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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프로파일]'KB증권 1등 신화 주역' 박성원 IB 영업총괄 부사장하우스 '맏형' 역할, DCM '부동의 1위' 만든 장본인...상대적 열위였던 ECM도 선두 이끌어

이상원 기자공개 2022-09-26 13:24:47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0일 09:48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이 2022년 쿼트러플 크라운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부동의 1위 부채자본시장(DCM)에 이어 주식자본시장(ECM), 인수합병(M&A), 인수금융까지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결과다. 올들어 모든 국내 하우스가 주춤하면서 KB증권의 상승세는 더욱 돋보인다. 명실상부 새로운 'IB 명가'의 탄생이다.

박성원 부사장(사진)은 KB증권 IB 성장의 기틀을 닦은 주역이다. IB 영업총괄 부사장 자리에 오르기까지 KB증권 IB의 중심에는 늘 그가 있었다. 여전히 영업 최전선에서 활동하지만 이제는 김성현 사장과 함께 조직의 전반적인 운영과 관리를 총괄하며 '투자형 IB' 완성에 집중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스스로를 '18년간 계약직'이라고 표현했다. 매년 성과에 따라 계약이 연장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꾸준한 성과의 배경으로 "고객과 함께하는 것이 나를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고객이 힘들 때 일수록 함께 한다는 의미다. 이는 KB증권 성공의 비결인 셈이다.


◇성장 스토리: 투신사 운용역에서 IB총괄까지

1989년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같은 해 국민투자신탁 채권운용 업무를 맡으며 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투신사들이 지금은 증권사나 운용사로 바뀌었지만 과거 국민투자신탁은 한국투자신탁, 대한투자신탁 등과 함께 '삼투신'으로 통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삼투신의 신입사원 연봉은 삼성전자 부장급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이것이 투신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이유라고 박 부사장은 솔직하게 밝혔다. 이후 국민투자신탁이 현대투자신탁으로 바뀌면서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채권운용팀장을 맡았다. 총 13년간 채권운용을 담당한 셈이다.

2003년 현대투자신탁운용이 푸르덴셜투자증권으로 인수되면서 기업금융 부장을 맡았지만 1년 후 직장을 떠났다. 그리고 당시 한누리투자증권(KB증권의 전신)에 있던 김성현 사장의 제의는 장차 박 부사장을 IB 업계 거목으로 만들 커리어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한누리투자증권 합류 당시 외환위기가 끝나고 업황은 개선됐지만 수익이 크게 나지는 않았다. 블루오션 개척을 고민하던 중 한누리투자증권의 세일즈 능력을 십분 활용해 발행사와 투자자 시장을 만들어 나갔다.

한누리투자증권의 당시 직원은 전사를 통틀어 70명이 전부였다. 규모가 작은 만큼 100억만 못 팔아도 타격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이때 늘 '배수의 진'을 치고 영업을 하러 다녔다고 회상했다. 이 치열함과 절실함은 지금의 KB증권 그리고 박 부사장을 만든 밑거름이 됐다.

그는 "그때 우리는 채권인수 한 건의 실수가 존망을 가를 정도였다. 그래서 기업을 철저히 분석하기 시작했다"며 "그때 김성현 사장님과의 헌신적인 노력, 그리고 고객들은 지금 KB증권의 근본이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한누리투자증권은 시장 상황을 떠나 늘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지금 KB증권의 많은 고객들이 이때부터 함께 해온 이들이다. 당시 실무자들은 세월이 흘러 지금 각 기업의 CFO를 비롯해 자금팀 핵심 인력들이 됐다. 2008년 KB국민은행이 한누리투자증권을 인수한 배경이다.

◇업무 철학 및 스타일 : KB증권의 성공 비결...'첫째도 고객, 둘째도 고객'

"고객과 함께하는 것이 나를 지키는 길이다. 상품은 패션이고 고객은 영원하다."

KB증권의 성공 비결로 ‘고객’을 꼽았다. 그는 “IB는 중매쟁이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발행사와 투자자를 잘 연결시켜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양쪽을 모두 다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2004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계약을 1년씩 갱신하고 있다. 철저한 성과로 평가받는 증권업계에서 18년동안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합병법인 출범 이후 KB증권 IB는 매년 30%씩 성장하고 있다. 매일 같이 그가 치열하게 만나온 고객은 지금 그의 소중한 자산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기업고객 10명만 만들면 미래가 보장된다고 말해준다"며 "기업이 어려워지면 발길을 끊는 게 IB의 습성인데 어려운 기업일수록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도와주고 시장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견디고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진정한 영업인 것이다.

그의 고객 중심 업무 철학은 IB조직 전반에 녹아들어 있다. RM부터 시니어, 임원, C레벨 모두 사다리꼴 영업에 나서 기업과 상품 정보를 모두 사내 정보시스템을 통해 공유하고 리얼타임으로 의견을 나누며 방향성을 잡는다. 사실상 IB의 완성 단계로 모든 IB조직이 함께 고객을 위해 움직이는 느낌이다. 경쟁사가 쉽게 쫓아오지 못하는 이유다.


