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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불패신화의 '언성 히어로' 장성진 상무뚝심·신뢰감 강점, 한국유리공업·한라시멘트 등 트랙레코드 축적

이영호 기자공개 2022-10-06 08:00:39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4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이하 글렌우드PE)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사모펀드(PEF) 명가다. 글랜우드PE는 2014년 출범했다. 불과 8년 전만 하더라도 신생 PE 중 하나였다. 성공적인 스케일업 이면에는 신생 하우스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하우스를 묵묵하게 지키고 있는 핵심 운용역들의 활약이 있었다. 이들 덕분에 글랜우드PE는 이제껏 단 한 번도 투자에 실패하지 않은 불패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장성진 상무는 글랜우드PE 초기 멤버 중 한 사람이다. 2015년 합류한 후 현재까지 7년간 몸담으며 글랜우드PE를 이끌어가는 핵심 인재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PEF 커리어는 회사와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랜우드PE가 시장 메이저 플레이어로서 안착한 것처럼, 장 상무 역시 주니어에서 탈피해 하우스의 성공스토리를 써내려가는 중추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성장 스토리 : 유년시절 겪은 M&A, 인생의 길이 되다

인수합병(M&A)이란 단어를 이해하는 10대가 얼마나 될까. 장 상무는 불과 중학생 시절, M&A의 위력을 몸소 겪었다. 가족이 운영하던 회사가 국내 대기업에 적대적 M&A를 당했기 때문이다. 1997년 IMF 사태가 한국경제를 덮치면서 삽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언론 보도가 됐을 정도로 당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슈였다.

그가 겪었던 M&A 충격은 뇌리에 깊이 박혔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장 상무는 자신이 PEF 업계로 투신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대대로 비즈니스 마인드가 강했던 가풍 때문이었다. 지금 시점에서 돌이켜본다면 복선이나 다름없던 셈이다.

이후 장 상무는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보스턴 소재 명문대인 터프츠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유학시절부터 산업기능요원 복무 시절 만났던 인맥은 공교롭게도 금융 전공자가 다수였다. 자연스럽게 PEF, M&A 등 금융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커리어 첫 출발은 2010년 입사한 삼정KPMG였다. 딜 본부 소속으로 M&A 실무경험을 본격적으로 쌓았다. 딜 과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실무 전반을 두루 맡게 됐다. 회계법인의 주니어 생활은 만만찮았지만, 장 상무로선 PEF 운용역으로서 역량을 축적할 좋은 기회였다.

회계법인 입사 4년차에 접어들었던 2013년, 그는 돌연 미국행을 택했다.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MBA 커리큘럼을 갖춘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에 진학했다. 당시 31세로 현장에서 한창 일할 나이였다. 잘 다니던 메이저 회계법인을 그만두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때 선택이 앞으로 커리어 향방을 결정한다는 사실도 부담이었다. MBA 진학은 스텝 업을 위한 투자였지만, 커리어를 건 베팅이기도 했다.

장 상무는 PEF 업무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익히는 데 주력했다.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대학 시절 못다했던 금융 공부를 완수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대학원 공부와 더불어 뉴욕 현지 헤지펀드에서 인턴생활을 병행했다.

그의 첫 베팅은 성공적이었다. 이를 계기로 글랜우드PE와 연이 닿았기 때문이다. 장 상무는 2015년 졸업 직후 우연한 기회로 글랜우드PE 공동 창립자인 이상호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장 상무의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 선배이기도 했다. 마침 글랜우드PE는 주니어 인력을 뽑고 있었다. 사적인 자리였지만 돌이켜보면 일종의 입사 인터뷰였다. 이때 만남으로 장 상무는 글랜우드PE에 합류한다.

글랜우드PE 입사는 두 번째 베팅이었다. MBA 진학에 이어 또 한 번 주사위를 던진 셈이다. 당시 글랜우드PE는 창업 2년차 신생 하우스였다. 스타트업과 다름없었다. 불확실성이 존재했다. 첫 딜인 동양매직(현 SK매직) 바이아웃을 마친 직후였다. 큰 딜을 성공시켰지만 가야할 길이 멀었다. 결과적으로 그가 택한 길은 다시 한번 들어맞았다.

투자스타일 투자철학 : “투자자를 먼저 고려하는 책임감 있는 투자, 그리고 상생”

장 상무의 투자철학은 글랜우드PE 투자 기조와 맞닿아있다. 그는 책임감과 상생에 방점을 찍었다.

