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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고원가성 예금 비중 90%…자금조달 부담↑ 연평균 고원가성 예금 18조원 이상 증가…원가 부담에 수신 금리 낮아

김형석 기자공개 2022-08-08 08:11:06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5일 13: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 상호금융(이하 농협)의 정기예금 등 기한부예금(고원가성예금)이 증가하고 있다. 고원가성예금 비중이 높을수록 향후 수신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예금 확보가 불가한 만큼, 향후 농협이 자금조달 비용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농협의 고원가성예금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말 279조3345억원이던 농협의 고원가성예금 잔액은 2019년 말 298조3596억원, 2020년 말 316조5781억원, 지난해 말 334조1060억원을 기록했다. 매년 18조원 이상 고원가성예금이 늘었다.



농협의 지난해 말 기준 예수부채(수신잔액) 중 기한부예금(고원가성예금)의 비중은 90%다. 상호금융권에서 고원가성 예금 비중이 90%를 넘은 곳은 농협이 유일하다. 같은 기간 수협의 고원가성예금 비중은 81.6%, 신협의 고원가성예금 비중은 88%다. 신협의 고원가성예금 비중은 농협과 2%포인트 차이지만, 신협은 최근 2년간 고원가성예금 비중을 줄이고 있다.

고원가성 예금이란 정기 예·적금 등 예금취급기관이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이다. 예금취급기관은 달리 6개월 이상 장기적인 수신 잔액 확보를 위해 고원가성 예금을 확보하거나, 경쟁 기관보다 수신액 확보를 위해 금리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한다. 하지만 고객에게 제공하는 금리가 높아 조달비용 부담이 크다.

상호금융권은 시중은행과 달리 은행채 발행이 제한된다. 그만큼 자금조달에 수신잔액 확보가 절실하다. 비용 부담으로 경쟁 기관 대비 높은 예·적금 금리를 책정하기 어려워 수신액 확보 경쟁에서도 밀리는 악순환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농협의 수신 금리는 타 상호금융보다 낮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농협의 정기예탁금(1년) 금리는 2.4%다. 신협(2.81%), 새마을금고(2.85%)와 0.4%p이상 낮다.

신규 수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예대율(예금 잔액 대비 대출금 잔액 비율)은 규제 상한선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2019년 71%이던 농협의 조합별 평균 예대율은 지난해 77%까지 상승했다. 상호금융업법 감독규정에 따르면 상호금융조합은 예대율 80%를 넘을 수 없다. 농협 추가대출 여력은 3%포인트 수준에 불과하다.

향후 전망도 녹록치 않다. 금리 상승으로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위해 대기 중인 요구불예금이 정기예금 등 고원가성예금으로 전환하는 경향을 보인다. 기준금리 상승세 지속으로 예금취급기관에서 증가세를 유지하던 저원가성예금이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급감하고, 정기예금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과 키움증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요구불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38조2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정기예금 잔액은 27조4000억원 늘었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경우 저원가성 예금 이탈로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선택할 수 있지만, 상호금융은 제도상 채권 발행이 막혀있다"며 "수신액 확보를 위해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내놔야 하지만 고원가성예금 비중이 높으면 이마저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농협이 고원가성예금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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