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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 식품사 열전]농심, 'HMMA' 공법 살려 프리미엄 시장 겨냥한끼 식사용 제품 카테고리 확대, 포리스트키친 도전 성공

문누리 기자공개 2022-07-29 08:03:04

[편집자주]

친환경과 건강, 동물복지 등을 이유로 고기를 멀리하고 대체육을 구매하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대체식품으로 물밀듯이 몰려드는 잠재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의 경우 대체육시장이 전세계 10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연간 5.4% 수준으로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가정간편식과 레스토랑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인 식품업체들의 사업 현황과 주요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7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심은 대체육의 부위별 맛과 질감을 살리는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HMMA) 공법에 주목했다. 일반적인 대체육이 세밀한 고기맛을 표현하기 어려운 점에 착안해 HMMA 공법을 자체 개발하면서 다양한 맛의 제품 라인업을 늘렸다.

기존엔 너비아니, 떡갈비 등 반찬류에 집중했던 카테고리도 한끼 식사용 제품군으로 확대한다. 특히 프리미엄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키친'을 통해 자체 대체육 가공 기술에 대해 고급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브랜드 '베지가든' 론칭, 반찬류·한끼용 제품 확대

농심은 2017년 시제품 개발을 시작으로 채식 커뮤니티나 서울 유명 채식식당 셰프들과의 모니터링을 거쳐 대체육 메뉴를 개발했다. 이후 소비자 평가도 반영하면서 제품의 맛과 품질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최종 결과물인 비건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을 지난해 초 론칭했다. 농심 연구소와 농심그룹 계열사 태경농산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브랜드다. 농심그룹 식품연구소 유홍훈 상무(식재개발실장)가 베지가든 대체육 소재 연구부터 생산공정 기술 및 상품개발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농심은 짜파게티 등 기존 스테디셀러에 들어가는 완자에 식물 성분을 활용하면서 대체육 시장에 빠르게 적응했다. 예컨대 라면 수프에 육류 없이도 다양한 액상 기술로 깊은 국물맛을 내는 방식 등이다.

베지가든 제품라인업.

특히 농심이 자체 개발한 HMMA 공법을 거치면 부드러운 닭다리살, 퍽퍽한 닭가슴살 등 부위별 질감까지 표현 가능하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 종류별 맛과 향을 다르게 낼 수도 있다.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 육즙까지 구현해낸다.

해당 기술은 콩에서 추출한 대두단백질의 수분을 유지하면서 대체육을 생산하는 공법이다. 콩, 완두 등 식물성 단백을 혼합해 고온에서 밀어내면 압력을 받으면서 조직이 발생한다. 이후 냉각을 거쳐 대체육의 씹는 맛과 질감을 만든다.

이에 고기를 부재료가 아닌 메인으로 하는 스테이크나 떡갈비, 너비아니 등 메뉴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외에 식물성 다짐육과 패티, 샐러드 소스, 사골맛 분말, 카레 소스, 양념류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최근엔 제품 라인업뿐 아니라 카테고리 자체를 확대하는 시도를 하고있다. 기존DP 반찬류 위주로 집중했던 것과 달리 한끼 식사용 제품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대체육을 활용한 볶음밥과 닭고기 대체육 제품 '베지가든 후라이드 치킨' 등이다.

농심 관계자는 "연 1500톤 이상의 생산능력을 지닌 안성 태경농산 공장에서 대체육 소재와 완성품을 생산하고 있다"면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적극 확장해 중장기적으로 베지가든의 연매출을 1000억원 규모까지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식당 성공, B2B 비건제품까지 이어지나

농심의 자체 기술력은 B2C뿐 아니라 B2B 시장으로도 이어지게 된다. 편의점 제품이나 단체급식 등에 베지가든 재료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농심의 프리미엄 비건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도 이에 한몫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건 시장에서의 프리미엄 제품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 비건 식당 등 B2B 시장 영향력까지 노리는 양상이다.

포리스트키친은 카레 레스토랑 '코코이찌방야'를 운영하는 농심 외식사업팀에서 담당하고 있다. 팀장인 김성환 상무는 2008년 코코이찌방야 국내 1호점부터 현재 30여개 매장에 이르기까지 농심그룹 외식사업 전반을 이끈 주역이다. 김 상무를 통해 포리스트키친도 '비건 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올 5월 오픈한 포리스트키친 메뉴는 제철 채소와 농심그룹 대체육 재료를 활용한 단일 코스요리로 구성돼있다. 기존 대다수 비건 레스토랑이 햄버거, 파스타 등을 제공하는 캐주얼 레스토랑이라는 것과 차별점을 두기로 했다.

코스에 제공되는 7~10개 요리 중 3가지 요리에 대체육을 사용한다. 김 상무는 미국 뉴욕의 미슐랭 1, 2스타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김태형 요리사를 총괄셰프로 앉혔다. 농심의 대체육 기술과 총괄셰프의 노하우를 접목해 메뉴를 개발했다.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색다른 경험을 하고자 하는 MZ세대 사이에서 파인 다이닝과 오마카세 등이 인기를 끌면서 농심 전략은 통했다. 레스토랑 예약 애플리케이션 평점은 4.8점으로 오픈 한 달 만에 방문객 1000명을 돌파했다. 주말 예약율은 100%에 달한다.

농심 관계자는 "새로운 비건 식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운영할 계획"이라며 "비건 외식업계 트렌드를 선도하는 대표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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