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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를 움직이는 사람들]채선주 대표, '20년 성장' 조력자에서 주역 '발돋움'②'프로젝트 꽃' 네이버식 상생모델 제시…20여년만에 사내이사 선임

김슬기 기자공개 2022-08-12 10:52:22

[편집자주]

1999년 만들어진 네이버는 사업 초기만 해도 인터넷 검색으로 성장했으나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검색 뿐 아니라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다양한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1위 ICT(정보통신기술)기업에서 만족하지 않고 구글, 메타, 알파벳 등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약속했다. 글로벌 ICT기업 도약 기로에 선 네이버의 핵심 경영진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9일 14:38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말 빅토리아 눌란드 미국 국무부 차관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 대사가 네이버 신사옥인 '1784'를 찾았다. 이들은 1784에 적용된 기술을 둘러봤고 네이버랩스가 개발 중인 양팔로봇 '엠비덱스'와 클로바 인공지능(AI) 관련 부분들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었다. 이들을 맞이한 이는 바로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사진)였다.

그는 2000년부터 네이버에서 근무했고 벤처기업 시절부터 대기업 집단으로 성장할 때까지의 역사를 알고 있는 인물이다. 사내홍보, 대관, 마케팅, 인재개발 등을 두루 경험한 만큼 네이버의 대외활동과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를 전담하기에 적합한 인사로 평가된다.

◇20년 성장사 꿰뚫는 채선주 대표, 두터운 신뢰 바탕으로 이사회 입성

올해 새롭게 수장이 된 최수연 CEO나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네이버에 몸담은 기간이 길지 않다면 채 대표는 터줏대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의 대소사를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새 인물들이 와도 안정적인 세대교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가 올해 사내이사 자리에 오른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정책 대표

1971년생인 그는 인천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링크인터내셔날, 대우자동차판매에 잠시 근무하다 2000년 네이버로 이동했다.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네이버의 전신인 네이버컴을 창업한 시점이 1999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채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함께 해온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2000년부터 2012년까지는 홍보팀장을 맡았고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홍보실 이사, 2015년 이후에는 커뮤니케이션그룹장을 맡았다. 2017년 3월부터는 커뮤니케이션그룹 총괄 자리에 올랐다. 2018년 9월에는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가 됐다. 당시에는 CXO체제(CEO, CFO, COO, CCO)를 중심으로 권한과 책임이 집중됐다. 그가 한 회사에 몸담으면서 신뢰를 쌓아왔기에 가능했던 자리였다.

일례로 2010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회사 설립 당시 그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제시, 합류를 권유하기도 했지만 네이버에 남았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2000년 네이버컴와 한게임의 합병으로 NHN이 탄생했다. 2001~2006년까지 김 창업자가 대표였으나 2007년 사임하면서 회사를 떠났고 이후 카카오를 창업했다. 이후 NHN은 한게임 영역을 분할하면서 사명을 변경, 네이버가 됐다.

이 때문에 이 GIO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홍보나 대관, 마케팅, 인사 등 내부 살림살이 전반을 경험한만큼 외부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으나 내부에서의 권한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최 CEO가 신입사원이었을 당시 채 대표와 함께 일했을 뿐만 아니라 2019년 재입사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후문도 있다.


지난해 네이버의 대대적인 리더십 개편으로 CXO 체제가 해체됐고 그 역시 CCO에서 물러났다. 대신 올해는 최 대표와 함께 사내이사에 올랐고 대외정책과 ESG 전반을 담당하게 됐다. 20여년을 근무하면서 처음으로 이사회에 입성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인적쇄신을 위해 경영진을 교체한 의미가 없다'는 비판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한성숙 유럽사업개발 대표는 "경영쇄신 차원에서 CXO가 물러나기로 했으나 새 리더십을 구축하고 대외 파트너와 당사자 간 커뮤니케이션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회사에 대한 20년의 풍부한 지식을 갖춘 인재가 필요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내부 혼란을 수습하면서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도 잡아야 할 때 꼭 필요한 인물이었다는 설명이다.

