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아모레그룹, 포기 못한 '中 시장' 면세점으로 재공략 황금기 재현 목적 '1억달러' 코너스톤 투자, 기반 다진 CDFG와 맞손

김선호 기자공개 2022-08-18 07:56:10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7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중국 시장을 재공략하기 위해 중국의 최대 면세점 운영사 CDFG(China Duty Free Group)의 모기업 CTG(China Tourism Group)에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시장을 포기한 채 이전의 황금기를 재현시킬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투자 목적으로 홍콩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둔 중국 면세점 CTG에 코너스톤 투자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며 "현재 투자가 완료되지는 않았고 상장 일정에 맞추어 공모 가격이 확정된 후 자금이 집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가 발발했던 2020년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사장 대표와 찰스 첸(Charles Chen) 회장은 온라인을 통해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로써 중국 내 휴양지로 꼽히는 하이난(海南) 지역을 중심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CDFG와 맞손을 잡게 됐다.

2020년 10월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찰스 첸 CDFG 회장이 온라인으로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모습.

업계에 따르면 CDFG는 1984년 설립된 중국 최대 면세점 운영사다. 이곳이 운영하는 면세점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80여개 매장을 열고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프리메라 브랜드 상품을 80여개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여기에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양 사 간 협업 체계를 더욱 공고화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파트너십 체결과 CTG에 코너스톤 투자를 단행하는 것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2020년 파트너십 체결을 기점으로 투자 협의가 진행돼왔다. 계획대로면 지난해 CTG 투자 협의가 구체화돼 결정이 돼야 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코너스톤은 기관투자자 또는 특정 기업이 기업공개(IPO) 이전 공모가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모주를 일정 금액 투자하기로 한 뒤 추후 배정받는 제도다. CTG는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이달 중 주식 거래를 개시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CTG 간 투자 협의를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던 배경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예상하고 있는 CTG 코너스톤 투자금액은 대략 1억달러(한화 약 1300억원) 규모다. 지난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화장품 제조·판매업체인 코스알엑스(COSRX) 지분 38.4%를 취득하는데 1800억원을 투입한 이후 눈에 띄는 투자 행보다.

게다가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중국 시장에서 이니스프리 매장을 대거 철수시키는 등 사업을 축소시키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투자로서 의미를 갖는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중 주력 브랜드 이니스프리의 중국 지점수를 280개에서 140개로 감축할 계획이다.

다만 중국 현지 오프라인 채널과 면세점에 대한 전망은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하이난 지역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봉쇄되기는 했지만 중국인의 현지 관광이 회복될 경우 충분히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하이난에 위치한 CDFG 면세점 전경(사진출처: CDFG 홈페이지)

외신에 따르면 2020년 CDFG가 올린 연간 매출은 526억위안이다. 이를 한화로 환산하면 10조원에 이르는 규모로 글로벌 면세시장에서 1위에 해당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CDFG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이전의 황금기를 재현해내기 위해 투자까지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아모레퍼기픽그룹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2843억원, 4983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면세점은 전체 매출 중 28%를 차지했다. 이는 1조7596억원의 매출 규모다. 그러나 지난해의 연간 매출은 5조3261억원으로 면세점 비중도 24%로 줄어들었다.

이를 감안하면 국내 면세점의 '큰 손'이었던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감소하면서 아모레퍼시픽그룹으로서도 2019년 실적으로 회복하는데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인의 자국 내 면세점 매출을 붙잡기 위해 CDFG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CTG의 요청에 따라 투자를 단행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