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유치한 3S, 지배력 리스크 대두 중국업체가 69억 자금 지원, 웨이퍼캐리어 사업 확대…우호 지분 관측
황선중 기자공개 2022-09-27 07:56:59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3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웨이퍼캐리어 제조업체 '삼에스코리아(3S)'가 중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업체와 손잡고 현지에 웨이퍼캐리어 생산기지를 마련해 중국 웨이퍼캐리어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다만 외부자금 유입으로 중국업체가 최대주주와 비등한 지분율을 보유하게 되면서 지배력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23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3S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중국의 나무가테크놀로지(NAMUGA Technologies)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69억원이다. 신주발행가액은 2874원, 발행 신주 수는 238만8135주다. 지분율로 환산하면 4.9%다. 납입일은 오는 11월3일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웨이퍼캐리어 사업 확대 취지로 이뤄졌다. 웨이퍼캐리어는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재료인 '웨이퍼'를 운송하는 박스다. 운송 과정에 따라 FOSB, FOUP, O/C 등으로 분류된다. 3S는 웨이퍼제조업체에서 반도체제조업체로 웨이퍼를 운송할 때 사용하는 FOSB에 주력하고 있다. 해외 FOSB 시장은 미국 및 일본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3S는 중국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리고 2019년 중국 쑤저우에 소재한 반도체부품업체 나무가테크놀로지와 손을 잡았다. 2020년 10월엔 공동출자로 중국 현지에 '삼에스반도체재료소주유한공사'라는 판매법인도 설립했다. 3S가 국내에서 제조한 웨이퍼캐리어를 공급하면, 나무가테크놀로지가 중국에서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최근 중국에서 3S산 웨이퍼캐리어 수요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중국 반도체 시장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미국산 웨이퍼캐리어 수급에도 차질이 생기면서다. 3S와 나무가테크놀로지는 중국 내 웨이퍼캐리어 수요 증대에 대응하고자 현지 판매법인을 생산법인으로 확대·전환하기로 했다.
문제는 3S 측이 당장 생산법인에 자본금을 출자할 정도로 주머니 사정이 여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3S가 보유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63억원에 불과하다. 결국 나무가테크놀로지가 자금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나무가테크놀로지는 3S에 생산법인 출자금을 건네주는 대신 3S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실제로 3S는 이번에 조달하는 69억원 중에서 타법인증권취득 자금으로 분류한 49억원을 중국 생산법인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20억원은 시설자금으로 사용한다. 생산법인은 FOSB를 중점적으로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경쟁사는 일본의 미라이얼(Miraial), 신에츠(Shinetsu) 등이 꼽힌다.
눈길을 끄는 건 이번 유상증자로 나무가테크놀로지가 최대주주와 대등한 수준의 3S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는 점이다. 당장은 우호세력으로 구분되는 만큼 긍정적 효과가 크다는 관측이다. 3S 관계자는 "나무가테크놀로지 자금이 들어와 5% 가까운 우호지분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약한 대주주 입지도 보강되고 경영권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불안한 지배력 탓에 3S의 경영권이 중국 기업에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나무가테크놀로지는 국내 기업인 '나무가'에서 설립한 곳이지만, 지금은 중국의 'Suzhou Zaixian Trading Co., Ltd'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3S의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박종익 회장이다. 다만 보유 지분율은 5.86%로 낮은 수준이다. 특수관계인을 모두 포함해도 6.82%다.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나무가테크놀로지는 지분율 4.90%를 보유한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린다. 반면 박 회장의 지분율은 5.56%(특수관계인 포함 6.48%)로 하락한다. 사실상 지분율 격차가 1%포인트 수준에 불과하게 되는 셈이다.
박 회장이 올해 들어 지분 규모를 점점 줄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 2월엔 가족들에게 30만주(0.65%)를 증여했고, 5월에는 다시 30만주(0.65%)를 장내매도했다. 특수관계인 명단에는 박 회장의 자녀를 비롯한 친인척 다수가 이름을 올리고 있긴 하지만,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박 회장도 건강상 문제로 등기임원진에서 물러난 상태다.
현재 3S 경영은 전문경영인 김세완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1961년생인 김 대표는 전북대 법학과를 나온 '증권맨' 출신이다. 교보증권에서 영업이사로 활약하다가 2016년 6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3S에 합류해 부사장직을 역임했다. 2019년 7월부터는 각자대표에 임명됐고, 올해 1월부터는 단독대표로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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