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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독일하나은행, '50년 역사의 품격' 신시장 개척으로 계승②탄탄한 고객기반 강점 살리며 IB·현지화 강화

프랑크푸르트(독일)=한희연 기자공개 2022-09-30 07:30:23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1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이 독일에 네트워크를 마련한 것은 무려 50년 전이다. 1970년 지점으로 설립된 후 1992년 법인으로 전환하며 독일 내 한국계 은행의 터줏대감으로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긴 업력은 결국 탄탄한 고객기반 확보의 기반이 됐다. 하나은행 독일법인은 오랜기간 누적된 안정적인 기반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해 왔다. 독일내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고객수와 자산을 자랑하며 시장의 변동성에도 흔들리지 않은 체력을 보유한 회사가 됐다.

독일KEB하나은행(이하 독일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영업이익 980만 달러, 당기순이익 51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년여간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하에서도 2019년 480만 달러, 2020년 540만 달러 등 꾸준한 순익 향상을 나타냈다.

이같은 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지속적인 우량자산 확대 노력이 있었다. 독일 하나은행은 최근 3년간 대출금이 B/S기준 100%, KPI 관리계수 기준 250%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다.

김시걸 독일 하나은행 법인장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한국계 기업의 자금 수요에 적극 대응, 상호 윈윈하려 노력해 왔다"며 "더불어 현지 금융기관과의 네트워트 확대를 통해 현지 부동산, 인프라 등 IB여신을 활발히 발굴했고 슐챠인론(Schuldschein Loan) 등 현지화 상품을 신규 취급하는 등 다방면으로 자산 증대를 꾀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마이너스(-) 금리 시장 상황 하에서 자산/부채간 수익률 순이자마진(NIM) 관리를 통해 이자이익도 꾸준히 늘려왔다. 또 주요 거래선의 F/X거래 확대와 수출입 실적 증대를 통해 비이자이익도 지속적으로 늘렸다. 올해에는 금리상승기라는 변화추이에 힘입어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한 600만 달러 규모의 순익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법인 인력은 총 26명이다. 법인장을 포함한 5명의 본국직원과 21명의 현지직원을 포함한 숫자다. 하나은행은 유럽권에 독일법인과 영국 런던지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지점, 프랑스 파리 지점을 네트워크로 확보하고 있다. 본점 산하 지점이 있는 지역을 제외하고 독일을 비롯 동유럽 등은 모두 독일 하나은행의 커버리지에 속한다.

특히 국내은행 최초로 동유럽에 설치한 사무소인 체코 오스트라바 사무소에는 본국직원 1명과 현지직원 1명이 상주해 있다. 독일 하나은행은 고객계, 여신계, 자금계, 수출입계, 전산계 등으로 업무가 나뉘어 있다. 직원간의 직무분리(Front office/Back office)를 통해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등 시스템이 안정돼 있다.



독일에서 50여년간 네트워크를 유지해 왔던 것은 그 만큼 이 지역의 매력도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독일은 EU의 제1의 경제적 지위를 가진 나라다. 특히 프랑크푸르트는 EU의 중앙은행인 ECB와 독일 중앙은행(Deutsche Bundesbank), 독일 은행감독당국(BaFin)이 소재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유럽 금융허브를 추진키 위해 금융기관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그 결과 전세계 수많은 금융기관이 진출한 EU 내 최대 금융허브다.

대다수 한국계 기업의 유럽본부 또한 프랑크푸르트나 인근 도시에 위치하고 있다. 독일 하나은행은 전통적인 독일 및 중부유럽 한국계 고객 뿐 아니라 동유럽 소재 한국계 기업의 금융 수요를 동유럽 사무소를 통해 밀착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안정적 영업 기반에 더해 다른 금융기관간 협업으로 현지 신규고객도 적극 발굴하며 자산증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기보유한 탄탄한 고객기반을 바탕으로 유로화 자산증대에 필요한 자금을 예수금으로 100% 자체 조달하는 것은 큰 장점이다. 금융시장 변동성에도 흔들리지 않는 조달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2019년 하반기 성사시킨 이탈리아 부동산 딜은 이같은 지역적 강점을 담뿍 활용한 사례다. 독일 하나은행은 2019년 단독으로 이탈리아 부동산 딜을 성료시켰다. 이는 하나은행 내에서 최초로 이뤄낸 이탈리아 딜이다.

EU 내 금융회사는 단일 금융규제를 적용 받으며 여타 회원국들에서도 추가 규제없이 지점설립과 여수신, 금융상품 판매 등의 업무를 영위할 수 있다. 이른바 'EU 패스포트'를 가지기 때문이다. 독일 하나은행은 EU 패스포트 권한을 십분 활용, 이탈리아 딜 과정에서 원천세 26%를 면세 받는 등 장점을 톡톡히 누렸다.

이밖에 최근 IB딜(물류창고 및 인프라)에 집중하며 성과를 하나둘 내고 있다. 독일 아마존, 이탈리아 아마존 물류창고와 상업용 빌딩 딜 등 각종 부동산 거래가 대표적이다.

특히 2020년 독일 아마존 딜은 신디론 단순 참여를 넘어서서 직접 주간사, 담보관리은행, 에이전트은행 등 역할 맡았다. 딜을 직접 리드하며 현지 한국계 은행을 초청, 성사시키며 유럽지역내 한국계은행 최초 주간 부동산 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더불어 올해 상반기 독일 Fiber 인프라 사업에도 참여, 다양한 섹터의 IB딜을 발굴하고 있다.

최근엔 독일 내 특화 금융상품인 슐챠인론을 처음 취급하기도 했다. 이는 독일 금융시장에 특화된 시장성 기업금융 신디케이션 대출이다. 그동안에는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참여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2020년 3~4월경 코로나로 인해 일시적으로 금융시장이 위축되며 프랑크푸르트공항, 프랑크푸르트 박람회 기업 등 안정적이고 신용도 우수한 차입사의 발행금리가 상승했던 적이 있었다. 독일 하나은행은 이 기회를 포착, 다른 한국계 은행과 발행 정보를 공유하며 공동으로 참여를 추진해 결국 성사시켰다.

올해는 우량자산 확대에 더욱 속도를 올릴 계획이다. 모행에서도 5000만 유로의 자본금 증자를 통해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증자로 인해 동일인 여신한도가 늘어나면 좀더 운신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

자본력이 보강되면 유럽내 한국계 기업의 대규모 투자시 필요한 금융기관 차입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최근 트렌드인 친환경차 관련 현지 신디론과 인수금융 등 시장참여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유럽내 이슈로 부각되는 친환경차 전환 이슈에 맞춰 국내 소재·부품 제조업 뿐 아니라 완성차 업계 등 전기차 시장에 유럽 내 거액 자금의 수요가 예상된다. 또 동유럽 시장에서도 배터리 업체, 폴란드 물류, 유통업체 등 현지 우량기업을 지속적으로 접촉, 거래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계 기업 금융지원 외에 IB와 슐차인론 등 새로운 먹거리도 더욱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현지금융기관, 런던·홍콩 등과 연계해 유럽내 부동산 IB여신이나 유럽 인프라·에너지 IB딜, 슐챠인론 등 현지기업 여신도 적극 늘릴 계획이다. 필요할 경우 현지 IB마케팅 인력도 고용하는 등 현지화 강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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