◇'프로젝트 꽃·신사옥 1784' 등 굵직한 프로젝트 추진

그는 20여년간 근무해오며 내부적으로는 뛰어난 공감능력과 탁월한 문제해결 능력을 가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네이버의 대표적인 상생모델로 꼽히는 '프로젝트 꽃'을 기획해 성공적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프로젝트 꽃은 중소상공인(SME)와 크리에이터들이 손쉽게 콘텐츠를 만들고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다.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는 네이버의 사업은 스마트스토어, 스타일윈도, 리빙윈도, 푸드윈도, 디자이너윈도, 그라폴리오, 오디오클립, 네이버웹툰, 네이버웹소설 등이다. 현재 네이버의 핵심 사업인 커머스와 콘텐츠 사업의 주축이 되고 있다. 2016년부터 시행됐고 2017년부터는 동반성장 가치 실현을 위해 '분수펀드'도 별도로 조성, 5년간 총 38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원했다.


특히 스마트스토어는 타 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찾기 힘든 모델이다. SME의 경우 오프라인 가게는 임대료가, 오픈마켓은 수수료가 부담일 수 밖에 없다. 네이버의 기술플랫폼을 활용, SME가 온라인에서 손쉽게 사업을 하면서도 수수료 지원이나 노무·재무·회계 분야의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빠른 정산 서비스 뿐 아니라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한 SME 대출도 가능하다.

프로젝트 꽃은 SME·창작자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측면도 있었으나 네이버의 건전한 성장에도 큰 기여를 해왔다. 지난해 경쟁사인 카카오 공동체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비판을 받을 때에도 네이버는 프로젝트 꽃 등으로 인해 꾸준히 SME를 지원해온 덕에 논란에서 빗껴나 있었다. 작년 말 기준으로 49만명의 SME이 활동하고 있고 금융사각 지대에 있는 SME를 대상으로 한 누적 대출액도 1300억원이 넘었다.

해당 프로젝트 외에도 네이버가 장기간 준비해온 신사옥인 1784 프로젝트에도 채 대표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초 로봇친화형 건물로 지어진 1784는 네이버랩스, 네이버클라우드 등 팀네이버의 융합 시너지 프로젝트다. 네이버의 계열사와 내부조직이 함께 한 만큼 의견 조율 등이 중요했던만큼 그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네이버웹툰 이사만 겸직…ESG 실무조직 개편 단행

지난 20여년간 그는 대외적으로 드러나는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 대외정책과 ESG 등을 총괄하기 시작하면서 외부 활동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빅토리아 눌란드 미국 국무부 차관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대사의 네이버 신사옥 방문도 그 중 하나였다. 네이버의 활동을 외부에 전달하는 창구인 것이다.


그의 계열사 내 역할도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작년까지만해도 그는 네이버아이앤에스(NAVER I&S) 대표이사, 네이버랩스와 네이버웹툰컴퍼니의 사내이사, 네이버웹툰의 이사도 겸직했다. NAVER I&S는 전사 공통 경영지원 인프라 제공하는 자회사이며 네이버랩스는 기술연구, 네이버웹툰컴퍼니는 중국 자회사 관리와 중국사업을 담당하는 법인이다.

올해 대외·ESG 정책대표를 맡게 되면서 네이버웹툰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의 직함을 내려놨다. 네이버웹툰에서만 물러나지 않은데에는 콘텐츠 사업이 전 세계를 타깃으로 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뿐 아니라 북미와 일본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 중이며 유럽에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그는 왓패드 인수 후 통합작업과 시너지 창출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캐나다 본사를 찾기도 했다.


ESG 관련 조직도 변화가 있었다. 네이버는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만들면서 지원조직인 그린임팩트를 2020년 12월에 신설한 바 있다. 당초 그린임팩트는 CFO 산하에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대외·ESG정책 대표 조직으로 변경됐다. 또한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ESG위원회에 대표이사가 포함됐지만 올해부턴 채 대표가 위원회에 속하게 됐다. ESG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만큼 그가 포함되는게 합리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네이버는 국내 ICT기업 중에서도 ESG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내이사의 평가도 ESG 경영목표 달성 여부에 달려있을 정도다. 외부평가도 우수하다. 지난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평가결과 최고등급인 AAA(Leader)등급을 받았다. 해당 등급은 국내 기업 중 최초다. 국내 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종합평가에서도 A+등급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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