담보대출 금리인하를 시행했다. 6월 2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를 지적했는데 이미 이에 앞서 대출금리를 낮춘 셈이다.

서 행장은 효율성을 중시하는 리더기도 하다. 매주 진행되는 케이뱅크 경영회의에서는 엑셀파일로 주간 성과가 공유된다. ‘숫자로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분석해 최대한 심플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한다’는 서 행장의 업무처리 방식으로 케이뱅크는 군더더기 없이 강한 은행으로 성장 중이다.


◇'본질이 우선' 케이뱅크웨이 차별점...IPO 앞둔 NDR서 시장 신뢰 '확인'

“인터넷전문은행의 혁신은 은행의 본질에 충실할 때만 의미있다.”

이는 서 행장의 철학이자 IT기술에 방점을 둔 다른 인터넷은행과의 차별 포인트다. 타 경쟁사들은 금융사가 아닌 IT기반 회사라고 정체성을 설명하거나, 은행업보다 개발에 더 중점을 둔다고 강조하지만 서 행장은 IT기술이 결코 금융의 본질 앞에 설 수 없다고 말한다. 서 행장의 ‘정공법’은 곧 ‘케이뱅크웨이’로 자리잡아 있다.

유리한 비용구조를 온전히 낮은 금리로 돌려 고객 혜택을 최대화하고 예대마진으로 안정적 손익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제1의 과제였다. 혁신 기술을 통한 고객 편의성은 케이뱅크 외형성장을 거들었다. 이런 발판들이 마련되고 난 뒤 시장의 기대에 맞는 플랫폼사업을 확장해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본격적으로 진행해 나갔다.

그의 전략은 통했다. 케이뱅크는 작년 225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한 데 이어 올해는 1분기까지 지난해 연간 이익 규모를 뛰어넘는 24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올 1분기 은행의 기본을 나타내는 지표인 이자이익은 824억원으로 안정 궤도에 안착했다.

서 행장은 IPO를 위한 투자설명회(NDR)에서 그의 전략이 시장에 공감받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는 올 5월 APEC 지역을 대상으로 NDR을 개최해 총 42번의 대면 비대면 회의를 직접 주재했고, 70곳의 투자자들과 미팅을 가졌다. 예대마진 수익 구조 구축 후 플랫폼사업을 통해 비이자수익을 확대한다는 그의 전략에 투자자들은 강한 신뢰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으로서의 기본을 갖춘 이후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금융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케이뱅크의 다음 목표다.”

서 행장의 디지털금융플랫폼은 특정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는 ‘완전한 오픈형’을 지향한다. 케이뱅크 앱에서 직접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제공하는 동시에 다양한 업권의 선도사업자에 ‘BaaS(Bangking as a Service:서비스형 은행)’를 제공한다. 또 다른 플랫폼을 통해서도 케이뱅크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옵션이 모두 가능한 것이 오픈형(열린) 구조다.

오픈형 비즈니스는 현재도 꽤 구현돼있지만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앱 내 여수신 상품들 외 아파트담보대출, 오토론,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추가로 출시해 상품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BaaS로서의 경쟁력은 이미 수차례 입증됐다. 업비트 입출금계좌 서비스, 제2금융권 연계대출 서비스, 증권사 제휴계좌 서비스 등 다양한 외부기관과의 금융 시너지 창출을 통해 은행서비스의 무한한 확장성을 보여줬다.

시장 지배력을 갖춘 플랫폼을 케이뱅크의 경쟁력 있는 상품의 판매 채널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카카오페이 대출상품 중개 서비스에 케이뱅크 신용대출과 전세대출, 청년 전세대출을 포함시켰다. MZ세대 취향에 맞춰 롯데카드와 ‘케이뱅크 롯데카드’를 출시한 것도 대표적 사례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서 행장의 지휘 아래 기본을 갖춘 은행으로 성장했고 ‘오픈형 서비스’라는 컨셉으로 비즈니스를 확장 중”이라며 “서 행장은 평소 ‘케이뱅크는 살아 움직이는 은행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탄탄한 기반 위에 얹어진 '역동적 자생성'은 케이뱅크의 가치를 높이는 재료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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