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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와 PEF의 공존 [thebell note]

감병근 기자공개 2022-08-04 08:14:16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3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시에는 올 5월 말 기준으로 시내버스, 마을버스 회사를 모두 합쳐 204개의 버스업체가 있다. 이들은 9000대가 넘는 버스를 활용해 624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서울시에 이렇게 많은 버스업체와 노선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서울시민이라고 하더라도 보통 집과 직장 혹은 주요 번화가를 오가는 노선을 한정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인접 경기 지역을 포함, 15권역으로 구분된 서울 시내버스 사업은 대부분이 체감하는 것보다 거대한 규모를 갖추고 있다.

서울시 시내버스의 또다른 특징은 전체 사업규모에 비하면 각각의 업체들이 상당히 영세한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규모가 큰 업체도 운영 버스 숫자가 300대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마을버스업체 상당수는 수십여대의 버스를 활용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서울시 시내버스업체들의 이러한 특징은 1970년대 초반부터 가업(家業) 형태로 사업을 이어왔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관련 법규가 확립되지 않은 틈에 설립된 수많은 시내버스업체들은 치열한 경쟁 및 협의를 거쳐 현재와 비슷한 사업 구도를 정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개별 업체들의 규모가 영세하나 보니 서비스 수준이나 직원 처우 등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해 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영세한 규모 탓에 한계 역시 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서울 시내버스업체를 잇달아 인수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부분이 있다. 가장 적극적인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동아운수, 도원교통, 신길교통, 한국BRT, 선일교통 등 총 5개의 업체를 인수했다. 그리니치프라이빗에쿼티, 칼리스타캐피탈도 최근 선진운수 인수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PEF 운용사는 대부분 여러 개의 시내버스업체를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갖추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경영 효율성 및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갖춘 업체가 되면 기업공개(IPO)나 전략적투자자(SI)로 매각을 통해 투자금 회수 역시 자연스럽게 이룰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계획이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다. 이미 도시가스업체들은 이와 유사한 형태로 대거 IPO에 성공했다. 최근 M&A 업계의 핫섹터로 떠오른 폐기물 처리사업도 PEF 운용사들의 투자를 거쳐 영세 사업자 위주에서 SI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사업의 투명성 및 직원 처우 등도 함께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정리해고 가능성 등을 이유로 PEF 운용사 인수에 반감을 보이던 서울 시내버스업체 직원들의 분위기도 최근에는 많이 달라진 것으로 전해진다. PEF 운용사에 인수된 업체들이 오히려 안정적인 운영을 하게 되면서 직원들의 인식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시내버스는 이미 세계에서 손꼽히는 환승시스템 및 전용차로를 기반으로 하드웨어 면에서는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효율적인 업체 운영 및 우수한 서비스가 더해져 2층 버스로 잘 알려진 영국 런던의 시내버스처럼 도시의 상징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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