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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상장 주관사 성적표]상장 4년차 셀리드, 매출액 고작 '9억'[삼성증권]상장당시 2021년 추정 매출 198억...상장 유지도 벅찬 상황

최윤신 기자공개 2022-08-09 13:31:54

[편집자주]

코스닥 특례상장 요건이 도입된 지 17년이 지났다. 몇 년 안에 획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거래 정지를 당하거나 상장 폐지 얘기가 나오는 곳이 속속 등장하는 게 현실이다. 주관사는 시장 상황이 좋을 때 자격이 되지 않는 기업을 마구잡이로 상장시켜 놓고 높은 수수료만 챙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벨은 특례 상장 기업의 현황을 살펴보고 주관사별 역량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5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은 2019년 셀리드의 IPO를 추진하며 상장 5년차인 2023년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이용해 기업가치를 매겼다. 아직 2023년은 오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성적표는 추정치와 괴리가 크다.

지난해 영업흑자를 달성할 걸로 봤는데, 달성하지 못했다. 매출도 아직은 사실상 전무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IPO 이후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영향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코로나 백신 분야에서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기도 하다.

이유와는 별개로 '약속'의 시간은 다가온다. 기술특례기업으로 면제받았던 요건들을 충족시켜야 하는 시점이 도래한 것. 올해부터 자본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상장사로서의 위치가 불안해 질 수 있다.

◇ 올해 당장 자본대비 손실 줄여야

2019년 셀리드의 IPO는 성공적이었다. 풍부한 유동성 속에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몰렸다. 서울대 약학대학 학과장을 역임한 면역학 권위자 강창율 대표이사가 개인 맞춤형 면역치료백신 핵심기술 '셀리박스(Celivax)'를 기반으로 창업했고, 실제 임상에 돌입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투자심리를 자극했던 것으로 여겨졌다.

삼성증권이 당초 제시한 희망가격 밴드(2만5000~3만1000원) 최상단을 초과한 3만3000원에 공모가격이 확정됐다. 상장 첫날 주가도 공모가격 대비 높은 5만원대에 형성되며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상장 후 3년 이상이 경과한 현 시점에서 주가는 공모가에 미치지 못한다. 상장 당시 제시했던 사업적, 재무적 계획들을 거의 달성하지 못한 게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셀리드의 상장 당시 몸값은 삼성증권이 추정한 2023년의 영업이익을 이용해 PER 비교가치 평가법으로 산정됐다. 2023년 4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연할인율 25%를 적용했다. 기업가치를 매긴 시점이 아직 다가오진 않았지만 계획한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까지의 추정은 크게 엇나갔다.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던 제품매출은 아직 시작되지 못했다. 기술수출도 계획대론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9년과 2020년에도 각각 50억원의 기술수출 매출을 예상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기술수출 실적이 잡히긴 했지만 9억원에 불과해 2021년 예상했던 기술수출 금액 130억원과는 괴리가 크다.

지난해 발생한 9억원의 매출은 셀리드가 LG화학에 BVAC-Neo를 기술수출 하는 BVAC-Neo의 선수금(업프론트)이다. 상장 당시만 하더라도 2019년 기술수출 성과를 기대했던 파이프라인인데, 계획보다 2년이 늦어졌다. 업프론트 규모도 삼성증권이 신고서에서 ‘보수적’으로 산정했다고 밝힌 추정치(50억원)의 5분의 1에 미치지 못한다.

2020년 기술수출해 각각 20억, 30억원의 업프론트를 수령할 것으로 추정했던 BVAC-C와 BVAC-B에서도 아직 기술수출 성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물론 추정이 터무니없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는 바이오업계의 지형을 바꿔놨다. 팬데믹으로 임상시험 진행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라이선스를 사들일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도 코로나19에 몰리다보니 다른 적응증을 대상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되던 파이프라인은 진행하던 협의도 중단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코로나19라는 이유가 있지만 당초의 계획과 성과의 괴리가 크다는 점이 회사에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기술특례상장으로 그간 면제받았던 상장사의 요건을 차츰 충족시켜야 하는 부담이 생겨나고 있다. 3년간 면제받았던 ‘법인세비용차감전 계속사업손실’ 요건을 4년차인 올해부터는 충족시켜야 하며 내후년에는 매출액 요건도 유예기간이 끝난다.

법인세비용 차감전 계속사업손실요건은 자기자본 대비 세전 손실률이 50%를 넘지 않아야 하는 조항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본금이 341억원인 걸 고려할 때 단순 계산으로 연간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손실을 170억원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올해 1분기 48억원의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손실을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비용 감축이나 자본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상장 6년차인 2024년부터는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둬야 한다. 라이선스아웃 된 파이프라인의 마일스톤이 유입되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불확실성도 부각되는 상황이다. 회사가 주력해온 코로나19 백신이 어떤 성과를 낼 지도 아직은 안갯 속이다. 최근 식약처로부터 오미크론 대응 백신의 1·2상을 승인받은 상태다.

◇ 아미코젠 등 투자자 엑시트 마쳐…삼성증권도 수익 추정

재무상으론 뚜렷한 실적이 없었지만 코로나19 발발 이후 기대감에 주가는 크게 급등락했다. 2020년 들어 지지부진하며 공모가를 밑돌던 주가는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 백신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다. 2021년 6~9월에는 10만원을 상회하는 구간에서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주가가 급등락 하는 과정에서 기존 투자자들은 큰 수익을 얻고 엑시트에 성공했다. 2014년 엔젤투자를 단행해 상장 직후 16%의 지분을 가졌던 코스닥 상장 바이오기업 아미코젠은 지난해까지 수차례에 걸쳐 가진 지분을 매도해 수백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올해 3월 말 기준 남은 지분 30만주(3%)인데, 이 지분을 이용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사실상 엑시트를 마쳤다.

프리IPO 투자했던 주관사 삼성증권도 엑시트를 마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증권은 2018년 4월 프리IPO 라운드에 참가해 1주당 1만2000원의 가격으로 8만3334주를 매입했다. 약 10억원 규모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재는 지분을 모두 매각한 상태다.

삼성증권이 사업보고서에 해당 지분의 취득 내역을 기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매도 시점은 알 수 없지만, IPO 당시의 계획으로 미뤘을 때 해당 지분은 2019년에 매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증권은 셀리드 IPO 당시 증권신고서에 “보호예수 기간 1개월 경과 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연내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셀리드의 주가가 2019년 2월 상장 이후 5월까지 4만원 이상을 유지했기 때문에 많게는 30억원가량의 차익을 남겼을 것으로 계산된다. 엑시트 타이밍이 조금 늦어졌더라도 IPO 주관수수료(10억3000만원)보다는 많은 수익을 남겼을 공산이 크다.

다만 IPO과정에서 주관사 의무취득분으로 매입한 3만6000주도 손해 없이 엑시트 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신고서에 “내규에 따라 의무보유 기간인 3개월이 경과한 이후 1개월 이내에 매도할 계획”이라고 기재했다. 계획한 기간인 2019년 5월 20일~6월 20일 중 셀리드의 주가는 공모가격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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