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스튜디오, 주가상승의 역설 CB 주식전환 평가손 450억…영업현금 마이너스, 메자닌 조달 의존도 커
원충희 기자공개 2022-08-18 10:49:46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7일 0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버킷스튜디오가 인수합병(M&A) 및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CB)가 주식으로 바뀌면서 450억원 규모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CB는 주식전환 옵션이 붙어있는 채권으로 주식으로 바뀔 경우 현금 대신 주식발행으로 돈을 갚은 셈이라 자본이 늘고 부채는 없어지는 효과가 있다.다만 현 주가와 전환가격과의 차이를 손실로 기록해야 한다. 이번 손실은 지난해 3월과 5월 발행한 CB가 주식 전환되면서 발생했다. 버킷스튜디오는 자체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CB, 전환우선주(CPS) 조달 의존도가 커 주가가 오르면 손실을 입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주가 높을 때 CB 주식전환, 자본은 늘지만 손실발생
버킷스튜디오는 올해 상반기에 파생상품 평가손실 누계잔액이 45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발행했던 CB와 CPS의 조건 중 만기일 이전에 발행사가 매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 등을 별도의 파생상품으로 보아 공정가치로 평가한 금액이다.
손실은 지난해 3월과 5월 각각 200억원(9회차), 400억원(10회차) 규모로 발행된 무보증 사모CB에서 발생했다. 이때 발행한 CB는 주식전환 옵션과 함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과 매도청구권(콜옵션)이 부여돼 있었다. 지난해 3월 발행분은 올 3월 31일에 100%, 지난해 5월 발행분은 올 6월 3일에 50%가 주식으로 전환됐다. 전환가격은 각각 주당 1820원, 1898원이다.
채권이 주식으로 바뀌면 재무제표상으로는 조달한 현금이 그대로 남되 신주를 발행한 만큼 자본금이 늘어난다. 특히 현재 주가와 전환가격과의 차이만큼 주식발행초과금(자본잉여금)으로 잡힌다. 현금 대신 주식발행으로 돈을 갚은 격이니 부채는 없어진다.
그러나 손익계산서에는 현 주가와 전환가격과의 차이를 평가손실로 기재해야 한다. 현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높으면 발행사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발행하는 셈이라 사실상 손해로 인식하는 것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상 공정가치는 과거, 미래의 추정치가 아닌 현재가치를 온전히 반영하기 때문이다.
버킷스튜디오의 주가는 9회차 CB가 전환된 3월 31일에 4810원, 10회차가 전환된 6월 3일에는 2865원으로 전환가격보다 훨씬 높았다. 이 부분만큼 자본잉여금과 평가손실로 인식됐다.
◇자체 현금창출력 약한데 사업확장…향후에도 평가손실 위험 도사려
버킷스튜디오의 평가손실은 필연적인 상황이다. 사업을 여기저기 벌려놓고 있지만 현금창출력이 부족한 탓에 자체적으로 돈을 벌지 못한다. 운영자금이나 M&A 자금은 CB, CPS 발행 및 차입 등으로 조달하고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상 현금흐름표를 보면 본업에서 벌어들인 돈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40억원으로 전년 동기(28억원)대비 순유출 전환됐다. 이런 상태에서 투자활동으로 569억원의 현금이 나갔다. 메타커머스, 빗썸라이브 등 각종 사업을 확장한데다 지아이홀딩스 지분 50.11%를 인수하는 등 M&A도 활발했다.
M&A와 투자재원은 결국 재무활동을 통해 마련할 수밖에 없다. 버킷스튜디오는 주로 CB와 CPS 등 메자닌을 자주 활용한다. 올 4월에 11회차 사모CB 300억원을 또 발행했으며 작년 12월과 지난 4월 각각 240억원, 400억원 규모의 CPS도 찍었다. 이들 역시 주가가 전환가보다 높을 때 전환될 경우 평가손실을 입을 수 있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평가손실은 실제 현금이 유출되는 것이 아니고 주식으로 바뀔 경우 조달한 현금은 그대로 있되 자본이 늘기 때문에 가용자금을 마련하기 좋은 수단"이라며 "다만 지금 영위하는 사업에서 제대로 돈을 벌지 못하는 구조가 지속되면 기업 건전성에 긍정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 한미 오너가 분쟁]첨예한 대립에 중립 취한 ISS, 양측 3대 2 찬성
- [한미 오너가 분쟁]누가 경영 적임자?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의견 갈렸다
- 소니드, 디펜스코리아 지분 86% 확보 '자회사 편입'
- '실적개선' 넥센타이어, 3년반만에 공모시장 '컴백'
- 한양증권, PF 수익 급감...자기매매 수익이 메웠다
- 라훔나노테크, Glass free HD 필름 공급계약 체결
- [코스닥 주총 돋보기]구본상 신성델타테크 부회장, 이사회 장악 나서나
- '127억 조달' 젬백스링크, 자율주행 신사업 기반 확보
- [IB 풍향계]로봇 IPO 격전…미래에셋 '아성' 맞서는 NH
- 농협, '강호동 경영철학' 이식 총력…내부 공표 앞당긴다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FO는 지금]김영기 네이버제트 CFO, '유니콘' 복귀 갈림길
- [Board Index/삼성그룹]이사회 활동 가장 활발했던 증권·생명·바이오
- [Board Index/삼성그룹]내부거래, 기부·후원도 사전 심의…공개여부는 제각각
- [Board Index/삼성그룹]ESG·지배구조 보고 충실, 사외이사 추천 공개는 아직
- [Board Index/삼성그룹]사외이사, 교수보다 고위공직자…'겹치기' 선임도 다수
- [Board Index/삼성그룹]사외이사 교육에 진심…현장·컨퍼런스 지원 다수
- [About CFO]윤보영 효성화학 상무, 하반기 NF3에 희망
- [Board Index/삼성그룹]사외이사로 이뤄진 감사·내부거래위원회
- [Board Index/삼성그룹]물산·전자·전기만 '제도적 독립성' 갖춰
- [Board Index/삼성그룹]핵심계열 삼성물산·전자, 이사회 구성도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