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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프리IPO 투자성적표]자발적 보호예수에 브이씨 엑시트 난항[한국투자증권] 2018년 30억 RCPS 취득...현 주가, 투자단가 아래로

최윤신 기자공개 2022-10-04 13:01:37

[편집자주]

국내 IPO 시장에서 증권사의 프리IPO투자가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프리IPO는 상장을 앞둔 기업의 밸류업을 지원하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 IPO 하우스들은 이를 적극 활용해 IPO 주관업무를 따내고, 부족한 수수료를 캐피탈게인으로 만회하려 한다. IPO와 연계한 하우스의 프리IPO 투자가 이뤄진 딜을 들여다보고, 하우스의 엑시트 성적을 추적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9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월 상장한 브이씨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한국투자증권이 엑시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주가가 투자로 취득한 가격 이하로 떨어졌는데, 보유 지분을 아직 모두 처분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주관사로서 발행사의 상장직후 오버행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자발적 보호예수를 설정해 상장 직후 엑시트에 나서지 못했다. 이에 따라 다른 FI들에 비해 훨씬 적은 차익을 거두는 데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대표주관 계약 1년 7개월 전 투자, 취득가격 8000원

한국투자증권은 2018년 11월 15일 브이씨에 30억원을 투자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1만8750주를 취득했다. NHN인베스트먼트와 컴퍼니케이파트너스, 기업은행 등이 당시 투자에 함께 참여했다. 주당 취득가격은 16만원으로, 당시 발행주식수를 단순 계산할 때 브이씨의 기업가치를 460억원으로 평가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IPO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한 건 약 1년 7개월이 지난 2020년 6월 30일이다. 선제적인 프리IPO 투자 참여를 통해 주관사 계약 체결까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해 7월부터 실사가 본격화했고, 연말부터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됐다.

브이씨는 2020년 12월 1주당 1주의 무상증자를 실시하고 이듬해 5월엔 주식 액면을 10분의 1로 쪼갰다. 이 과정에서 발행한 RCPS도 보통주로 전환했다. 한국투자증권이 가진 보통주는 37만5000주가 됐고, 주당 취득단가는 20분의 1인 8000원으로 계산된다.

2021년 8월 27일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뒤 4개월이 지난 올해 1월 6일 승인을 받았는다. 승인받은 다음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빠른 상장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발행사와 주관사는 증권신고서에서 주당 희망공모가격을 1만5000~1만9500원으로 제시했는데,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며 밴드 최하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의 투자가격과 비교했을 때 괴리율은 87.5%다.

투자 시점부터 상장예비심사청구까지 2년 9개월이 걸린만큼 괴리율에 따른 의무보호예수는 설정되지 않았다. 코스닥 상장규정은 상장주선인의 투자기간이 상장예비심사청구일을 기준으로 6개월 미만일 경우 투자가격과 공모가격의 괴리가 50% 이상일 경우 6개월간 의무보호예수할 것을 요구한다. 괴리율이 50% 미만이더라도 1개월간 의무보유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기간 2년 미만인 전문투자자에게 적용되는 1개월의 의무보호예수 규정에서도 자유로웠지만 3개월의 자발적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상장 직후 오버행(유통가능물량의 대거 출회)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프리IPO투자한 지분 외에 상장주관사의 의무인수분도 규정에 따라 3개월간 보호예수가 설정됐다. 상장사의 의무인수분을 포함해 한국투자증권이 취득한 브이씨 주식 총수는 40만5000주로, 주당 취득 단가는 8519원으로 추산된다.

보호예수로 인해 엑시트는 쉽지 않아졌다. 2월 2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브이씨의 주가는 상장 첫날 크게 올랐지만 이후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FI들이 상장 직후 엑시트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 외 다른 FI들은 보유지분 절반에 대해서만 1개월의 자발적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NHN인베스트먼트는 상장 당일 보유한 지분(43만9300주) 중 9만6550주를 매도했는데, 주당 매도 단가는 1만7761원에 달했다. 기업은행도 상장 당일 보유 지분(37만5000주)의 절반인 18만7000주를 주당 1만7803원에 처분했다. 상장일 이후 1만7000원대의 주가는 다시 오지 않았다.

◇ 증시 악화에 주가 8000원 이하로...남은 지분 엑시트 쉽지 않을 듯

한국투자증권은 보호예수가 해제된 이후인 5월 26일부터 엑시트에 나섰다. 5월 26일 800주, 5월 27일 6100주, 5월 30일 3127주, 5월 31일 3만400주를 를 1만1313~1만2254원에 매도했다. 4만427주의 평균매도 가격은 1만1499원으로 다른 FI의 매도가격보다 크게 낮다. 이후 한국투자증권의 지분율은 5% 미만으로 떨어져 지분 변동이 공시되지 않는다.


6월에 총 7만160주를 추가로 처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6월 한 때 주가가 1만원 이하로 떨어지는 등 주가 흐름이 좋지 못했음을 감안하면 지분 매각 가격은 5월에 매도한 가격보다 낮을 것으로 추산된다. 브이씨의 6월 주가는 일 종가를 기준으로 9370~1만2750원을 오갔다.

상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이 보유한 브이씨 주식은 29만4413주다. 해당 지분은 현 시점까지 모두 처분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브이씨의 주가는 7월 초 1만3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는데, 한국투자증권은 이 기간 지분 일부를 매도했지만 상당한 지분이 남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보유한 지분이 많았던 만큼 한 번에 매물을 내놓으면 주가에 부담이 크기 때문에 섣불리 대량으로 매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관사로서 상장 후 주가추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이 크기 때문에 오버행을 개의치 않고 지분을 팔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주가는 현재까지 우하향하는 추세라 아직 엑시트를 마치지 못한 지분의 매도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취득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해야 할 수도 있다. 브이씨 주가가 9월 19일 1만원 이하로 내려왔고, 9월 28일엔 7600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어서다. 현재 주가는 한국투자증권의 주당 취득금액보다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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