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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골' 노리는 CJ CGV [thebell note]

김형락 기자공개 2022-08-04 07:42:42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2일 08:11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극장가가 여름 나기 준비로 분주하다. 차례로 신작을 스크린에 걸며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 빼곤 코로나19 유행 전과 다를 바 없다. 양손에 팝콘과 콜라를 들고 당당히 상영관에 들어갈 수 있다.

멀티플렉스 3사의 재무조직도 바빠졌다. 자금 소요에 맞춰 조달활동이 활발하다. 조달방법은 저마다 다르다. 비상장사인 메가박스중앙과 롯데컬처웍스는 대주주에게 기댔다. 콘텐트리중앙은 지난 4월 메가박스중앙에 운영자금 300억원(이자율 연 4.6%)을 대여해줬다. 롯데지주와 롯데쇼핑은 지난달 롯데컬처웍스에서 이노션 지분을 가져오면서 931억원을 풀었다.

코스피 상장사인 CJ CGV는 자본시장을 찾았다. 지난달 35회차 CB(전환사채)를 공모로 발행해 4000억원을 쥐었다. 하지만 과정은 그다지 순조롭지 못했다. CB 공모 청약률은 8% 남짓이었다. 실권금액 3689억원을 주관사와 인수사인 증권사가 총액인수했다.

불과 1년 전 공모 청약률 5440%를 기록했던 32회차 CB(3000억원) 청약 분위기 때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미국을 필두로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서면서 조달 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다.

CGV 경영진은 비재무적 리스크를 감수하고 조달을 완주했다. 공모 청약에서 실권이 발생하면 시장 평판 훼손이 뒤따른다. 투자자에게 선택받지 못한 대가다. 대신 재무적 리스크를 덜어냈다. 저리에 곳간을 넉넉히 채웠다.

35회차 CB는 5년간 이자율이 연 0.5%에 묶여 있다. 1600억원으로는 이자율이 2~5%대인 기존 채무를 상환하고, 나머지 2400억원은 내년 6월까지 운영자금으로 쓴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이라 재무지표 개선 효과도 누린다.

평판은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결정이다. 실적 개선을 이뤄낸다면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 윈윈하는 결말을 맺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CGV는 그동안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코로나19로 극장을 찾는 발길이 끊기면서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CFO(최고재무책임자)인 정승욱 경영지원담당 상무에게 주어진 조달 임무가 막중했다. 정 상무는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신종자본차입 등으로 자금 활로를 열었다.

비재무적 리스크를 '일시적 리스크'로 바꾸는 건 CEO(최고경영자)인 허민회 대표이사 몫이다. 청약 결과를 만회할 극장골을 넣어야 하는 골잡이다. 주식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를 전환가액 이상으로 올려놓아야 가능한 일이다. 화려한 조달 전략보다 고정비를 뛰어넘는 매출을 올리는 기본기가 절실한 때다.

엔데믹과 함께 극장가가 다시 활기 되찾으며 실력을 발휘할 무대는 펼쳐졌다. 허 대표와 정 상무 콤비가 써내려갈 CGV 조달 엔딩 크레딧의 최종 평판은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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