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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수혜 못 본 조선 3사, 원가 부담 탓 "실적 개선 이어지는 중 고환율 지속되면 긍정적 영향"

박기수 기자공개 2022-09-15 07:39:03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3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400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치솟은 '강달러' 시대에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분류되는 조선업계는 과연 미소 짓고 있을까. 현 시점의 답은 '아니오'다. 환율 영향으로 이득을 본 것은 맞지만,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매출원가 상승 분이 환 이익분보다 훨씬 컸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강달러 체제가 앞으로는 좀 더 빛을 볼 가능성이 있다. 원자재 가격 안정화와 더불어 선가 상승으로 조선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강달러 자체가 조선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변치 않기 때문이다.

◇환 이익에도…조선 3사, 매출원가율 100%↑

한국신용평가가 올해 4월 말 발표한 '달러 강세, 수혜 업종과 피해 업종은' 리포트에 따르면, 순수출 노출도((수출액-수입액)/총산출액))가 가장 큰 산업군은 조선업(59.7%)이다. 환율 변동에 그만큼 민감한 산업이라는 의미다. 수출 노출도가 크기 때문에 달러가 비싸지면 환 관련 이익을 본다.

특히 조선업의 경우 건조 계약을 맺을 때 대부분 달러화로 계약이 이뤄진다. 계약 체결 후 건조 과정에서 환율이 변동할 경우 매출도 자연스럽게 변동한다. 1400원 가까이 치솟은 현재 환율 상황은 조선업체들에는 우호적 환경이다.

다만 국내 대표 조선 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는 오랜만에 찾아온 '초' 고환율 시대의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원인은 치솟은 원자재 가격과 지난 날의 저가 수주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선 3사는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모두 매출원가율 100% 이상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이 101.8%로 가장 낮았고, 삼성중공업이 105.6%, 대우조선해양은 118.5%의 매출원가율을 기록했다.

높은 원가 탓에 영업손익도 적자를 낼 수밖에 없었다. 후판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90달러 안팎이었지만 올해 4월에는 150달러 이상까지 치솟으면서 조선사들의 원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실제 막대한 원가 부담으로 올해 상반기 현대중공업은 325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각각 3507억원, 56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순손익으로 넘어오면 적자 폭이 일부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반기순손실로 각각 2406억원, 1430억원을 기록했다. 각 회사가 기록한 영업손실보다 현대중공업은 851억원, 삼성중공업은 2077억원 순손실이 적다.

이는 환이익 영향이 크다. 2분기 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1292.9원으로 1분기 말 기준인 1210.8원보다 약 6.8% 상승했다.

현대중공업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말 환율 기준 기초계약잔액 16조6503억원에서 환율변동에 따른 증감액과 계약 취소·계약 금액 변경에 따른 증감액이 절반 수준인 8조316억원이다. 이 금액이 모두 환율 영향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환율 상승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상선 부문의 경우 기초수주잔액 13조2800억원 중 환율 변동 등으로 인한 증감액이 6911억원으로 집계됐다.

◇고환율 지속, 실적 개선 '윤활유' 기대

1300원 이상의 고환율 체제는 조선 3사에 여전히 우호적 환경이다. 특히 최근 후판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원가 부담이 줄어들고 수주선가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실적 회복세에 고환율 체제가 윤활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산업 특성 상 매출과 수익성 인식이 곧바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적 개선 시점은 2022년 이후가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이후에야 선가가 상승하기 시작했고 이 실적은 향후 2-3년 후 잡히기 때문에 환율이 치솟았다고 해서 올해 조선사들의 실적이 반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실적 회복이 전망되는 와중에 달러가 계속 비싼 상태라면 조선사로서는 나쁠 것이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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