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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 CEO]임영진 저스템 대표 "토탈 IT 솔루션 기업 꿈꾼다"창업 6년만에 코스닥 입성 눈앞…신성장동력 구상도 마쳐

강철 기자공개 2022-09-19 13:59:05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3일 13: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스템(Justem)은 2016년 4월 설립된 반도체·디스플레이 솔루션 개발사다. 반도체 수율 향상에 필요한 핵심 기술인 '질소 순환 솔루션'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사업 파트너이기도 하다.

임영진 대표는 지금의 저스템을 일군 장본인이다. 창업 멤버이자 최대주주인 그는 저스템을 설립 후 6년만에 코스닥 상장을 노리는 강소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삼성전자와 주성엔지니어링을 거치며 40년 가까이 쌓은 경험과 노하우는 성장의 자양분이 됐다.

저스템은 상장을 앞두고 제2의 도약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고민하고 있다. 신성장동력 발굴에 대한 대략적인 구상도 마쳤다. 증권신고서 제출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주 경기도 용인시 공세동에 위치한 저스템 본사에서 임 대표를 만나 중장기 청사진을 들어봤다.

임영진 저스템 대표

- 임영진이라는 인물을 소개한다면

▲인하대학교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했다. 석·박사 과정을 밟을 때는 전자재료학을 공부했는데 당시 텅스텐을 주제로 쓴 논문이 나름 학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게 계기가 돼 1989년 삼성전자 연구소에 입사했다. 삼성전자에서 연구원으로 10년 정도 일한 후 아남반도체로 자리를 옮겼을 무렵 주성엔지니어링으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았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함께 해보자며 직접 영입을 제안했다. 이에 주성엔지니어링에 합류해 17~18년간 재직하며 다양한 국산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당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가 저스템 창업의 큰 밑거름이 됐다.

- 저스템 창업 과정이 궁금하다

▲주성엔지니어링을 퇴사한 후 반도체 장비 국산화와 관련한 노하우가 필요한 기업에 자문을 제공하는 일을 했다. 이 과정에서 미래 반도체 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이 무엇인가에 대한 아이디어가 뚜렷해졌다. 당시 머릿속에 확고하게 자리잡은 아이템이 지금의 저스템을 만든 '질소 웨이퍼 퍼징(purging)' 기술이다. 이 기술은 반도체 웨이퍼 보관 용기인 풉(FOUP) 내부의 수분과 미립자를 효과적으로 제어한다. 이를 통해 반도체 공정 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풉의 도어를 여닫으며 웨이퍼를 반송하는 로드포트모듈(LPM) 시스템 기술도 같이 개발했다. 이 기술들을 토대로 2016년 4월 저스템을 설립했다.

- 창업 초기 여러 어려움을 겪었을 것 같다

▲질소(N2) 퍼징 솔루션이 고객사의 기존 장비에 잘 융화할 수 있도록 맞춤형 설계를 하는 것이 우선 필요했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경우의 수를 적용한 설계·설치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는데 이 과정이 무척 힘들었다. 직원들과 밤샘 작업을 하며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고객사 테스트를 통과했던 기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사실 국내 반도체 벤더의 최종 고객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정도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두 기업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양사에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사실이 해외 시장 론칭을 할 때 일종의 보증수표 역할을 하는데 이게 참 다행이라고 느낄 때가 많다.

- 초기 자본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창업 후 1년이 지난 시점에 연구개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졌다. 이에 몇몇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자금을 유치했다. 투자를 받으며 FI와 꾸준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설립 후 지난 6년간 연 평균 35% 안팎의 매출 성장률을 달성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투자자가 높은 평가를 내리는 것 같다. 이번 상장 추진 과정에서 FI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 일례로 투자자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보호예수를 약정했다. 구주 매출 의사를 밝힌 투자자도 없다. 저스템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기에 내려준 결정이다. 정말 감사하다.

저스템의 디스플레이 ID OLED 물류장비

- 저스템의 연구개발 역량은 어느 정도인가

▲당사의 질소 퍼징 솔루션과 제품은 고급 디바이스로 분류된다.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이러한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수요는 무조건 늘어난다. 따라서 생존을 위해서는 세대별로 더 진보한 기술 개발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저스템은 1세대 기술로 지난 6년간 1500억~1600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달성했다. 현재는 2세대 버전의 본격적인 개발을 위해 고객사와 양산 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 검증을 완료하면 지금보다 훨씬 도전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더불어 향후 5년 안에 분명 3세대 버전을 요구하는 시대가 도래한다. 3세대 버전은 현재 초도품 설계가 이뤄지고 있다.

