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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신생 헤지펀드, 영속성 두고 우려 '한목소리' 매달 10여곳 신규 인가…최저요건으로 턱걸이 통과

양정우 기자공개 2022-09-30 08:12:33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6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종 헤지펀드 시장에서 새롭게 라이선스를 취득한 신생사가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전문 운용역과 백 오피스 인력의 구인난이 심화되면서 최저 설립 요건만 겨우 갖춘 하우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26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총 13곳의 법인이 일반 사모집합투자업 라이선스를 신규 취득했다. 자산운용진, 월넛자산운용, 케이에스디자산운용, 에스앤씨자산운용, 페어웨이자산운용, 오이코스자산운용, 에이치스톤자산운용 등이 대표적이다.

본래 올해 초인 1월엔 신규 등록 운용사가 1곳에 불과했다. 그 뒤 매달 4곳 안팎의 신규 운용사가 정식 라이선스를 확보해 왔다. 그러다가 6월 이후 두 자리 수 이상의 신생사(11곳)가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7월 역시 11곳의 법인이 신규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지난 3개월(6~8월) 새 새롭게 문을 연 하우스만 35곳에 달하는 셈이다.

문제는 헤지펀드 시장에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펀드매니저와 백 오피스 직원을 구하는 게 녹록지 않다. 그나마 메인 펀드를 총괄할 매니저는 하우스의 운용 철학을 정립해 나갈 때부터 어느 정도 확정돼 있으나 허리층인 매니저와 주니어 운용역은 찾는 게 쉽지 않다.

WM업계 관계자는 "주식 투자에 역량을 갖춘 펀드매니저 중에서 전업투자자로 전향한 인사가 적지 않다"며 "펀드매니저로서 직접 투자에 나서기가 어려운 가운데 급여보다 투자 수익이 훨씬 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헤지펀드 매니저의 처우와 평판이 과거보다 후퇴한 것도 업계를 떠나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금융투자업계 전반과 비교해 인센티브의 수준이 낮은 편이다. 예를 들어 비상장사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인력의 경우 투자 자산이 동일한 벤처펀드의 운용역보다 통상적으로 성과보수의 비율이 낮게 책정돼 있다. 이런 보수 체계도 시장의 인력난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백 오피스 인력의 확충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난제다. 헤지펀드 운용사의 지원 파트에서 소화하는 업무는 크게 △마케팅 △운용지원 △컴플라이언스 △펀드세무회계 등으로 분류된다. 고도의 시스템보다 베테랑의 업력이 성과에 더 주효한 업무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10여 년 이상의 풍부한 경력과 시장 곳곳(운용사, 판매사, 수탁사 등)에 네트워크를 보유한 인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 와중에 매달 10여 곳의 신규 하우스가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구조적으로 백 오피스 인력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사세 확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데 백 오피스의 뒷받침이 아쉽다는 운용사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설립된 신생 하우스 가운데 최저 설립 요건만 가까스로 충족한 하우스가 적지 않다는 진단이 나온다. 일반 사모집합투자업자는 기본적으로 상근 임직원인 투자운용인력을 3명 이상 갖춰야 한다. 이 가운데 1명 이상은 '증권운용전문인력' 또는 '부동산운용전문인력'이어야 한다.

증권사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관계자는 "신생사는 PBS 실무진 입장에서 주요 세일즈 타깃"이라며 "하지만 근래 들어 신규 하우스의 내실이 과거와 사뭇 다르게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과거에도 역량이 부족한 신생사가 있었지만 올들어 겨우 최저 요건만 충족할 정도로 열악한 신규 운용사가 부쩍 눈에 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중에 유동성이 대거 풀린 뒤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 설립의 수요가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공모주 투자 열풍 속에 증거금없이 공모주를 받을 수 있는 일종의 비히클로 이들 투자사가 각광을 받기도 했다. 이후 금융 당국이 신생사의 공모주 참여 요건을 대폭 손질했으나 여전히 대기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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