◇트랙 레코드1 : '최초 또 최초'…DCM의 새로운 길 개척

KB증권의 DCM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리그테이블 1등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지만 국내 DCM에는 변화가 없었다. 선두는 늘 KB증권의 몫이었다. 커버리지의 깊이, 폭, 맨파워, 아이디어 모두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결과다.

그럼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쉼 없이 새로운 시도를 통해 국내 자본시장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박 부사장 역시 직원들의 새로운 아이디어 제시를 늘 독려한다. 1등은 달라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 결과 신종자본증권은 자본확충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KB증권이 2014년 JB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2000억원을 발행한 게 시작이었다. 당시 경쟁사들은 딜 수임을 주저한 반면 KB증권은 대표주관사로 목표조달 금액 가운데 1350억원 총액인수 계약을 맺었다.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났지만 이를 계기로 지금의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이외에도 한솔아트원제지의 기계설비를 기초자산으로 한 동산담보부채권(2013년도)도 KB증권이 처음으로 시도했다. 이랜드리테일의 국내최초 캠코 담보부사채(2017년) 역시 KB증권의 몫이었다. 심지어 2013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될 당시에도 KB증권은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는 당시 KB증권 만큼 국내 DCM을 잘 이해하고 있는 하우스가 없다는 의미로 국내 DCM 시장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다.

◇트랙레코드2 : '눈물 젖은 빵' ECM, 결국 선두 등극

과거 대부분의 유상증자는 '빅3'가 점유하고 있었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KB증권이 1위를 탈환했다. 2017년 일찌감치 중소중견기업(SME, Small & Medium Enterprise)을 커버하는 조직을 설치해 SME기업들과 커뮤니케이션 해왔다. 이 조직을 통해 딜을 소싱해 유상증자 시장 1위 기반을 만든 것이다. KB증권의 촘촘하고 디테일한 조직의 힘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수 없이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만 했다고 회상했다.

KB증권 합병법인 출범 전까지 유상증자 딜 수임을 끊임없이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는 "대표주관은 고사하고 공동대표주관사 자리에도 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200억원의 작은 규모 딜도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초기라 회사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자 김성현 사장과 함께 자신들의 집을 담보로 잡아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자신들의 집을 담보로 사업을 추진해야 할 정도로 주변 여건이 어려웠지만 그만큼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던 그들이다. SME조직을 통해 작은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작으로 차츰 트랙레코드를 쌓아가자 지난해 조 단위 빅딜을 섭렵하며 리그테이블 최상단에 위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KB증권에게 미완의 영역이었던 기업공개(IPO) 시장 석권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동안 IPO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은 온전히 트랙레코드 부족 때문이었다. 아무리 DCM에서 네트워크가 좋다 하더라도 빅딜 주관 경험 없이는 수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인터넷이 발달되지 않은 시절에는 청약을 받을 지점 수도 많지 않았다.

박 부사장은 "제안서 작성에 야근을 해봤자 떨어지기 부지기수였다. 관련 인력 턴오버가 심각했다"며 "하지만 모든 것을 싹 바꾼 결과가 2020년 카카오뱅크 주관이란 결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올초 LG에너지솔루션 대표주관도 카카오뱅크 딜 주관 덕분이었다.

이를 위해 조직과 프로세스를 모두 개선시켰다. 단순히 IPO 인력뿐만 아니라 DCM 인력도 투입해 제안서를 작성했다. 리서치에서도 의견을 제시 받아 컨설팅사 수준으로 고민해 제안했다. PT를 위해서는 직원들이 전문 학원까지 다녔을 정도다. 지난해 입찰제안서(RFP)를 받은 모든 딜을 수임했다. SME 조직 산하의 CIB센터에서도 딜을 소싱하며 ECM부문을 지원하고 있다.


◇최종 목표 : 젊은 조직을 하나로…'투자형 IB' 집중

KB증권 IB조직은 각각 다른 출신과 성장과정의 인력이 섞여있다. 박 부사장은 "KB증권의 문화는 용광로 문화다"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기업, 펀드매니저, 경쟁사, CPA 등 다양한 전문가가 즐비하다.

올해 쿼트러플 크라운 달성을 눈앞에 두며 사실상 IB 업계에서는 모든 것을 이룬 박 부사장이다. 이제 그의 최종 목표는 젊은 조직을 하나로 뭉쳐 '투자형 IB'로 만드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수수료 수익이 점차 줄면서 수익성을 높일 계기가 필요하고 외부적으로는 산업변화의 시기에 신성장 기업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풍부한 자본력을 앞세운 초대형 하우스뿐만 아니라 중소형사들까지도 투자형 IB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배경이다.

KB증권은 2019년 WCP에 최초 투자하고 지난해 9월 200억원을 투자해 WCP 지분을 추가 취득했다. 이차전지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올해는 WCP IPO 주관업무까지 수행하며 공동성장하는 KB증권 투자형 IB의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박 부사장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게 모험자본을 공급해 기업은 성장을, 투자자는 수익을 함께 향유하는 것"이 투자형 IB라며 "과거에는 증권사가 중개만 했지만 앞으로는 투자를 통해 기업과 함께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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