- 3세대 버전 기술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1·2세대 기술은 장치 내에서 웨이퍼 표면에만 질소를 공급해 대기 중의 불순물 습도를 5% 아래로 컨트롤한다. 그런데 3세대 버전은 표면 뿐만 아니라 웨이퍼가 노출되는 전체 공간에서 습도를 제어한다. 이 기술을 국내 전체 반도체 웨이퍼 이송장치(EFEM)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 5년 안에 국내외 반도체 기업이 반드시 이 기술을 필요로 할 것이라 본다. 물론 3세대 기술 개발을 저스템 혼자만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경쟁사도 변화에 대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결국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 기술 경쟁력 강화가 상장 추진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나?

▲그렇다. 상장으로 확보하는 자금을 대부분 생산시설 확충과 연구개발 인력 충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 5월 지금 사용하는 용인시 공세동 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했는데 중장기 성장 전략을 원활하게 이행하기에는 규모와 인프라가 다소 부족하다. 이에 본사보다 넓고 층고가 높은 2공장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반도체 관련 우수 인력이 집결해 있는 용인, 화성, 동탄 쪽이 유력하지 않을까 싶다. 관련해서 용인시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2공장 건립과 더불어 신성장동력 발굴 예산으로도 공모 자금 일부를 책정할 계획이다.

- 구상 중인 신성장동력을 소개한다면?

▲OLED 이송 장치, 잉크젯 장비, 솔라셀 장비·부품, 2차전지 소재, 코로나19 진단키트 자동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반도체에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점진적으로 다변화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고자 한다. 잉크젯은 개발과 평가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솔라셀은 이미 누적 매출액 100억원을 달성했을 정도로 안정적인 상용화 단계에 있다. 2차전지도 국내 기업과 꾸준한 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의 경우 어느 바이오 기업에서 자동화 시스템 개발을 의뢰했고 이에 맞춰 최근 초도 납품을 진행했다. 일각에서 사세에 비해 너무 과도하게 사업을 벌이는 게 아니냐고 우려한다. 다만 신성장동력 모두 저스템이 보유한 기술력을 업종에 맞춰 커스토마이징(customizing)하는 거라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기술 활용도를 극대화해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신규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것이 신성장동력 발굴의 핵심이다.

경기도 용인시 공세동에 위치한 저스템 본사 전경

- 공모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업황이 호의적이지 않다

▲시장 수급이 불안정하다고 해서 예정된 공모 일정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킬 계획은 전혀 없다. 공모 자금이 예상보다 적게 들어올 것 같다고 해서 상장을 철회하거나 일정 단가를 고집할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미 거래소 심의를 통과한 만큼 예정된 스케줄 대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베스트다. 계획한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으면 11월 즈음에 코스닥에 입성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공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상장 후 주주가치 제고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결국은 지속 성장이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주가를 올리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 보다 구체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있다면

▲주주가치 제고가 결국은 분배의 문제와 직결된다고 본다. 설립 후 지금까지는 회사가 창출한 결실을 오롯이 성장의 동력으로만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상장 후에는 주주와 임직원에 대한 보상도 생각해야 한다. 결국은 전체 수익을 성장 재원, 주주 환원, 임직원 복리후생으로 3등분하는 것이 최선인데 이 부분은 계속 고민하려 한다. 관련해서 주주와 임직원의 여러 요구사항에 대해 필요하다면 언제든 자문단을 구성해 최대한 의견을 반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최고 경영자로서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다른 집단에게 손실을 입히지 않는다는 원칙은 철저하게 지키고자 한다.

- 임 대표가 그리는 저스템의 미래는

▲국내 IT 산업에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 장비 개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지닌 빅테크. 경영자 관점에서 지향하는 저스템의 미래다. 동반자 관점에서는 회사의 발전에 비례해 임직원도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 저스템에서 10~20년을 재직한 임직원이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과 비교해 삶의 질이 나으면 나았지 떨어지는 것은 용납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에 후배들도 같이 발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인센티브나 스톡옵션같은 복리후생도 꼼꼼하게 챙길 계획이다. 후배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행복한 삶을 누리는 기업. 임영진과 저스템이 그리는 미래다.

◆ 임영진 저스템 대표 주요 약력

△1988.03 인하대학교 대학원 금속공학과 입학
△1991.01 삼성전자 R&D Center 입사
△1991.08 인하대학교 대학원 금속공학 박사
△1998.01 주성엔지니어링 기술영업팀 입사
△2009.10 지식경제부·한국산업기술진흥원 국무총리상 수상
△2016.04 저스템 창업
△2019.12 무역의날 대통령표창 수상
△2020.03 상공의날 산업통상부장관표창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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