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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분할' 파인엠텍, 500억 메자닌 귀속 배경은 40% 콜옵션, 오너 2세 지배력 확대 가능성…파인테크닉스 "경영권 승계 무관"

박상희 기자공개 2022-09-20 07:44:34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6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인그룹이 인적분할을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요 계열사인 파인테크닉스는 2009년 파인디앤씨로부터 인적분할을 통해 생겨난 회사다. 파인테크닉스가 최근 인적분할을 통해 파인엠텍을 새롭게 분사했다. 파인그룹의 이같은 계열사 '가지치기' 정책은 최근 소액주주 권리 침해로 이슈가 된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 방식이어서 주목된다.

인적분할은 통상적으로 지주사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는 기업이 주로 활용해왔다. 파인테크닉스의 인적분할은 지배구조 개편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향후 경영권 승계에서 신설법인인 파인엠텍이 일정부분 역할을 할 가능성은 제기된다. 40% 콜옵션이 부여된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500억원 규모의 메자닌이 파인엠텍으로 귀속됐기 때문이다.

코스닥 상장사 파인테크닉스는 기존 사업에서 휴대폰 등 정보기술(IT) 부품 제조 및 판매업 부문을 파인엠텍으로 분할한다. LED 조명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파인테크닉스가 존속법인으로, IT부품 사업이 주력인 파인엠텍은 분할신설회사가 된다. 인적분할 방식인 만큼 주주들은 양사의 지분을 똑같이 보유한다.

파인그룹은 물적분할보다는 인적분할을 선호한다. 파인테크닉스 관계자는 "이번 분할은 사업성 차이가 큰 IT부품 사업부와 LED조명 사업부를 따로 떼어내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보통 분할 신설회사의 성장성이 존속 기업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설법인이 존속법인의 100% 자회사가 되는 물적분할보다는 기존 주주에게 신설법인 지분을 그대로 부여하는 인적분할이 보다 주주친화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만약 파인테크닉스가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을 선택했다면 파인엠텍은 파인테크닉스의 100% 자회사가 된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사례처럼 미래 성장성이 기대되는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후 별도로 상장할 경우 기존 모기업의 소액 주주 권리 침해가 불가피하다. 파인엠텍은 인적분할을 선택하면서 최근 이슈가 된 물적분할이 야기할 수 있는 문제점을 피해갔다.

일각에선 이번 파인테크닉스의 인적분할을 단순히 사업부 분리를 통한 경영 효율성에만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 파인그룹의 오너 2세가 이미 임원으로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경영권 승계를 고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홍성천 파인그룹 회장의 아들인 홍중기 이사는 분할 이후 적을 파인테크닉스에서 파인엠텍으로 옮길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1988년생인 홍 이사는 현재 파인테크닉스에서 재경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재경부문에서 파인테크닉스의 인적분할 관련 업무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특히 신설법인 파인엠텍에서 500억원 규모의 메자닌을 승계한 것이 주목된다. 파인테크닉스는 지난해 500억원 규모의 메자닌을 발행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6월 제7회 사모 전환사채 250억원과 제8회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 250억원을 발행했다. 파인테크닉스가 지난해 발행한 사채 500억원은 분할 이후 신설회사인 파인엠텍이 승계한다.

파인테크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발행한 메자닌 500억원 대부분은 IT부품 사업부에 투입됐다"면서 "자금 투입처를 고려해 CB와 BW를 분할 이후 존속 기업이 아닌 신설회사가 승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분할신설회사의 2021년말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2020년(409억원) 대비 많이 증가한 160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증대로 폴더블 내장 힌지 등 제품매출이 증가해 자산총계 역시 755억원에서 2566억원으로 증가했다. 신설회사(파인엠텍)가 IT부품 제조 시장에서 수위권의 시장지위, 높은 브랜드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에도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출처: 반기보고서
파인엠텍에서 승계하는 메자닌이 지닌 전환권 특성 등을 감안할 때 이를 경영권 승계와 연결 짓는 시각도 존재한다. 파인테크닉스가 지난해 발행한 250억원 규모 CB에는 40%의 콜옵션이 부여됐다. 회사가 지정한 제3자가 콜옵션을 통하여 취득한 전환사채로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최초 전환가액 기준 당사 보통주 138만5041주를 취득할 수 있다. 리픽싱 70% 조정 후에는 최대 197만6284주까지 취득 가능하다. 이에 제3자가 될 수 있는 자는 파인테크닉스 지분율을 3.01%에서 최대 4.24%(리픽싱 70% 가정)까지 보유할 수 있다.

파인엠텍이 CB를 승계한 만큼 주가에 따라 전환가액도 조정을 받을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콜옵션을 활용해 확보할 수 있는 지분율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파인엠텍이 콜옵션을 오너일가에 부여할 경우 오너일가는 손쉽게 전도유망한 파인엠텍의 지분을 추가로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선 변화가 없다.

이미 파인그룹 오너 2세는 CB를 활용해 지배력 확대 발판으로 활용한 이력이 있다. 홍 회장의 자녀인 홍준기 이사와 홍정아 씨가 파인그룹 계열사의 주주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것은 2017년 8월이다. 당시 파인디앤씨 CB를 각각 5억원씩 인수했다. 하지만 2019년 7월30일 파인테크닉스가 제6회차 CB를 발행하자, 이튿날인 31일 파인디앤씨 CB를 처분하고 파인테크닉스의 CB를 인수했다. 이후 직접 CB를 인수한 후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처음으로 파인테크닉스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홍 이사와 홍정아 씨는 현재 파인테크닉스 지분을 각각 0.53%, 0.59%를 보유하고 있다. 인적분할 이후에는 신설회사인 파인엠텍 주식도 똑같은 비율로 보유하게 된다. 파인엠텍으로 귀속된 CB의 전환권을 활용하면 파인엠텍에 대한 지분율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오너 2세는 현재 파인그룹 주요 계열사 가운데 파인엠텍의 미래 성장성이 가장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파인엠텍의 지분율을 높이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인테크닉스 관계자는 "이번 인적분할은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한 것으로 안다"면서 "파인엠텍에 귀속되는 메자닌의 콜옵션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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