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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팟 터트린 K방산]현대로템, K2 폴란드행 대규모 수출...사업 포트폴리오 '균형'K2전차 1000대 수주…레일·플랜트보다 높은 수익성, 재무건전성 개선 기대

유수진 기자공개 2022-07-29 09:24:36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8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이 K2전차 수출의 물꼬를 트며 사업 포트폴리오간 균형이 강화될 전망이다. 주력 사업부문 중 하나인 디펜스솔루션(방산)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업종 특성상 적극적인 사업 확대에 제약이 있었다.

이번에 처음 수출길이 열렸고 연말 노르웨이 수주전이 예정돼 있는 만큼 방산 매출 확대와 균형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이 3년 전 취임 당시 부여받은 수익성 개선,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임무 완수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에 180대 공급, 800대 이상 현지 생산

현대로템은 27일 폴란드 군비청과 K2전차 긴급소요 및 폴란드형 K2전차 1000대 물량 등에 대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은 직접 현지로 날아가 체결식에 참석했다.

현대로템 K2전차. <출처:현대로템>

이날 계약은 본계약(실행계약)에 앞선 사전적 성격으로 큰 틀에서의 방향성만 확정됐다. 일단 폴란드 당국은 두 단계로 나눠 K2전차 1000대를 확보한다. 1차적으로 현대로템이 한국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긴급소요분 180대를 사들인다.

이후 폴란드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과 한국 생산물량을 합해 800대 이상을 확보한다. 폴란드가 현대로템과의 협력을 통해 자체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현지 생산에 나선다는 의미다. 현지에서 양산되는 2차 물량은 폴란드 군사체계에 표준화되고 추가 사양이 들어간 맞춤형 전차(K2PL)다.

이로써 현대로템은 처음으로 K2전차 완성품을 해외에 판매하게 됐다. 디펜스솔루션부문의 수출은 2008년 튀르키예(터키)와 전차기술 수출 계약(4억 달러 규모)을 체결한 이래 14년 만이다. 당시엔 초기 개발단계에 소요되는 부품의 절반가량을 제공했지만 이번엔 완제품을 공급한다.

양측은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 전체 물량과 사업 규모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아직 납품 관련 상세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180대 수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연간 생산 가능한 K2전차 대수가 정해져 있는 만큼 순차적으로 손익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 특성상 수출 제약, 2008년 튀르키예 기술 수출이 '유일'

현대로템은 이번 계약으로 디펜스솔루션 내에서도 존재감이 없었던 '수출' 매출을 일으키게 됐다. 현대로템은 현재 레일솔루션·디펜스솔루션·에코플랜트 등 3개 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매출 비중은 작년 말 기준 58%, 31%, 11%이다. 이 중 디펜스솔루션은 유독 수출이 아쉬웠다.

부문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레일솔루션은 내수보다 수출이 월등히 많고 에코플랜트는 둘이 비슷하다. 지난해의 경우 레일솔루션은 내수에서 4088억원, 수출로 1조2667억원을 벌어들였다. 에코플랜트는 내수 1674억원, 수출 1331억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디펜스솔루션은 내수 매출이 8961억원인 반면 수출은 3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에 한정된 얘기는 아니다. 사실 2008년 전까지는 수출에 의한 매출이 전무했다. 2008년 튀르키예와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19억원이 잡힌 게 최초다. 이후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렸으나 2015년 계약기간이 종료되며 100억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2019년부터는 사실상 매출이 없다.

이는 현대로템의 의지가 아닌 업종 특성에 따른 것이다.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방산업 특성상 사업에 제약이 적잖다. 기본적으로 정부가 내수시장 수요를 독점하고 있고 국방예산 및 군 운용 계획에 따라 시장 규모와 성장성이 결정된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일정이 지연되거나 계획이 바뀌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해외수출 역시 정부간(G2G) 거래가 주다. 구매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양측 정부가 계약을 체결하고 기업이 이행약정을 맺어 수출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기본적으로 정부가 중간에서 다리를 놔줘야 한다는 의미다. 만약 정부가 방산 수출에 소극적일 경우 현실적으로 수출 확대가 쉽지 않다.

K2전차를 양산하는 현대로템으로선 고민스러울 수 있는 지점이다. 사실상 내수 수요가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해외 판로를 개척하지 않으면 사업 확장은 커녕 지속가능성조차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하기 위해선 수출 물량 수주가 필요했다.

◇이용배 사장, 포트폴리오 조정·수익성 개선 성공적 이행

이번 계약으로 이용배 사장은 수익성 위주 경영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단순 매출 확대 뿐 아니라 재무 건전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19년 말 임원인사에서 이 사장을 현대로템 사장에 내정하며 '포트폴리오 조정'과 '수익성 개선' 두 가지를 맡겼다. 이후 2년 간 이 사장은 저가수주 배제 등 경영 효율화에 집중해 수천억원대 적자를 내던 로템을 흑자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디펜스솔루션은 정부 유관 사업으로 수익성이 좋은 편이다. 완전 경쟁입찰인 철도와 수익성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지난해 레일솔루션은 이익률이 1.6%, 에코플랜트는 2.5%였지만 디펜스솔루션은 5.1%였다. 레일솔루션이 적자를 내 이익률도 마이너스(-)였던 2020년 디펜스는 9.7%로 두 자릿수에 육박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산 수출은 기업이 하고 싶다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정부와 발을 맞춰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방산 수출에 대한 노력을 하고 있어 한동안 좋은 소식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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