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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니터/신한금융]CEO 'ESG 성과평가'에 담긴 '영업 강화' 포석ESG대출 등 거래처 ESG 평가 강화…내부 ESG 경영 못하면 오히려 역풍

고설봉 기자공개 2022-08-03 07:39:34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2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이 지주사 및 계열사 대표이사(CEO) 성과평가에 ESG 평가항목을 신설한 목적은 무엇일까. 내부에선 전 계열사에 걸쳐 ESG 경영을 정착시키고 CEO 스스로 경각심을 가지고 ESG 실천에 나설 것을 당부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더 근본적인 목적도 있다. 신한은행 등 계열사 영업활동에서 거래 상대방에 ESG 경영 강화를 주문하고 있는 만큼 신한금융 자체적으로 ESG 경영을 확대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각 계열사 CEO들이 솔선수범해 내부적으로 ESG 경영을 정착시켜 영업활동 과정에서 명분을 세우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부터 CEO 성과평가에 ESG 경영 관련 평가항목을 신설했다. 특히 ESG 성과평가는 탄소배출 저감 등 경영활동 가운데 CEO의 의도적 노력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지표 위주로 설계됐다. 이는 ESG 평가가 단순 평가를 넘어 CEO들의 경영활동 전반에 녹아들게 하기 위해서다.

신한금융이 CEO 성과평가에서 ESG 평가항목을 추가한 것은 금융권 전체로 봐도 파격적인 행보다. ESG 경영의 정확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않고, 틀도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한금융은 오히려 선제적으로 ESG를 평가항목으로 제시했다. 이는 CEO의 경영 활동에 ESG가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번 ESG 평가는 각 계열사 영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계열사들은 기업대출 등 과정에서 거래처의 ESG 현황을 파악해 금리 우대 및 한도 증액 등 혜택을 부여한다. 또 대규모 투자 등 과정에선 내부적으로 정한 ESG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아예 투자를 진행하지 않는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왼쪽)과 크리스텐센 덴마크 기후대사가 지난 6월 10일 녹색성장을 위한 기후 금융 활성화 논의를 마치고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내놓은 ‘신한 ESG 우수 상생지원대출’의 경우 ESG 경영 우수기업을 대상으로 금리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대출상품이다. ESG 경영 우수기업이 추천한 협력사도 대출상품 이용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산업계 전반에 걸쳐 ESG 경영이 확산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 상품의 특징은 금리우대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이 자체적으로 선정한 ESG 경영수준이 우수한 기업을 대상으로 연 0.2%~0.3% 금리우대 등 혜택을 제공한다. 또 최소 한도는 1억원 이상으로 높다.

다만 조건이 있다. 신한은행은 상품 취급시 해당 법인의 경영 및 투자에 대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재무적 요소뿐 아니라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는 방식으로 ESG 경영 현황을 평가한다. 그린뉴딜, ESG 공시 의무화 추진 등 관련 정책과 제도, ESG 경영 선포 등 기업경영의 핵심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본다. 대출 취급 시 ESG 경영확인서도 내도록 하고 있다.

또 신한금융은 전 계열사에 걸쳐 금융 주선 및 투자 등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 감축 등 ESG 관련 투자원칙을 만들어 지키고 있다. 딜(Deal) 대상 및 업체에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제시하기도 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탄소 배출이 없는 사업으로 전환하면 금리 및 조건을 인하하는 등 각종 우대 혜택을 준다. 반대로 이를 어겼을 경우 딜을 추진하지 않는다.

또 신한금융은 여신 및 거래 관계에 있는 기업들에 매년 설문 형태의 ESG 평가보고서를 받고 있다. 2020년 이 평가보고서 응답률은 40%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응답률이 60% 수준까지 높아졌다. 올해 신한금융은 응당률이 7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신한금융이 전 계열사에 걸쳐 거래 상대방에 ESG 경영 강화를 주문하는데 정작 신한금융내부에선 ESG 경영이 실천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문제의식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ESG 경영의 적극적 실천을 위해 CEO 평가항목에 ESG를 신설했다.

신한금융그룹 고위 관계자는 “ESG경영을 실천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상품을 만들어 거래처에 탄소배출 등 낮추라고 요구하지만 정작 금융사들의 ESG 실천은 구호에 그칠 때가 많다”며 “사소한 곳에서부터 ESG를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실천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 지속 가능한 부분부터 ESG경영을 실천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의 ESG 관련 대출 및 투자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0년부터 친환경 금융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계획과 목표를 수립해 탄소배출 관리체계 고도화에 힘써왔다. 2021년 말 기준 친환경 금융 실적은 총 5조3700억원(녹색투자 1조6412억원, 친환경 PF 7678억원, 녹색대출 2846억원 등)으로 당초 목표인 4조2000억원 대비 125% 가량 목표 초과달성했다.

신한금융은 2030년까지 친환경 금융 총 30조원 달성을 목표로 정했다. 친환경 기술 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자본 투자, 기업·산업에 대한 친환경 설비 전환 등 친환경 금융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2050년까지 그룹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 배출량을 ‘Zero’로 만든다는 목표도 실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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