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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오 리쇼어링 진단]국내 CDMO 업체 직격타? 오히려 반사이익 기대감①美 현지 인프라 한계…"삼성·롯데바이오 등 기회 커질수도"

최은수 기자공개 2022-09-15 15:03:53

[편집자주]

미국이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 분야서도 '리쇼어링'을 선언했다. 미 정부는 중국과 인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게 주목적이라 밝혔지만 국내 업계도 직·간접적 영향권에 들어선 모습이다. 더벨은 세계 최대 바이오 시장인 미국의 정책 변화를 앞두고 CDMO·코로나19 백신·신약 R&D 섹터별로 미국 바이오 리쇼어링에 대한 영향과 향후 전망 등을 짚어 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5일 0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이 생명공학 분야에 대한 자국 내 연구와 제조 및 생산(리쇼어링)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행정명령 이행과 관련한 구체안을 마련해 운용하고 이에 대한 자체 평가를 내기까진 반년 가량 남은 상태다. 일단 현지 기업들에 대한 폭넓은 세제혜택이나 생산 쿼터제, 고용 지원 등의 정책을 도입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리쇼어링 선언은 우시(Wuxi)바이오를 포함한 중국·인도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DMO) 의존도를 낮추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다만 현재 미국엔 중국과 인도에 내준 CDMO 물량을 흡수할 인프라가 없다. 지금 당장 확충에 나선다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미국의 정책 변화 속에서 국내 CDMO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기대하게 된 배경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바이오 분야의 자국 내 생산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행정명령은 추후 화학 물질과 의약품 원료를 미국 내에서 생산해 인도나 중국에 대한 CDMO·원료의약품 의존도를 낮추는 목적의 투자 지원 정책 등으로 구체화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이번 리쇼어링과 관련해 해외에서 생산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Regulation)하지 않고 자국에서 생산한 바이오의약품에 혜택을 제공(Insentive)하는 데 초점을 둘 전망이다. 크게는 △미국 내에서 생산 바이오의약품 세제혜택 △자국 제조·생산 비율 의무화(쿼터제) △고용 지원 등의 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종합할 때 국내 CDMO 업체들이 충격을 받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당초 시장에서는 국내 업체와 빅파마들이 대거 CDMO 계약해지에 나서거나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적지 않았다. 행정 명령 중 '자국 내 생산'이란 부분에 초점을 맞춰 빅파마가 미국 CDMO 인프라를 사용하게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 분석이었다.

다만 미국의 CDMO 인프라는 이미 포화상태다. 현지 유통 바이오의약품 물량의 20% 조차 감당하지 못한다. 이 상황에서 미국은 이미 우시를 비롯한 중국·인도 CDMO 업체와 추가 계약을 맺지 않고 있다. 결국 미국 현지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국내 CDMO 업체가 차지하게 되리란 전망이 힘을 얻는 배경이다.

미국에 현지 법인을 낸 국내 바이오텍 대표는 "애초에 미국 빅파마들이 우시와 CDMO 계약한 이유는 우시의 위탁가격이 싼 것도 있지만 현지에서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여건이 미비했기 때문"이라며 "시장점유율을 놓고 경쟁하는 빅파마들이 짧아도 4년 이상 걸릴 현지 인프라 확충을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내에선 미국이 자국 생산 비율에 대해 일정 부분 제한(쿼터제)을 두거나 규제 정책을 펴도 여파가 크지 않으리란 분석을 내놓는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지를 바꾸는 것은 주성분 변경(Major Change)에 해당하는 것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공산품과는 달리 의약품은 생산지(섹터)를 바꾸려면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생산에 한층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한다. 이미 획득한 품목허가를 획득한 업체가 생산지를 변경하다가 허가가 취소되는 사례도 종종 있다.

국내 CDMO 업계는 미 정부가 리쇼어링을 위해 펼칠 세제혜택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정책의 방향이나 지원 규모에 따라 국내 CDMO 업체들이 미국 현지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거나 확대할 기회의 장도 마련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에도 미국 내 생산시설을 두면 더 원활하고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겠다는 고객사 측의 의견을 자주 받은 것으로 안다"며 "더불어 고객 만족 차원에서 미국 CDMO 거점 확보를 꾸준히 검토해 왔는데 이번 정책 변화로 한층 전향적인 접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미국 내 생산에 대한 장려 정책이 이어지면 자사에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 뉴욕 시러큐스 공장에 3만5000리터 가량의 물량 수주가 가능한데 증설을 비롯한 추가적인 투자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진 국내 CDMO 업체가 미국 현지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싶어도 세금과 인건비 부담, 규제 문턱이 높아 어려웠다"며 "미국에서 현지 CDMO에 세제혜택과 고용혜택을 제공해 생산원가 절감 효과가 나타나면 국내 업체들의 거점 확충이나 투자, 인수 등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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