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그룹, '퍼시픽패키지 매각' 사익편취 칼날 피했다 '내부거래 의존' 자회사 정리 수순, 프랑스 기업과 맞손 경쟁력 제고
김선호 기자공개 2022-09-23 07:59:1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1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퍼시픽글라스에 이어 자회사 퍼시픽패키지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자회사를 매각해 강화된 사익편취 규제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자회사 퍼시픽패키지의 지분 60%을 오타종에 매각한다고 20일 밝혔다. 오타종이 화장품 뿐만 아니라 미국·유럽·중국 등에서 라벨, 제약 패키징 등의 추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퍼시픽패키지의 추가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퍼시픽패키지의 최대주주가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 오타종으로 변경되고 경영권도 함께 이전될 예정이다. 사실상 아모레퍼시픽그룹으로서는 고급 화장품 패키지와 쇼핑백 등을 취급하는 자회사를 오타종에 매각하는 셈이다.
업계는 이를 공정거래위원회의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강화에 대비한 조치로 바라봤다. 지난해 말부터 시행된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수일가 등 특수관계인이 2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과 해당 기업의 보유 지분이 50%를 초과하는 자회사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를 감안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완전 자회사 퍼시픽패키징이 사익편취 규제의 사정권 안에 들어오게 된다. 서경배 회장 등 특수관계인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분 57.46%를 보유하고 있고 아모레퍼시픽그룹이 퍼시픽패키징의 지분을 100%를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퍼시픽패키징과 같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자회사 퍼시픽글라스(현 베르상스퍼시픽)의 지분 60%를 프랑스 향수·화장품 유리병 제조업체인 베르상스에 매각했다. 또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에스트라는 주요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에 흡수합병시켰다.
사익편취 규제 강화에 대비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자회사를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종속기업으로 편입시키거나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는 작업이 이뤄진 셈이다. 자체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코스비전의 최대주주가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 ㈜아모레퍼시픽로 변경된 배경이다.
이를 두고 보면 퍼시픽패키지 매각도 이와 같은 작업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퍼시픽패키지도 내부거래가 전체 매출 중 89.9%를 차지하는 곳으로 코스비전·퍼시픽글라스·에스트라와 같이 자체 생존이 힘든 곳으로 파악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으로서는 주요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을 중심으로 화장품 사업을 진행하면서 여기서 파생되는 용기·포장업을 각각의 자회사에 맡긴 형태였다. 다만 이러한 형태를 지속해나갈 경우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분구조를 변경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퍼시픽글라스에 이어 퍼시픽패키지를 프랑스 기업에 매각한 것도 눈에 띈다. 불가피하게 자회사 지분을 매각해야 했지만 해외 업체와 협력을 강화해 용기·포장 디자인 등에 유럽 감성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퍼시픽패키지 입장에서 기술·제조·품질·물류 전반에서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모레퍼시픽그룹으로서도 화장품 포장재 수준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스튜디오산타클로스ENT, 주주권익 보호 '구슬땀'
- 이에이트, AI 시뮬레이션·디지털 트윈 기술 선보여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한인이 설립한 RCE, 세계 첫 ‘중장비 온라인 중고거래’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베트남의 지오영 '바이메드'·전기오토바이 '셀렉스' 눈길
- 지아이에스, 코스닥 상장 위한 예비심사신청서 제출
- '910억 CB 발행' 아스트, 경영 정상화 속도 낸다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2030년까지 20개 유니콘 탄생, 지금이 투자 적기"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1억 인구, 평균연령 32세…증시 대세 상승 초입"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지역별 강력한 세제 인센티브 매력 '인수합병 활발'
- '자사주 소각' 한미반도체, 주주가치 제고 재확인
김선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hy,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지분가=0' 순손실 커졌다
- [호텔신라 생존모드 전환]면세점 순위 변동, 사업전략 '공격→수비형'으로
- [캐시플로 모니터]오리온, 재무활동 유출 감소 '투자실탄' 쌓았다
- 코오롱인더 FnC부문 대표 일본 출장 "시장조사 차원"
- [이마트 재건 보고서]대규모 M&A 부담, 어디로 전이됐나
- [그것이 '알(리)'고 싶다]직구와 저가 경쟁력, B2B 파고드나
- CJ ENM, 윤상현 대표 출근지 '커머스→엔터부문'으로
- 프레시지, M&A 통합작업 완료 "연내 BEP 달성"
- [캐시플로 모니터]더네이쳐홀딩스, 순이익 감소 속 '첫 배당수익' 단비
- [이마트 재건 보고서]미국 월마트와 닮은 듯 다른 사업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