PEF는 고객인 투자자에게서 모집한 자금으로 투자 활동을 벌인다. PEF의 투자 실패는 곧 고객의 손실로 직결된다. 담당 운용역의 커리어, 하우스의 존폐와 직결된 것은 물론이다. 특히 LP 투자금은 국민연금처럼 국민의 노후자금이거나, 공제회 회원들의 자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PEF가 LP의 투자금을 잃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장 상무는 "선관주의 의식을 갖고 투자자 자금을 운용한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금의 무거움을 잘 알고 있는 만큼, 투자 스타일도 신중하다. 트렌드에 편승하는 투자, 투자금 소진을 위한 투자는 피하자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수익 극대화와 리스크 최소화 사이에서 중도를 지킨다. 이러한 접근은 지루할 수 있다. 그래서 소신이 필요하다. 자칫 흐름에 휩쓸릴 수 있어서다. 중심을 잃어버린 투자는 시장을 후행하면서 오히려 나쁜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 장 상무가 늘 경계하는 부분이다.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투자도 그의 지향점이다. 투자자와 피인수기업 구성원은 물론, 투자은행(IB),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 딜에 관계된 이해관계자들과의 상생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M&A는 다양한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작업이다. 파트너십이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 평생 기업을 이끌었던 아버지를 보고 자라며 체득했던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 장 상무는 피인수기업에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강제 인원감축은 내부 조직 반발을 초래한다. 당장 숫자는 좋아질 수 있지만, 장기 관점에서는 마이너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대신 신뢰와 유대감을 쌓는 데 주력한다. 글랜우드PE의 투자 방침과도 일치한다.

장 상무는 "포트폴리오 기업을 동반자로 대우하고, 성공 과실은 함께 나누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며 "덕분에 현재까지 투자기업에서 큰 잡음 없이 인수와 엑시트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1 : 뚝심으로 성공시킨 ‘한국유리공업’ 엑시트

한국유리공업은 딜 소싱부터 밸류업 작업, 엑시트까지 장 상무가 딜 전반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포트폴리오다. 올해 3월 글랜우드PE는 LX그룹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과 한국유리공업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규모는 5925억원으로 현재 딜 클로징을 앞두고 있다. 인수가 확정될 경우 글랜우드PE의 대표 트랙레코드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글랜우드PE가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했던 것은 지난 2019년 말이다. 당시 한국유리공업의 모회사인 프랑스 생고뱅의 구조조정 작업이 투자 매물을 찾고 있던 글랜우드PE 레이더 망에 포착됐다. 생고뱅의 보유 회사 중 한국유리공업은 매력적인 매물이었다. 오랜 업력으로 탄탄한 유리 제조 노하우를 갖고 있었다. FI 주도의 체질 개선과 추가 투자가 이뤄진다면 성장 잠재력을 틔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장 상무는 정종우 글랜우드PE 부대표와 함께 생고뱅 아시아 본부가 있는 상하이를 찾았다. 당시 생고뱅 측에서는 글랜우드PE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글랜우드PE가 2016년 라피즈로부터 한라시멘트를 사들였던 트랙레코드 덕분에 거래 물꼬가 트였다. 정 부대표와 장 상무의 집요한 설득 끝에 생고뱅은 3100억원에 한국유리공업을 매각했다.

한국유리공업은 본래 토종기업이었다. 1997년 IMF 당시 외국 자본에 넘어간 국내 기업 중 하나였다. 글랜우드PE 인수로 약 20년 만에 다시 한국기업으로 돌아왔다. 유리산업은 대표적인 장치산업 가운데 하나다. 한국유리공업은 13만평 부지의 군산공장에 300~400미터에 달하는 초대형 생산라인을 갖추고 판유리를 생산한다.

가까스로 인수에 성공했지만, 한국유리공업은 적잖게 손이 드는 기업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2개 생산라인 중 1개 라인을 보수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용광로 내화벽이 노후화되면서 당장 보수가 필요했다. 수개월에 달하는 수리기간 동안 해당 라인은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라인이 멈춰서는 것 자체가 실적에는 큰 악재였다. 하자 보수 비용은 700억원에 달했다.

정찬욱 글랜우드PE 부대표와 장 상무는 고심했다. 그는 “노후 라인을 폐쇄하고 대신 유리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방안도 가능했다”면서도 “하지만 외부 유리를 들여오는 순간 한국유리공업은 유리 유통사로 전락하게 되고 기업가치 제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장 상무는 더 나아가 단순 노후라인 보수를 넘어 안전 설비 강화, 코팅유리 신규라인 개설 등 밸류업도 진행했다. 코팅유리는 단열, 단냉 기능을 강화한 고부가 특수유리다. 한국유리공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미래 먹거리로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글랜우드PE는 한국유리공업에 1000억원가량의 설비투자(CAPEX)를 단행했다.

진심은 통했다. 2019년 145억원이었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지난해 5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불과 2년 만에 이룬 성과였다. 글랜우드PE 경영 참여 이후 한국유리공업은 단기간에 탄탄한 현금창출력을 갖춘 기업으로 변모했다.

