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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을 움직이는 사람들]'약점' 벌크선대 확장 앞장서는 정준 상무⑤3년째 벌크 총괄 중인 28년차 해운맨, 컨테이너와 '균형' 추구 선봉장

유수진 기자공개 2022-08-08 07:40:49

[편집자주]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은 코로나 팬데믹 2년을 거치며 연간 수조원대 흑자를 내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풍부한 현금유동성을 바탕으로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밝히며 미래 경쟁력 강화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이제 남은 건 채권단 관리 체제를 끝내고 건실한 새주인을 맞는 것 뿐이다. 더벨은 HMM 경영정상화에 앞장서고 있는 주요 인물들의 면면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4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컨테이너와 벌크사업의 균형 성장'

HMM은 최근 '중장기 경영전략 발표회'를 통해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5대 전략'을 발표했다. 가장 먼저 거론한 것이 바로 포트폴리오간 '균형'이다. 환경규제 대응과 디지털 전환, 조직역량 강화, 투자계획 등을 공개하기에 앞서 벌크를 지금의 2배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부터 벌크를 키우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직접적으로 의지를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포트폴리오 균형은 특정 사업의 시황 악화시 나머지 사업으로 만회가 가능해 리스크 헷지에 보탬이 된다. 존재감이 미미했던 벌크부문이 본격 확대되며 총괄인 정준 상무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4년 내 선대규모 '29척→55척', 90% 확대

발표회에서 김경배 HMM 사장은 "지금 벌크사업이 상당히 축소돼 있지만 장기적으로 확대해 컨테이너와 안정적인 균형을 이루는 비즈니스를 꾀하고자 한다"며 "2026년까지 벌크선대를 55척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2026년까지 작년 기준 10척(3월 말 9척)인 웨트벌크를 25대로, 19척(3월 말 22척)인 드라이벌크는 30척으로 늘린다. 5년간의 집중투자로 선대를 90%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웨트벌크는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중심으로 키우고 드라이벌크는 대형선과 소형선간 적절한 밸런스를 추구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 높은 선박 중심으로 선대 라인업을 짜겠다는 복안이다.


지금의 매출 구성을 보면 상상조차 어렵지만 HMM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컨테이너와 벌크 매출이 각각 5대5였던 회사다. 예컨대 2002년엔 전체 매출 4조6289억원 가운데 47%를 벌크(2조1706억원)에서 벌어들였다. △자동차선(자동차) 23.8% △전용선(석탄·철광석) 2.2% △탱커선(LNG·원유) 11.6% △부정기선(곡물·원목 등) 9.3% 등이다.


이후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자동차선과 LNG, 전용선사업부 등을 하나씩 매각했고 자연스럽게 컨테이너 비중이 높아졌다. 지난해의 경우 컨테이너 매출 기여도가 94%에 육박한 수준까지 치솟은 반면 벌크는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 1분기엔 벌크 비중이 4.25%까지 낮아졌다.

HMM이 벌크에 투자를 집행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본격적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며 그간 소홀했던 벌크에도 눈을 돌렸다. 구체적으로 작년 2월 2433억원을 들여 VLCC 3척 용선을 결정했다. GS칼텍스와 10년짜리 장기 화물운송계약을 체결한데 따른 것이다. HMM이 운영하는 웨트벌크가 9척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로 평가됐다.

◇3년째 벌크부문 총괄, 장기계약·친환경 '방점'

이번 발표로 벌크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HMM은 연초 조직개편에서 벌크조직을 일부 손봤다. 사업 확대에 앞선 사전 준비작업으로 풀이된다. 작년 말까지 사업본부체제(벌크사업본부)였던 벌크를 총괄로 승격했다. 그렇게 전략·재무총괄, 컨테이너사업총괄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됐다.

이전 벌크사업본부 아래엔 △벌크영업기획팀 △유조선팀 △드라이벌크1·2팀 △벌크운영팀 등 5개 팀이 있었다. 하지만 총괄체제로 바뀌며 기존 드라이벌크1·2팀을 벌크부정기선영업본부로 재편해 △대형선팀 △중형선팀 △소형선팀으로 나눴다. 기존 팀들 외에 벌크정기선팀도 추가했다.

정 상무는 3년째 벌크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1967년생으로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올해로 28년째 HMM에 재직 중이다. 임원을 달기 전 벌크영업기획팀 등 주로 벌크 산하 조직에 몸담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2019년 8월 해운동맹(디 얼라이언스) 합류를 앞두고 실시한 조직개편에서 벌크사업본부장에 선임됐다. 이때부터 사업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2020년 2월 상무 승진 후에도 같은 역할을 하다가 올 초 벌크사업총괄 자리에 앉았다.

정 상무는 어떻게 벌크사업을 키워갈 방침일까. 기본적으로 '장기계약'과 '친환경'에 방점을 찍고 화주 확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현재 장기계약 비중이 약화돼 있는 상태"라며 "친환경 베이스의 교체수요가 있을 테니 이에 맞춰 장기계약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연료 수송에 대한 니즈도 늘어날 걸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친환경 선박만 골라 도입할 계획이다. 정 상무는 "사선과 용선을 구분해 확보할 예정이지만 전부 친환경 선박에만 투자할 것"이라며 "메탄올과 암모니아, 수소 등 다양한 연료 중 친환경이 검증된 연료의 선박을 지속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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