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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건 메자닌…헤지펀드 정체 속 설정액 '쑥쑥' 4700억 신규 조성, 리픽싱 규제 강화에도 매력 부각

양정우 기자공개 2022-09-27 08:14:37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2일 0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시 침체 속 토종 헤지펀드 시장 역시 다소 정체되는 분위기지만 메자닌 펀드(mezzanine fund)의 성장 속도는 가파르다. 지난해 리픽싱(refixing) 규제가 크게 강화되면서 투자 매력이 떨어졌으나 주요 조달 루트인 메자닌은 꾸준히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다.

22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서 메자닌 펀드가 약 4700억원 어치 신규 조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에도 '지브이에이 Mezz-H', '에이원 그레이스메자닌 2호', '갤럭시 메자닌플러스알파 제1호' 등 총 4개의 펀드가 새롭게 론칭됐다.

국내 헤지펀드 시장의 규모는 환매 중단 사태 전의 볼륨을 회복한 지 오래다. 16개월째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43조원 수준에 근접했다. 하지만 지난해 폭발적이었던 성장 흐름은 기세가 한풀 꺾였다. 매달 증가 규모가 전달과 비교해 1%를 밑도는 수준이다. 헤지펀드에 대한 수요가 견고해도 글로벌 증시 폭락세의 여파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메자닌 펀드는 지속적으로 신규 펀드가 나오고 있다. 메자닌 전문 하우스로 명성을 쌓아온 GVA자산운용, 라이노스자산운용, 안다H자산운용, 씨스퀘어자산운용 등은 올해도 메자닌 펀드를 잇따라 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올해 메자닌 펀드는 최악의 시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돼 왔다. 무엇보다 금융 당국이 상장사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리픽싱, 콜옵션 규제를 강화하고자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메자닌이 최대주주의 편법적 지분 확대 등 불공정 거래에 악용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취지였다.

주가 하락시 전환가액이 조정되는 리픽싱 조항에 손을 댄 게 대표적이다. 이제 주가가 다시 상승할 때도 전환가액의 상향 조정이 의무화됐다. 과거처럼 증시 급락기에 리픽싱 조항이 발동된 후 주가 회복시 잭팟을 터뜨리는 기회가 원천 봉쇄된 셈이다. 이 때문에 투자 매력이 떨어져 올해 메자닌 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기존 우려와 달리 개정 규정 시행 이후에도 메자닌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드라마틱하게 제약되지 않았다. CB 발행 규모 자체는 전년보다 축소됐으나 글로벌 자산시장의 이례적 위축도 감안해야 한다.

전환사채 롱 포지션의 손익 차트.

국내에서 메자닌을 발행한 상장사는 코스피나 코스닥 시장의 평균에 비해 자산 규모가 작고 재무적 지표가 열악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들 기업의 핵심 조달 루트가 하이일드 채권이지만 국내에서는 발행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 투자적격등급(신용등급 BBB급 이상)과 투자부적격등급(CC급 이하)의 중간에 위치한 BB급 이하 회사채는 아예 실종 상태에 놓여있다. 이 때문에 리픽싱 규제 이슈에도 메자닌 발행의 니즈는 끊이지 않고 있다.

토종 메자닌의 최대 장점은 여전히 리픽싱 조항이다. 비록 올해부터 상향 조정이 의무화됐으나 해외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손실 방어 장치인 건 마찬가지다. 리픽싱 하한선보다 주가가 하락해도 상환을 받으면 원금이 보장되기에 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된 시기에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WM업계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고유계정으로 출자하는 '더뱅크스(The banks)' 시리즈도 지속적으로 조성되고 있다"며 "다른 은행 역시 고유계정 투자처로 메자닌 펀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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