트랙레코드 2 : 운용역으로서 첫 트랙레코드 ‘한라시멘트’

한라시멘트는 글랜우드PE의 초기 포트폴리오 기업이었다. 글랜우드PE는 2016년 4월 프랑스 라파즈홀심으로부터 6300억원을 들여 한라시멘트 지분 99.7%와 계열사를 바이아웃했다. 장 상무가 입사 후 처음 참여한 딜이었다. .

장 상무는 "첫 PMI를 수행했던 딜로 지금 생각해보면 스스로의 부족함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험"이라며 "이때 쌓은 많은 경험으로 운용역으로서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랜우드PE는 투자 1년 만인 2017년 5월 한라시멘트 투자금을 회수했다. 총수익률은 13.5%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단기간 회수로 투자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블라인드펀드에 대한 갈증도 컸다고 장 상무는 회상했다.

그는 "한라시멘트 딜은 블라인드펀드의 중요성을 절감했던 계기"라면서 "2대 주주였던 베어링PEA가 콜옵션으로 1대 주주가 된 후 회사 매각으로 엄청난 수익률을 올린 반면, 프로젝트펀드만 갖고 있던 글랜우드PE는 그 과실을 누릴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업계 평가 : “줏대 있는 업무 스타일로 신뢰감”

장 상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유능하면서도 신뢰감을 주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계획대로 업무를 완수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M&A 과정에서 여러 관계자들의 이해관계를 능숙하게 조율한다는 평이다.

이용성 한국유리공업 사장은 “한번 결정한 의사결정은 끝까지 밀고나간다.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이 사장은 201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이어진 글랜우드PE 경영참여 기간 동안 지근거리에서 장 상무를 지켜봤다.

그는 “글랜우드PE 인수 이후 유리산업 업황이 어려워졌고, 내부적으로도 용광로 보수 등 큰 변수가 발생하면서 경영에 어려운 순간이 찾아왔었다”며 “장 상무에게도 큰 압박감이 가해졌을 상황임에도, 그는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흔들리지 않고 밀고나갔다. 최고경영자로서 고마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곤석 골드만삭스 상무는 장 상무가 운용역으로서 물오른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 상무는 지난해 글랜우드PE가 해양에너지·서라벌도시가스 투자금을 회수할 당시 장 상무와 호흡을 맞췄다. 이 딜에서 골드만삭스는 매각 자문사였다.

이 상무는 “글랜우드PE는 지난 5년간 해양에너지, 서라벌 도시가스, 한국유리공업이라는 핵심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한국 시장의 선도적 PE로 자리매김했다”며 “장 상무는 핵심 포트폴리오에 대한 인수부터 밸류업, 매각 대금 회수까지 딜 전반에서 섭렵한 인재다. 전략적 거래 구조 구축, 주요 관계자 간 이해관계 조율 등 중추 역할을 수행하며 운용역으로서 탁월한 역량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 : '고객 관점에서' 블라인드펀드 2호 소진 주력

최근 장 상무는 새로운 딜을 발굴하는 데 시간을 쏟고 있다. 글랜우드PE의 블라인드펀드 2호 소진을 위해서다. 2호 펀드는 9000억원 규모로 결성 초기인 만큼 신규 투자처 발굴이 급선무다. 성장 가능성 높은 포트폴리오 기업을 섭외하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글랜우드PE의 포트폴리오에는 올리브영만이 남아있다. 올리브영은 기업공개(IPO) 일정이 예상보다는 늦춰졌지만, 글랜우드PE 투자 이후 기업가치가 크게 올라갔다. 엑시트 시점이 늦춰졌을 뿐, 벌써부터 성공적 투자라는 평가가 자자하다. 글랜우드PE의 불패신화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제2의 동양매직, 한국유리공업을 찾는 것이 장 상무의 목표다. 시장이 어렵다곤 하지만 여전히 빅딜이 등장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테스 인수, SK온 프리IPO, KT클라우드 투자유치, 유니슨캐피탈코리아의 메디트 매각과 같은 조 단위 딜들이 쏟아졌다. 이 와중에도 글랜우드PE는 기존 포트폴리오 정리에 집중하며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 상무 역시 신중하게 투자 기회를 검토한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LP 눈높이가 올라갔다.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도 한층 조심스러워졌다. 다운사이드 프로텍션이 보장되면서도 업사이드가 열려있는 매물을 찾는 것이 과제다. 늘 어려운 작업이다. 하지만 딜 소싱에서 하우스의 역량이 좌우된다. 운용역으로서 그의 다음 스텝이 기대되는 이유다.

그는 “수많은 투자 건을 검토하고 있지만 더욱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려 한다”면서 “운용보수를 위한 드라이파우더 소진이 아닌, 고객 관점에서 최선의 딜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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